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는 리처드 랜드 박사의 기고글인 ‘하나님을 잃은 시대, 인간도 사라지는가: 문명의 중대한 선택’(The death of God and the death of man: A civilizational choice)를 27일(현지시각) 게재했다.
랜드 박사는 2013년 7월부터 2021년 7월까지 남부 복음주의 신학교(Southern Evangelical Seminary)의 총장으로 재직했으며 2011년부터 CP의 편집장 겸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음은 기고글 전문.
가톨릭 신학자이자 철학자인 피터 크리프트(Peter Kreeft)는 19세기 말 독일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Friedrich Nietzsche)가 선언한 “신은 죽었다”라는 유명한 주장에 대해, 그 선언이 서구 문화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통찰력 있게 분석했다.
크리프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니체의 무신론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그의 역사적 관찰에는 동의할 수 있다. 즉, 서구 문명의 중심으로 기능하던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태양과 분리된 행성과도 같은 상태에 놓여 있다. 또한 니체가 도덕과 자연법을 거부한 데 동의하지 않더라도, 서구 사회가 점점 도덕과 자연법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그의 관찰은 부인하기 어렵다. 우리는 점점 ‘멋진 신세계’로 향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 ‘신의 죽음’, 곧 하나님이 존재하지 않거나 무의미한 개념이라는 생각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객관적 진리와 객관적 도덕 역시 함께 무너졌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니체의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은 인물 가운데 아돌프 히틀러가 있었다는 점은 이러한 흐름의 위험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언급되기도 한다.
20세기의 대표적인 기독교 사상가 C.S. 루이스(C.S. Lewis)와 프랜시스 쉐퍼(Francis Schaeffer)는 하나님을 향한 믿음이 사라질 때 결국 인간성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기독교적 세계관이 사회의 중심에서 밀려나면 그 자리를 세속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사고방식이 대신하게 되고, 그 결과 인간 존재의 의미 역시 흔들릴 것이라고 보았다.
쉐퍼는 현대인이 결국 ‘절망의 선(line of despair)’ 아래로 떨어지게 되었다고 분석했다. 성경의 하나님을 삶의 기준에서 제거한 인간은 절대적 진리를 발견할 수 없게 되었고, 결국 진리를 찾으려는 노력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는 것이다. 인간은 더 이상 모순이 동시에 참일 수 없다는 논리적 원리, 즉 비모순율에 근거해 사고하지 않으며, 진리는 상대적이라고 여기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러한 변화는 보편적인 도덕 기준의 붕괴로 이어졌다. 절대적인 기준이 사라지면서 사회는 도덕적 상대주의를 받아들이게 되었고, 쉐퍼는 이를 두고 “오늘날 사회는 고정된 윤리 기준 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각자가 옳다고 생각하는 대로 행동하게 되면 결국 혼란과 무질서가 나타나게 되며, 이러한 혼란은 종종 강력한 권력을 가진 집단이 질서를 회복한다는 명분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가 유대-기독교적 도덕 전통을 잃게 되면 무엇이 정상인지에 대한 기준 자체가 사라지고, 결국 모든 것이 정상으로 여겨지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상태는 무질서와 혼란을 낳고, 결국 권력 엘리트가 자신들의 가치관을 사회 전체에 강요하는 결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다.
영국계 미국 시인 T.S. 엘리엇(T.S. Eliot)은 1949년 노벨문학상 수상 연설에서 서구 문명이 결국 유대-기독교적 가치로 돌아갈 것인지, 아니면 새로운 이교적이고 인본주의적인 문화로 나아갈 것인지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러한 흐름이 결국 인간성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았다.
영국 역사학자 E.R. 노먼(E.R. Norman)은 “다원주의란 한 사회가 기존의 정통에서 다른 정통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자신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는 이름”이라고 말했다. 즉, 어떤 형태로든 사회는 일정한 가치 체계를 중심으로 움직이게 되며, 그것이 유대-기독교적 전통이 될지, 아니면 무신론적·불가지론적 세계관이 될지는 선택의 문제라는 것이다.
1960년대 대학가에서 큰 영향을 끼친 행동주의 심리학자 B.F. 스키너(B.F. Skinner)는 『자유와 존엄을 넘어서(Beyond Freedom and Dignity)』라는 책에서 자유와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개념은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려운 낡은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을 실험실 속 흰 쥐와 유사한 존재로 보았으며, 이에 대해 쉐퍼는 『자유와 존엄으로 돌아가자(Back to Freedom and Dignity)』라는 책으로 반박했다.
이 논쟁은 결국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선택을 보여준다. 인간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존재라는 믿음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인간을 단순한 생물학적 존재로만 이해할 것인가의 문제다.
필자는 이러한 갈림길 앞에서 인간의 자유와 존엄, 그리고 하나님 형상으로 창조된 인간의 고유성을 지지하는 선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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