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600㎜초대형방사포(KN-25)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며, 북한은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600㎜초대형방사포(KN-25)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두며, 북한은 전술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북한이 노동당 제9차 당 대회를 앞두고 600㎜ 초대형 방사포 50문을 공개하며 대규모 화력 능력을 과시했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을 포함한 군사적 긴장 완화 조치를 언급한 직후 북한이 곧바로 무력 증강 성과를 부각하며 대남 경계 강화를 천명하면서, 한반도 정세는 다시 긴장 국면으로 기울고 있다.

◈9차 당대회 앞두고 공개된 600㎜ 초대형 방사포 50문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군수노동계급이 조선노동당 제9차 대회에 드리는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식이 2월 18일 수도 평양에서 성대히 거행되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당 대회 장소인 4·25문화회관 앞 광장에 600㎜ 초대형 방사포 50문이 도열한 사진을 함께 공개했다.

증정 보고를 맡은 군수기업소 간부는 “2개월 동안 50문의 600㎜ 대구경 방사포를 증산했다”고 밝혔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해당 무기는 바퀴 4축 발사 차량에 발사관 5개를 탑재한 개량형으로, 기존 4개 발사관 체계에서 1개가 추가된 형태로 보인다. 50문이 동시에 발사될 경우 최대 250발이 단시간 내 발사될 수 있는 구조다.

북한은 이 무기를 ‘600㎜ 초정밀 다련장 방사포 체계’라고 규정하며, 전술탄도미사일의 정밀성과 위력에 방사포의 연속 사격 기능을 결합한 무기라고 주장했다. 한미 군 당국은 해당 체계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로 분류하고 있으며, 사거리는 약 400㎞로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에 들어가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김정은 “전략적 사명 수행에도 적합”…자위력 강화 예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증정식 답례 연설에서 이번 600㎜ 초대형 방사포를 “영광의 당 대회에 가장 값진 선물”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무기는 분명히 방사포이지만 정밀성과 위력에서 고정밀 탄도미사일과의 차이 개념을 사실상 없앤 무기”라고 말했다.

이어 “불의적으로 동시다발적인 파괴 에네르기를 목적한 표적에 집초시켜 초토화시킬 수 있다”며 “이 무기가 사용된다면 교전 상대국의 군사 하부 구조들과 지휘 체계는 삽시에 붕괴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특히 “특수한 공격, 즉 전략적인 사명 수행에도 적합화되어 있다”고 언급했다. 이는 핵 공격 능력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앞서 전술핵탄두 ‘화산-31’을 600㎜ 초대형 방사포에 탑재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또 “제9차 당 대회는 자위력 건설의 다음 단계 구상과 목표를 천명하게 된다”며 “외부 세력의 임의의 위협과 도전도 강력히 제압할 수 있는 군사력을 부단히 갱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정학적 적수들이 몹시 불안해할 국방기술 성과들을 계속 시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선중앙TV가 공개한 영상에는 김 위원장이 직접 방사포 차량에 올라 4·25문화회관 앞 광장을 돌며 사열하는 장면도 담겼다. 그는 차량에서 내려 엄지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였으며, 공훈을 세운 군수기업소에 김일성훈장을 수여하고 조선인민군 총참모장에게 600㎜ 대구경 방사포 증정서를 전달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8일 평양에서 열린 '600㎜대구경방사포 증정식'에 참석했다고 19일 보도했다. 사진은 조선중앙TV 캡처. ©뉴시스

◈9·19 군사합의 복원 언급 다음날…엇갈린 남북 메시지

이번 600㎜ 초대형 방사포 공개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9·19 남북 군사합의의 선제적 복원을 포함한 긴장 완화 조치를 밝힌 직후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정 장관은 우리 민간인의 무인기 비행과 관련해 “공식적 유감”을 표명하고, 군사분계선 일대 비행 금지 구역 설정 등을 포함한 재발 방지 조치를 발표했다. 남북 간 군사적 충돌 위험을 낮추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었다.

그러나 북한은 다음 날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담화를 통해 “우리 군사 지도부는 한국과 잇닿아 있는 공화국 남부 국경 전반에 대한 경계 강화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며 경계 강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정 장관의 유감 표명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고 하면서도, 유사한 일이 재발할 경우 “끔찍한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이 600㎜ 초대형 방사포 공개와 함께 대남 경계 강화를 공식화한 것은, 긴장 완화를 위한 제안과는 온도 차가 있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정부 대응과 한반도 정세 향방

청와대는 “남과 북이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길로 나아가길 기대한다”며 접경 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자제할 것을 촉구했다. 통일부 역시 무인기 사건 관련 유감 표명과 재발 방지 조치를 책임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3월로 예정된 한미 연합 훈련의 규모 조정 가능성도 미국 측과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한반도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안보 관계 장관 회의를 직접 주재해 남북 긴장 완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회의에서는 무인기 사건 이후의 대응과 함께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들이 폭넓게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북한은 이번 600㎜ 초대형 방사포 공개를 통해 한반도 전역을 사정권에 둔 타격 능력을 재차 부각했다. 오산 공군기지와 계룡대 등 주요 지휘·통제 시설이 잠재적 목표로 거론되고 있으며, 전술핵 탑재 가능성까지 시사한 만큼 군사적 긴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9차 당대회를 계기로 북한이 추가적인 자위력 강화 구상을 공식화할 경우, 한반도 정세는 다시 중대한 분수령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 남북 간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시도와 북한의 군사력 과시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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