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약물 관련 학술세미나
세미나 참석자들이 피켓을 들고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장지동 기자
“법 개정 없는 약물낙태 허용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을 위협할 수 있으며, 생명 보호와 의료윤리의 원칙 속에서 신중하게 논의돼야 한다.”

조배숙·김미애·백종헌·안상훈·서명옥·한지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공동 주최하고 태아·여성보호국민연합이 주관한 ‘언론인 초청 긴급 학술세미나’가 ‘이재명 정부의 낙태약물 무법적 허용의 문제점’이라는 주제로 2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법 개정 이전이라도 낙태약물 사용을 의사의 양심과 재량에 맡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게 불완전하지만 그에 따른 문제점보다는 이걸 결정하지 않고 방치해서 해외에서 아무런 처방도 관리도 없이 (낙태약물을) 사서 투약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나”라고 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조배숙 의원이 개회사를 전했으며,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축사와 인사말을 했다. 이어 박성민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이은혜 순천향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홍순철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산부인과 교수(모자보건학회 회장), 장지영 이화여대 의과대학 서울병원 교수, 김찬주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교수, 이명진 의료윤리연구회 초대회장이 각각 발제했다.

낙태약물 관련 학술세미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조배숙 의원은 개회사에서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입법 공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법률적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약물낙태를 허용하려는 시도는 매우 위험하다”며 “여성의 건강과 안전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고위험 약물을 성급히 도입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결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동혁 대표는 축사를 통해 “현재 필요한 것은 섣부른 약물 도입이 아니라 위기에 처한 산모와 태아를 실질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이라며 “국민의힘은 산모와 태아를 모두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안전망이 조성되도록 필요한 입법적·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첫 발제에서 박성민 교수는 ‘법 개정 없는 약물낙태 허용의 법률적·보건의료적 문제점’을 주제로 발제하며, 형법이나 모자보건법 개정 없이 행정적 조치만으로 약물낙태를 허용하는 것은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조치가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건강권, 자기결정권 사이의 조화를 무너뜨릴 뿐 아니라 의료 현장의 법적 혼란과 보건의료 체계의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며 법 개정 없는 낙태약물 허용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은혜 교수는 ‘낙태약물 허용에 대한 정책적 평가’를 통해 낙태약물 허용은 여성의 자기결정권 보장이나 낙태 접근성 향상이라는 측면에서도 적합성이 부족하며, 현행 의료제도와 법률 체계와의 정합성도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약물낙태 허용은 재택낙태를 확산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며, 낙태약물 도입보다 올바른 성교육과 피임 교육, 책임 있는 문화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태약물 관련 학술세미나
발제가 진행되고 있다. ©장지동 기자
장지영 교수는 약물낙태를 단순한 의약품 문제가 아니라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건강, 생명 보호에 관한 사회적 선택의 문제라고 규정했다. 그는 약물낙태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기존 통계에는 부작용 보고체계의 한계와 통계 누락 가능성이 있으며, 최근 의료현장 자료에서는 기존보다 높은 합병증 발생과 의료기관 이용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격진료와 우편배송 등을 통한 접근성 확대는 의료적 안전성뿐 아니라 여성 보호와 관련한 새로운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태아의 생명과 여성의 건강을 함께 보호하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순철 교수는 실제 진료 사례를 소개하며 태아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자궁근종으로 자궁적출술이 예정됐던 환자에게서 태아가 발견돼 건강하게 출산했던 경험을 언급하며 “모든 생명은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김찬주 교수는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료인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자신의 행위에 도덕적 책임을 지는 존재라며, 낙태를 생명윤리에 반하는 행위로 판단하는 의료인이 양심에 따라 시술을 거부할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명진 원장은 ‘생명보호 3원칙’을 제시하며 모든 생명은 보호받아야 하고, 낙태가 상업적 이익을 위한 산업으로 변질돼서는 안 되며, 의료인이 자신의 양심과 종교적 신념에 반하는 의료행위를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위기 임산부 지원과 보호출산제 확대, 의료인의 양심적 거부권 보장 등을 생명 보호를 위한 제도적 과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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