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손자회사인 솔리다임이 미국 나스닥 상장 절차에 본격 착수하면서 국내 자본시장에서 중복상장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업계와 주요 외신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상장 주관사로 정하고 프리 IPO 절차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의 공모 규모가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한다.

SK그룹 반도체 사업은 SK에서 SK스퀘어, SK하이닉스, AI컴퍼니를 거쳐 솔리다임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솔리다임이 미국 증시에 입성하면 다중 중복상장 구조가 만들어져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가 훼손되고 외국인 투자 자금이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미국의 장비 반입 규제와 현지 생산 압박 속에 중국 다롄 공장 의존도를 낮추고 미국 공장 신설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맞선다.

솔리다임 미 상장 추진에 '중복상장' 논란 재점화
[사진=뉴시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지난 8월 모회사 이사회에 주주영향 평가와 보호방안 마련 등 5대 의무를 부과하는 중복상장 규정을 시행했다. 그러나 인텔 낸드 사업부를 인수해 세운 솔리다임은 주주동의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며, 규정을 위반해도 위약금은 최대 10억원에 그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9일 국정감사에서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을 중복상장으로 인정하면서도 “국내 증권신고서 심사 대상이 되는지에 대해 금융위의 유권해석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한 자본시장 관계자는 “해외 상장이라는 우회로를 택한 이상 국내 규정이나 거래소의 미미한 제재 수단으로 이를 막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자회사 쪼개기 상장으로 모회사 일반 주주들의 이익이 심각하게 훼손될 경우, 이사들의 충실의무 위반을 물어 일반 주주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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