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입시부터 2031학년도까지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 늘리기로 했다. 2년 전 윤석열 정부가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후 얼마 전까지 극심한 의정 갈등을 빚었다는 점에서 정부와 의료계 모두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의대 입학 정원 증원은 보건복지부 지난 10일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이날 심의위는 2037년 의사 부족 인원을 4724명으로 추산해 발표했다. 정부의 단계적 증원 결정은 이런 현실적 고충이 깔려 있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문제는 의사협회 등에 강한 반대에도 그동안 여론의 높은 지지를 받아왔다. 지역·필수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기 때문이다. 정부 또한 고령화에 따른 의료 수요 증가와 응급실 뺑뺑이 등 기피 진료과의 고질적인 인력난 해결을 위해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이번 의대 정원 증원 발표는 지난 정부 때 전공의 사직과 의대생 휴학 등 장기간의 의료 공백이란 혼란을 수습한 지 반년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 정부의 증원을 백지화하고 내놓은 발표라고는 하나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현실 진단이란 점에서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고령화와 필수·지역 의료 인력 부족 등에 따른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선 지난 정부에서도 국민적 공감대가 있었다. 문제는 한꺼번에 2000명이나 증원하겠다고 밀어붙이는 바람에 큰 혼란이 초래된 거다. 이번 정부의 증원 발표는 당시의 의료계 반발을 의식해 수위를 조절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의료계가 전공의 사직 등 파업에 돌입했을 때도 국민 사이에선 ‘밥그릇 싸움’이라며 비난하는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부실한 현 의료계의 환경과 시스템을 바꾸지 않고 인원만 늘릴 경우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의사가 배출되는 게 현실이다. 그 피해가 온전히 국민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응급실을 뺑뺑이 돌다 받아주는 병원이 없어 안타깝게 목숨을 잃는 비극적인 상황은 지금이나 예나 달라지지 않았다. 이는 1차적으로 필수 의료진의 부족이라는 현실에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의료 사고가 났을 때 의사에게 모든 책임이 떠넘겨지는 제도적 문제점이 해결되지 않는 한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지난 정부에선 이런 문제들에 대한 의료계의 목소리를 경청하기보다 무조건 밀어붙이려 한 게 화근이 됐다. 따라서 정부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의료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정책적 뒷받침에 소홀한 점이 없는지 살펴야 할 것이다. 의료 대혼란으로 다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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