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한국 사회와 문화, 교회를 관통할 핵심 트렌드를 분석하는 ‘2026 문화선교 트렌드’ 포럼이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필름포럼에서 열렸다. 이번 포럼은 문화선교연구원(원장 백광훈)과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공동 주최했으며,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한국교회와 문화선교가 직면한 과제를 다각도로 조망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문화선교연구원과 교회와미디어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 관계자들이 발제자로 나서 2026년을 앞둔 한국교회의 구조 변화, AI 미디어 환경의 전환, 청년문화의 흐름, 통계로 살펴본 교회 트렌드를 중심으로 발표를 진행했다. 참석자들은 사회·문화 전반의 변화가 교회 현장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며, 향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 성장 패러다임에서 구조 전환으로… 2026년 한국교회의 과제
첫 발제에 나선 백광훈 문화선교연구원 원장은 ‘2026 한국교계 및 목회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백 원장은 “2025년 한국교회 현실에 대해 “주일 점심식사의 소멸, 교육전도사 청빙 난항, 봉사 구조 붕괴와 같은 현상은 단기적 침체나 일시적 위기가 아니”라며 “이는 개별 사건이 아니라 동일한 구조적 문제를 가리키는 신호”라고 했다.
이어 “교회가 오랫동안 유지해 온 관행과 문화가 현재의 사회 조건과 점점 이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라며 “2026년은 한국교회가 성장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구조 전환 국면으로 진입을 모색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가 무엇을 유지하려 하는지, 그 방식이 다음 세대와 사회에 여전히 설득력을 갖는지, 교회의 본질과 관행을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 원장은 이러한 변화 속에서 세 가지 핵심 전환 키워드를 제시했다. 첫 번째는 ‘선명화’로, ‘덜하지만 더 선명한 교회’, 이른바 ‘심플 처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더 많이 하는 교회보다 무엇을 하지 않을지 아는 교회가 요구되는 시대”라며 “사역의 양보다 방향성과 정체성이 중요해지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작은 교회’ 이미지가 확산되며, 대형교회의 축소판이 아닌 본질에 충실한 대안적 교회 모델이 다음 세대에게 일정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덧붙였다.
◆ 초고령화 시대, ‘노년 교회’와 돌봄 목회의 전환
두 번째 키워드는 ‘노령화’였다. 백 원장은 “이미 60대 후반에서 80대 성도가 공동체의 중심이 된 ‘노년 교회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이를 교회의 미래가 사라졌다는 신호로 해석하기보다, 사역의 전환을 요청하는 현실로 인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날 노년층은 과거와 달리 참여 욕구와 관계 지향성이 강한 ‘액티브 시니어’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들을 단순한 돌봄의 대상이 아닌 신앙의 주체이자 교회의 핵심 구성원으로 재인식해야 한다”며 “질병과 상실, 고독과 죽음이 일상화되는 사회에서 교회는 돌봄 목회로의 전환을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역 소멸이 가속화되는 상황 속에서 교회의 역할도 제시됐다. 백 원장은 “교회가 장례와 애도, 기억을 감당하는 장소이자 지역 공동체의 공적 공간으로 기능해야 한다”며, 종교 시설을 넘어 지역 사회의 삶을 지탱하는 공동체 공간으로서의 사명을 강조했다.
◆ 정치 참여를 넘어 ‘공공성’으로… 교회의 사회적 역할
세 번째 키워드는 ‘공공성’이었다. 백 원장은 “정치적 침묵과 개입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이 한계에 이르렀다. 이제는 공공성을 기준으로 한 새로운 정치 참여 방식이 요구된다”며 특히 올해 6월 예정된 지방선거를 언급하며 “특정 후보나 정당을 지지하는 방식이 아니라 성숙한 시민을 형성하는 신앙 교육과 책임 있는 정치 참여가 교회의 과제”라고 밝혔다.
더불어 “이는 신앙과 사회 참여를 분리하지 않으면서도, 공동체 안에서 숙고와 책임을 가르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제안으로 제시된다”고 했다.
