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최근 3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던 국내 우주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후 첫 거래일 급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미국우주테크’는 전 거래일보다 13.53% 하락한 1만2595원에 거래됐다. 국내 우주 ETF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이지만, 거래 초반부터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도 같은 시각 11.99% 내린 1만1560원을 기록했다. 신한자산운용의 ‘SOL 미국우주항공TOP10’은 11.90%,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미국우주항공’은 9.40%, 하나자산운용의 ‘1Q 미국우주항공테크’는 6.02% 하락했다.
한화자산운용의 ‘PLUS 우주항공’은 3.76%, 우리자산운용의 ‘WON 미국우주항공방산’은 1.92%,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TIME 글로벌우주테크&방산액티브’는 1.57% 내렸다.
스페이스X 급등했지만 국내 ETF는 편입 한계
‘세기의 기업공개(IPO)’로 불렸던 스페이스X는 지난 12일(현지시간) 나스닥 상장 첫날 19% 넘게 상승하며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상장 첫날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약 2조1200억달러(약 3200조원)로 평가됐다.
하지만 국내 우주 ETF 대부분은 스페이스X 상장 수혜를 직접 반영하지 못했다. 패시브 전략을 사용하는 ETF는 기초지수를 추종하는 구조여서 스페이스X가 해당 지수에 편입된 이후에야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으로 국내 우주 ETF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기대와 다른 첫날 성적표를 받아들게 됐다. 스페이스X 주가는 급등했지만, 국내 주요 우주 ETF는 스페이스X를 즉시 편입하지 못한 채 기존 편입 종목들의 하락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보다 적극적인 운용이 가능한 액티브 ETF 역시 논란을 피하지 못했다.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는 공모가 투자 가능성을 앞세워 마케팅을 진행했지만, 실제로는 공모주를 배정받지 못해 상장 첫날 시장가로 스페이스X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켓랩·AST스페이스모바일 등 기존 우주주 급락 영향
국내 우주 ETF의 급락은 스페이스X를 직접 편입하지 못한 구조적 한계와 함께 기존 우주 관련 종목들의 동반 약세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페이스X에 수급이 집중되면서 국내 주요 우주 ETF가 높은 비중으로 담고 있던 로켓랩, AST스페이스모바일, 레드와이어, 에코스타 등이 일제히 하락했다.
로켓랩은 10.79%, AST스페이스모바일은 15.53%, 레드와이어는 11.53%, 에코스타는 10.97% 떨어지며 ETF 수익률을 끌어내렸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스페이스X로 이동하면서 기존 우주 테마 종목에 대한 매도 압력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우주 ETF는 스페이스X 상장 기대감에 힘입어 단기간에 큰 관심을 받았지만, 상장 직후에는 수급 쏠림과 지수 편입 시차라는 변수가 동시에 부각됐다.
최근 3개월간 국내 우주 ETF에 3조원대 유입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국내 우주 관련 ETF에는 3조원대 자금이 유입됐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상품은 ‘TIGER 미국우주테크’로, 2조5840억원이 유입됐다. 이어 ‘KODEX 미국우주항공’에 5887억원,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에 2746억원, ‘SOL 미국우주항공TOP10’에 1056억원이 들어왔다.
‘PLUS 우주항공’에는 266억원, ‘TIGER K방산&우주’에는 78억원이 유입됐다. 스페이스X 상장을 앞두고 우주산업 성장 기대감이 커지면서 관련 ETF로 투자자금이 빠르게 몰린 것이다.
그러나 스페이스X를 곧바로 담지 못한 국내 우주 ETF는 첫 거래일 급락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의 기대와 현실 간 괴리를 드러냈다.
“지수 편입 전까지 초기 손실 불가피”
자산운용업계에서는 패시브 ETF의 구조상 스페이스X 편입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패시브 ETF는 지수 방법론에 따라 스페이스X가 기초지수에 편입된 이후에야 투자할 수 있다”며 “그 과정에서 스페이스X 쏠림으로 하락한 다른 종목을 매도하고 스페이스X를 편입해야 하는 구조여서 초기 손실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는 단숨에 시가총액 2조1000억달러를 기록하며 미국 증시 시가총액 6위권에 진입했다”며 “이번 주에도 스페이스X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외 우주 테마 ETF와 테크 ETF 등 패시브 펀드의 기계적인 편입 수요와 초과 수익을 노리는 액티브 펀드의 편입 수요가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페이스X 상장 이후 우주산업 투자 열기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지만, 국내 우주 ETF 투자자들은 지수 편입 시점과 편입 종목의 변동성, 기존 우주 관련 종목의 수급 변화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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