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시위
이탈리아에서는 토리노와 볼로냐, 밀라노에서 진행되던 평화 시위 중 일부 복면 집단이 상점을 약탈하고 재산에 불을 지르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뉴시스는 밀라노에서 미성년자 271명이 체포되고 이틀 동안 경찰관 14명이 다쳤다. ©유튜브 영상 캡쳐

고물가와 주택난, 교육·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으로 유럽 여러 나라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일부 집회가 방화·약탈과 경찰 충돌로 번졌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서는 높은 주거비에 항의하는 천막 농성이 진행됐다.

유럽 주요 도시에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생활 여건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가 수주째 계속됐다. 국가별로 교육과 임금, 주거, 부패 문제 등 요구는 달랐지만 경제적 부담과 미래에 대한 불안이 시위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마리아 실베스트레 스페인 데우스토대 사회학 교수는 “유럽의 젊은 세대는 강한 불확실성과 통제 불능의 감정을 겪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정 사건이 누적된 불만과 맞물리면서 사람들을 거리로 이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프랑스에서는 수십만 명이 평화적으로 행진했지만, 주말 파리와 마르세유, 리옹, 보르도 등에서 폭력과 방화가 발생해 2400여 명이 체포됐다. 화염병과 투석에 경찰이 물대포와 최루가스로 대응하면서 수백 명의 부상자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이탈리아서 충돌…정부 대응 놓고 논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건물과 경찰서 등을 공격한 행위를 비판했다. 그는 TV 연설에서 폭력·약탈에 따른 피해를 배상하도록 하고,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행위에는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 트루스소셜에서 프랑스의 혼란을 이민 문제와 연결하며 국경 봉쇄를 주장했다. 또한, 프랑스 정부와 경찰이 이번 폭력 사태를 이민자들의 소행이라고 밝힌 적은 없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서는 토리노와 볼로냐, 밀라노에서 진행되던 평화 시위 중 일부 복면 집단이 상점을 약탈하고 재산에 불을 지르면서 경찰과 충돌했다. 밀라노에서 미성년자 271명이 체포되고 이틀 동안 경찰관 14명이 다쳤다.

‘10월 17일 운동’을 자칭한 시위대는 이탈리아 각 도시에서 매주 토요일 오후 3시 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스페인·포르투갈, 높은 임대료에 천막 농성

스페인 마드리드에서는 주택 부족과 임대료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도심에 천막을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갔다. 지방 도시로도 시위가 확산됐으며, 정부의 주거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사회당 정부는 주거 문제 해소에 나섰지만 의회의 반대에 부딪혔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11월 조기 총선을 치르겠다고 발표했으며, 같은 달에는 14년 만의 총파업도 예고됐다. 마드리드의 초·중학교 교사들도 임금 인상과 근무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현지 경제신문인 엑스판시온 보도에 따르면 스페인의 최저임금은 1221유로인 반면, 전용면적 80㎡ 아파트의 평균 월세는 약 1130유로였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시위에 참여한 식당 종업원 디아나 만자나레스(20)는 룸메이트와 소득을 합쳐 월세를 내고 나면 생활비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포르투갈의 리스본과 포르투 등 주요 도시에서도 주택난과 높은 임대료에 항의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알바니아 반부패 시위…세르비아 청년층도 정치 변화 요구

알바니아 수도 티라나에서는 반정부·반부패 시위대와 학생들이 연대해 에디 라마 총리의 퇴진을 요구했다. 라마 총리는 사퇴 요구를 거부하고 시위 세력이 미국의 극좌 집단과 연계됐다고 주장했다.

세르비아에서는 대학생들이 약 2년간 반부패·반정부 시위를 이어가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전 대통령의 정치 복귀 움직임에 반대했다. 부치치 전 대통령은 오는 25일 총선을 통해 총리직으로 복귀하려 하고 있으며, 청년층이 지지하는 ‘학생 리스트’ 정당이 부치치 측 정당과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 결과를 둘러싼 긴장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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