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선교회 연구개발원장 이용웅 선교사   ©이지희 기자

"철저한 수행을 통해 열반에 이르는 불교 교리는 '오직 믿음으로' 구원에 이르는 기독교의 가르침과 정반대여서 선교적 접근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인내와 삶의 모범, 능력 있는 사역 등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GP선교회 연구개발원장 이용웅 선교사는 선교한국파트너스, GP선교회, OMF, 바울선교회, 미전도종족선교연대(UPMA) 등 불교권 선교단체들이 함께 주최한 '불교권 바로알기 학교'에서 "불교권에서의 선교적 돌파는 지금도 쉽지 않지만 방송, 학원사역, 한류, 국내 이주민 사역 등 다양한 기회들을 활용하여 효과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96년부터 10년 간 태국에서 선교한 후 2005년부터 2012년까지 GP선교회 한국본부 대표를 역임한 그는 선교한국파트너스 사무실에서 진행된 최근 행사에서 태국의 사례를 주로 인용하며 세계 불교의 이해에 대해 강의했다. 그는 "한국은 불교권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복음화 된 나라이지만 아직 불교에 대한 이해가 피상적이다"며 "불교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하려면 우선 그들의 세계관과 가치관의 뿌리인 불교에 대한 이해는 필수적이다"고 강조했다.

기독교와 불교의 유사점

그는 "불교에서는 우주의 모든 존재와 현상은 다 공(空)이고, 신은 없고 사람에게 영혼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죄'와 '유일신' 개념이 없어 죄는 단지 무지의 소산이자 나쁜 업을 쌓는 것이며, 일반 사람들은 죽은 뒤 윤회(업에 따라 다른 세계에 태어남)하고, 열반에 이르러 죽으면 윤회를 벗어나 사망을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이 선교사는 "하지만 불교도들은 '모든 종교는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특히 기독교 선교사들에 대해 '종교의 선생'으로 생각하여 호감을 갖고 있다"며 "처음부터 변론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관계 중심적 접근으로 불교와 기독교의 유사점을 나누고, 그들 스스로 부족함을 발견하게 하여 복음의 접촉점을 갖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불교가 기독교보다 역사가 길다는 점에서 불교인들이 자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종교적 자존심을 상하게 해서는 복음의 접촉점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독교와 불교의 차이점

그는 "에즈버리신학교의 씨멘드 교수는 불교의 사성체 교리(석가모니의 고(苦), 집(集), 멸(滅), 도(道)의 네 가지 가르침)가 복음을 전하는 가장 좋은 도구라고 말했다"며 "'고통은 삶의 실제다', '고통의 원인은 죄다', '죄의 구제책은 그리스도의 고통이다', '구원의 길은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다'는 것으로 복음을 증거할 수 있다고 씨멘드 교수는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용웅 선교사는 이날 불교를 너무 철저히 믿거나 반대로 불교와 다른 종교를 동시에 믿는 범신론주의가 불교권 선교의 위기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한 예로 불교인(95%)이 대부분인 태국의 경우 불교가 국교는 아니지만 불교의 영향력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 선교사는 "태국의 절은 기독교의 주일학교처럼 자녀들에게 종교교육을 시키고 '거듭남', '영생' 등의 교리도 가르친다"고 말했다. 물론 불교와 기독교가 태국어로 같은 단어를 사용하지만 개념은 다르다.

그는 또 "태국의 상징인 태국 국왕은 헌법에 명시된 대로 '불교를 수호'할 사명이 있고, 1997년 신헌법은 '태국의 국왕은 불교도이다'고 명시했다"고 말하고 "불교 승려와 평신도들이 불교를 태국의 국교로 선포할 것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는가 하면 일반 공립학교들이 불교학교로 체제를 전환하는 등 불교 진흥정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태국 차이낫 주의 초중학교 203개 중 80개 공립학교가 불교학교로 전환하기도 했다.

범신론적 사고방식 역시 복음전파를 방해하고 있다. 이 선교사에 따르면 대부분 불교권에서는 공통적으로 조상신 숭배, 토지신 신앙, 정령신앙 등을 함께 믿으면서 마녀, 점쟁이, 신들린 사람 등이 영향력을 행사하는 혼합주의가 심각하다. 이에 따라 불교인들은 하나님에 대한 개념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우상이나 신을 하나님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그는 말했다.

불교권 내 소수 기독교인들에게 영적 긴장감이 없고, 기독교인들의 사회적 영향력이 없는 것도 불교권 선교의 위기 상황이다. 이 선교사는 "불교권에 있는 소수 기독교인들은 대부분 가난하고 학력이 낮다"며 "현지인 목회자나 기독교인 대부분 제대로 자립하지 못하고 있어 이들의 삶을 보고 불교인들이 복음에 관심을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선교사가 활동했던 일부 지역에 교회가 집중돼 있는 현상은 더 많은 사람들이 복음을 접하거나 관심을 갖지 못하는 한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강연하는 이용웅 GP선교회 연구개발원장   ©이지희 기자

이 선교사는 "이런 어려움에도 불교권 선교의 다양한 기회가 공존하고 있다"며 "태국에서는 쓰나미 피해 전인 2004년 말 '더 파워 오브 라이프(The Power of Life)'란 주제의 전도광고가 공영방송에서 몇 개월간 대대적으로 나가고 전도책자가 무료로 배포되어 불신자들 다수가 복음을 접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주일에 한번 진행되는 종교교육은 교사만 확보되면 기독교 교육도 허락된다"며 "초중고등학교와 주일학교 전도에 우선적으로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류열풍도 불교권 선교의 좋은 기회다. 한글, 태권도 등에 관심이 많은 선교 현장의 어린이, 청소년, 어른 등을 위해 교회가 한국문화와 함께 복음을 접할 기회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는 "선교의 초점은 영혼구원에 맞춰야 하지만, 교회가 사회에 다가서려면 나환자, 마약중독자, 산지 및 난민촌 주민 등을 위한 긍휼사역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복음전도와 사회참여, 사회변혁을 동시에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에 들어와 있는 불교권 출신 외국인에게 복음을 전하고 지도자로 양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시아 종교이던 불교가 이제는 백인들 가운데에서도 관심을 일으키면서 미국 종교사회학자 로버트 우드나우 등에 따르면 미국인 7명 중 1명은 불교와 상당한 접촉이 있으며 8명 중 1명은 종교생활에 불교가 영향을 주었고 4백만 명은 자신을 불교도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유럽 등에서 이처럼 불교가 약진하고 있는 현상은 기독교 신앙이 형식화되고 생명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와 한국 선교사들이 영적으로 깨어 삶과 사역을 통해 '복음의 능력'을 증거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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