◆ 2026 AI 미디어 환경,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의 문제
두 번째 발제자로 나선 조성실 교회와미디어센터 센터장은 ‘2026 AI 미디어 전망과 교회의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조 센터장은 “2025년이 AI를 쓸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한 해였다면, 2026년부터는 어떻게 사용할 것인가가 핵심 질문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교회가 AI를 어떤 기준과 태도로 다룰지, 어디까지 맡기고 어디서 멈출지, 그 책임을 공동체 안에서 어떻게 감당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며 “특히 2026년을 기점으로 ‘에이전틱 AI’ 단계로의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에이전틱 AI는 단일 작업 수행을 넘어 목표를 이해하고 여러 도구를 연결해 전체 과정을 설계·조율하는 기술로, 인간은 실행자가 아니라 방향을 결정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책임자로 이동하게 된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교회 사역 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AI 슬롭과 책임 있는 AI, 교회의 선택
조 센터장은 ‘AI 목회 코파일럿’ 개념을 소개하며 “AI가 설교를 대신 작성하는 존재가 아니라 설교자가 본문과 현실을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파트너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자료 정리와 구조 제안은 가능하지만, 복음의 핵심과 언어의 책임, 공동체 안에서의 열매에 대한 분별은 인간의 몫으로 남는다”고 했다.
또 다른 흐름으로는 ‘AI 슬롭’을 언급했다. 그는 “AI가 대량 생산하는 저품질·과잉 콘텐츠를 의미하며, 짧고 강한 자극에 반복 노출된 환경이 사고력과 집중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콘텐츠 경쟁자가 되기보다, 질문을 품고 머무를 수 있는 시간과 반복과 숙고를 통한 신앙 형성을 돕는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책임 있는 AI’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조 센터장은 “AI 활용에 대한 윤리와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설교와 주보, 교육자료 등에서 AI를 사용했다면 최소한 내부적으로 기록하고, 필요에 따라 성도들에게 적절히 고지하는 원칙이 필요하다”고 했다.
◆ 2026 청년문화, 다시 ‘사람’과 ‘관계’로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김지혜 문화선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026 청년문화·기독교문화 전망과 과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2025년을 AI 기술의 일상화로 인해 콘텐츠 생산과 소비 방식이 크게 변화한 해”라고 평가하며 AI 밈 문화와 대중 콘텐츠 사례를 돌아봤다.
그는 2026년 청년문화의 첫 키워드로 ‘결국 다시, 사람’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AI 콘텐츠가 넘쳐나는 환경 속에서 오히려 사람의 서사와 삶의 온기가 더욱 주목받고 있으며, 이야기 전달을 넘어 함께 살아내는 ‘스토리-리빙’의 흐름이 강화되고 있다”며 “숏폼 중심의 소비 속에서도 롱폼 콘텐츠가 다시 주목받는 현상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설명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회가 더 많은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 한 사람의 일상과 신앙 여정을 귀 기울여 듣고 함께 머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 느슨한 신앙 공동체와 나노 프레이밍의 시대
두 번째 키워드로는 ‘인디클레시아’를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이는 제도 교회 밖에서 신앙을 중심으로 느슨하게 연결되는 공동체 흐름을 의미하며, 가나안 성도나 플로팅 크리스천 현상으로 감지돼 왔다”며 “이는 기존 교회를 대체하려는 움직임이 아니라, 교회가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던 관계와 관심사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고 했다.
더불어 마지막 키워드로는 ‘나노 프레이밍’을 언급했다. 그는 “이는 거대한 불안과 구조적 문제를 개인이 감당 가능한 작은 단위의 의미로 재구성하려는 심리적·문화적 전략으로, 교회 안에서도 다양한 판단과 규정의 기준으로 작동하고 있다”며 “이러한 프레이밍이 누군가를 단순화하거나 배제하지 않도록, 열린 마음으로 삶의 이야기를 듣는 태도가 요청된다”고 했다.
마지막 발제에 나선 지용근 목회데이터연구소 대표는 통계를 기반으로 한 한국교회 트렌드를 제시하며, 영성의 개인화, 심플 처치, 서로 돌봄 공동체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미래교회의 두 축으로 공동체성 회복과 성도의 적극적인 사역 참여를 제시하며, 예배라는 본질에 집중하면서도 지속적인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행사는 발제자들과 참석자들이 함께 참여한 종합토론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선교연구원 #2026문화선교트렌드포럼 #필름포럼 #기독일보 #목회데이터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