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정권은 민주공화국 근간… 엄중히 다뤄야
단지 용지 부족 아닌, 주권자 권리 보호 실패
더 큰 분노보다 더 깊은 진실과 투명한 조사를”
김 목사는 7일 자신의 SNS에 쓴 글에서 “저는 지난 6월 3일 새벽 6시,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한 표를 행사했다”며 “유권자로서 한 표를 던진다는 것은 단지 종이 한 장을 접어 넣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한 시민이 자신의 양심으로 공동체의 미래에 참여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시민들이 투표하지 못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며 “수많은 희생과 노력으로 지켜 온 민주주의와 참정권의 무게를 생각할 때, 이번 사안은 반드시 엄중하게 다루어져야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국민의 한 표를 온전히 보장하지 못한 선거 행정의 중대한 실패가 있었다는 이 안타까운 사안을 정쟁의 언어로만 소비해서는 안 된다”며 “국민의 참정권은 국가가 편의에 따라 줄이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부차적 권리가 아니다. 그것은 민주공화국의 근간이며, 주권자가 국가 권력 앞에 가지는 가장 기본적인 권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경적 정의 개념을 언급하면서 “성경의 정의는 ‘미쉬파트’와 ‘체다카’를 함께 품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체다카가 하나님 앞에서 한 사람의 존엄과 권리가 마땅히 보호받는 의로운 질서라면, 미쉬파트는 그 권리가 실제 공적 제도와 절차 속에서 공정하게 집행되고 보호되는 법적, 사회적 정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안을 “특별히 미쉬파트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김 목사는 “한 시민이 투표소에 갔는데 투표용지가 부족해, 어떤 시민은 끝내 한 표를 행사하지 못한 채 돌아서야 했다면, 그것은 단지 투표용지 한 장이 부족했던 사건이 아니”라며 “주권자의 권리가 제도 안에서 공정하게 보호받지 못한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제가 무겁게 여기는 것은 두 가지”라며 ‘한 사람’과 ‘신뢰’를 언급했다. 먼저 “돌아선 그 한 사람은 통계의 오차도, 행정상 예외 사례도 아니다. 하나님께서 자기 형상대로 지으신 한 사람”이라며 “사회가 ‘몇 명쯤이야’라고 말할 때, 성경은 ‘그 한 사람이 누구냐’고 묻는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이름으로 한 사람의 권리를 가볍게 여길 때 무너지기 시작한다”고 했다.
또 “선거는 한 공동체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세워 둔 저울”이라며 잠언 16장 11절을 인용한 뒤 “선거는 공동체가 권력을 위임하기 위해 세워 둔 ‘공적 저울’”이라고 말했다. 이어 “누군가는 제때 투표하고, 누군가는 기다리다 돌아서며, 누군가는 투표 절차가 중단된 뒤에야 투표하게 되었다면, 그 절차의 저울은 이미 흔들린 것”이라며 “그 저울이 흔들리면 결과의 옳고 그름 이전에 함께 살아갈 신뢰가 무너진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행정 실수를 넘어선 ‘신뢰의 위기’”라고 진단하며 선거 관리 기관과 공적 지도자들에게 투명한 조사와 책임 규명을 요청했다.
그는 “몇몇 책임자의 사퇴만으로 이 심각한 사안을 덮지 마십시오”라며 “투표용지가 왜 부족했는지, 어떤 기준으로 준비되었는지, 현장 대응은 적절했는지, 책임은 어디에 있는지 국민 앞에 투명하게 조사하여 밝혀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또 “사과는 필요하지만 사과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성경이 말하는 회개는 고개 숙임에서 끝나지 않는다. 회개는 방향을 바꾸는 것이고, 잘못된 길을 고치는 것이며, 다시는 같은 실패를 반복하지 않도록 열매를 맺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필요하다면 법이 정한 절차 안에서 재투표 또는 재선거 여부까지 포함해 엄정하게 검토해주시기를 요청드린다”며 “중요한 것은 어떤 정치적 유불리가 아니라,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진실 규명과 공정성의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김 목사는 “우리가 붙들어야 할 길은 더 큰 분노가 아니라 ‘더 깊은 진실’”이라며 “더 거친 혐오가 아니라 더 엄정한 책임이고, 더 많은 소문이 아니라 더 투명한 조사”라고 밝혔다. 이어 “진실이 온전히 드러나기를 기도한다. 책임이 바로 세워지기를 기도한다. 제도가 바로 새로워지기를 기도한다. 이 나라가 서로를 다시 믿을 수 있는 공동체로 회복되기를 기도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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