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애국지사의 작품으로 잘못 알고 국립박물관에 전시한 일에 대해 공식 사과했으나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유 관장은 19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해당 전시에 별도 감정 절차가 있었느냐는 질의에 “제 자신이 서예사 전공자라서 확신했다”고 답변했다. 이어 “제가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주저했습니다. 그게 저의 큰 실책이었습니다”라며 머리를 숙였다.

문제가 된 서예 작품은 박중양의 글씨인 '일반시국은'이다. 유 관장은 2019년 온라인 경매에서 5만 원에 산 소장품을 애국지사 박원근의 글씨로 판단하고 박물관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하도록 추천했다. 2년 전부터 기획된 이 전시는 지난 2월 3일 출품 목록이 확정됐으나, 5월 8일 유 관장의 추천 이후 약 2주 만에 전시 배치가 결정됐다. 당시 경매를 주관한 아이옥션의 공균파 대표는 시작가 1만 원짜리 경매였으며 박덕원의 글씨로 나왔던 작품이라고 전했다.

유홍준, 친일파 글씨 오인 전시에 국감 사과
[사진=뉴시스]

이 글씨는 외부의 문제 제기로 전시에서 빠진 뒤 전문가 7명의 재검증을 거쳐 박중양의 작품으로 최종 확인됐다. 유 관장은 “그분이 아니었다면 지금도 해당 작품이 애국지사 박원근의 작품으로 통했을 것”이라며 제보자에게 감사를 표했다. 다만 박물관은 철거와 검증 결과를 발표하면서 관장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점을 밝히지 않았다.

국감장에서는 사퇴를 요구하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석기 국민의힘 의원은 외부 지적 뒤에야 작품을 철거한 점과 유 관장의 과거 문화재청장 시절 숭례문 화재 사직 이력을 언급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아울러 관장 소장품 전시를 통한 가치 상승 의혹과 유 관장 부인의 '돌호랑이' 기증 절차 위반 논란도 다뤄졌다.

유 관장은 작품 전시와 관련해 기증할 예정이었기에 사적 이익 추구 목적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돌호랑이' 기증 역시 박물관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며 “기증한 것도 죄인가”라고 맞섰다. 그는 사퇴 요구에는 응하지 않고 이번 일을 계기로 박물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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