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 지도자들과 회동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 Kremlin.ru

과거 무신론 정부 아래 종교 탄압 정책이 펼쳐졌던 러시아에서 최근 수년간 종교로의 회귀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2년 러시아의 여성 펑크 록 밴드인 푸시 라이엇(Pussy Riot)은 모스크바의 구세주그리스도성당 앞에서 러시아정교회 지도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것을 비판하는 공연을 열었다. 밴드는 이 공연으로 인해 종교 증오 조장 및 난동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2년형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은 러시아에서 종교에 대한 정부의 태도가 얼마나 극적으로 변화됐는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 에큐메니컬 뉴스는 소비에트연방의 붕괴 이후 20여년 동안 러시아에서는 정교회의 급격한 부상이 있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매체는 실제로 이러한 현상을 뒷받침하는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최근 설문조사 결과 발표를 인용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91년과 2008년 사이에 스스로를 정교회 교인이라고 밝힌 러시아인의 비율은 31%에서 72%로 급증했다.

반대로 같은 기간 어떤 종교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힌 러시아인의 비율은 61%에서 18%로 뚝 떨어졌다.

조사 보고서는 또한 러시아에서 종교적인 수용성의 증가는 다양한 인구 집단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1991년에서 2008년 사이 여성 인구 가운데서 자신이 정교회 교인이라고 밝힌 여성 비율은 38% 증가했고, 종교가 없다고 한 비율은 36% 감소했다.

남성 인구의 경우 정교회 교인은 46% 증가했고, 종교를 갖고 있지 않은 수는 52% 감소해 더 큰 폭의 변화를 드러냈다.

다만, 이 같은 정교회에 대한 높은 수용성은 교회 참석률로 직결되지는 않는다고 조사 보고서는 지적했다.

한편, 정교회 외에도 러시아에서는 로마 가톨릭과 개신교 교단 인구도 소비에트연방 시절에 비해 소폭이지만 증가했으며, 이슬람 등의 타 종교 인구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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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교회 #블라디미르푸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