아프리카 우간다, 중앙아시아 몽골 등 선교의 불모국가에서 활동 중인 해외의료선교사들이, 23일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가 주최한 의료선교대회에 참가, 선교 현장의 삶을 전했다.

먼저 중동의 한 국가에서 10년 넘게 치과의료선교를 하고 귀국한 이스데반(가명) 선교사는, “고통 가운데 하나님의 임재와 은혜를 체험할 수 있었기에 지나온 세월들은 축복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학생 시절 치과의료선교회 간사로 3년 동안 활동했던 그는, “당시 중동국가는 거의 매스컴에 나오지도 않았고, 그곳에서 선교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선교사는 영국에서 선교훈련을 받으며 영국선교사들의 중동선교보고를 듣게 됐고, 이후 중동선교에 대한 부담을 계속 느끼게 된다. 원래 그의 계획은 중앙아시아 선교를 가는 것이었지만, 중앙아시아를 답사하고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결국 하나님은 그의 생각을 변화시키셨다.

‘왜 하필 중동일까?’, ‘영적으로 어렵다는 곳인데 내가 갈 수 있을까?’라는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지만, 그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중동선교를 결정하게 됐다.

▲중동지역의 여자치과의사가 진료하는 모습. ⓒ이스데반 선교사 제공

하지만 중동의 선교국에서 그를 맞이한 것은 낙타와 광야, 그리고 총을 든 사람들이었다. 60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총을 소유하고 있었고, 사고도 많이 났다. 그는 동료들의 희생 속에서, 총을 든 사람만 보면 겁이 났다.

시골지역의 의료시설에서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과 함께 일하며 겪는 어려움도 많았다. 네덜란드 사람은 굉장히 성격이 독특하고, 독일 사람은 성격이 강했다. 또 늦은 나이에 아랍어를 공부하며 받는 언어적 스트레스도 극심했다.

길을 가면 아이들이 돌을 던지고 도망갔다. 그나마 자신에게 던지면 참을 만한데, 어린 아들에게 던질 때에는 속에서 화가 끓어올랐다. 또 거짓말하는 사람은 왜 이렇게 많은지, 진료 시간은 끝났지만, 멀리서 여섯 시간 걸려 왔다는 환자를 외면할 수 없어서 치료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바로 병원 근처에 산다고 했다.

무엇보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선교사로서 복음을 전했는데, 돌에다 대고 말하는 것처럼 사람들이 아무런 반응도 없다는 것이었다. 돌을 맞고 거짓말을 참으며 이곳에 있는 이유는 오직 하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인데, 평생 한두 명도 결실하기 힘들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좌절이 몰려왔다.

‘하나님 저는 못하겠습니다’라는 마음이 들었지만, 이 선교사는 하나님의 선택과 부르심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으리라 믿고 순종하기로 했다. 수억 무슬림에게 자신은 아무 것도 아니지만, 오병이어의 기적처럼 하나님께서 역사하시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계획을 믿으니 일할 수 있는 힘도 생겼다. 눈만 빼고 검은 천으로 다 가린 여성 치과의사를 멀리서도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현지 생활에 적응이 됐다.

이 선교사는 “가족들로부터 ‘너 미쳤니?, 쉽게 살아라’라는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선교를 하는 이유는, 결국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휘어잡았기 때문에 하나님이 부르셨을 때 우리가 거부할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우리가 치르는 희생이 있더라도, 하나님의 교회를 든든히 세우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부르심과 사랑에 휘어잡혀야 한다”며 “우리의 수고는 주 안에서 헛되지 않으며, 그것이 어디에서건 우리가 흘린 땀과 피가 하나님 나라의 든든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선교하고 있는 김정은 선교사가 발표하고 있다. ⓒ신태진 기자

이어 26년간 아프리카 우간다에서 보건의료선교를 펼친 김정윤 선교사는 “처음에는 두려웠지만, 하나님께서 평화를 주셔서, 검은 사람들이 검게 안 보이고 정말 아름다워 보인다”고 선교의 소감을 전했다.

1985년 그가 처음 우간다에 갔을 때, 선교병원에는 100개의 병동이 있었지만 일하는 사람은 간호사 1명, 조산사 1명이 전부였다. 김 선교사는 이후 8년간 간호학교를 정식인가받기 위해 노력하여 1992년 인가와 함께 간호학생 32명을 모집했고, 이들은 모두 예수님을 구주로 영접했다.

또한 1년에 1000명 넘는 주민을 검진하고 예방약을 준 결과, 에이즈 환자도 10% 이내로 줄어들었다. 주말이면 교도소 수감자들을 만나 전도하는데, 한 해 결신자들이 웬만한 작은 교회 교인수와 비슷하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김 선교사는 “의료인이 부족하여 장학사업도 하고 있지만, 준비된 의료인이 필요하다”며 “젊었을 때 주님의 손과 발이 되어 선교에 힘써야 한다”고 선교사 지원을 격려했다.

한편 ‘치유와 꿈을 함께(Healing, Dreaming together)’라는 주제로 23일부터 25일까지 2박3일간 서울 중구 영락교회에서 진행되는 이번 선교대회에는, 첫날 신학도와 의료선교인을 비롯한 500여명이 참석했으며 이철신 목사(영락교회)가 개회예배 설교를 전했다.

한국기독교의료선교협회의 박재형 회장은 대회사에서 “의료선교의 네트워크가 확장되어, 모든 민족을 향한 부르심에 응답하는 대회가 되기 바란다”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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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선교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