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카타르에 위치한 미군 기지에서 병력 철수를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중동 정세가 중대한 분기점에 접어들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이란에 대한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직접 개입과 공습 가능성이 점차 현실화 단계로 들어섰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 알우데이드 공군기지 병력 이동… 미군 핵심 거점에서 철수 시작
미국 NBC 방송은 현지 시간 14일 복수의 미국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서 수백 명의 미군 병력이 순차적으로 철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우데이드 기지는 중동 지역 미군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이번 병력 이동은 단순한 재배치를 넘어 역내 군사적 긴장 고조와 직결된 조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취할 수 있는 군사적 선택지를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의 행동이 이란의 보복 공격을 촉발할 가능성에 대비해 병력을 위험 지역에서 선제적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이란이 미국의 군사 행동에 대응해 중동 내 미군 기지를 타격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철수 역시 유사한 상황을 염두에 둔 예방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 영국도 병력 철수 동참… 카타르 정부, 안전 조치 병행
영국 역시 같은 흐름에 동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알우데이드 기지에 주둔하던 영국 공군 병력 일부가 이미 철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함께 카타르 정부가 자국 내 미군 기지에 주둔 중인 일부 인원에게 철수 명령을 내렸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현지 정부 차원의 안전 조치가 병행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카타르 정부는 구체적인 병력 규모나 일정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현재의 지역적 긴장 상황에 대응해 철수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카타르 당국은 성명을 통해 핵심 기반시설과 군사 시설 보호를 포함해 자국민과 거주자의 안전과 안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지속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과거 알우데이드 기지 타격 전례… 미·이란 충돌 가능성 재부상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은 이미 과거 사례를 통해 현실적인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란은 지난해 6월 미국이 자국의 핵 농축 시설을 공격한 데 대한 보복으로 카타르 알우데이드 기지를 타격한 바 있으며, 당시에도 미군 병력은 이란의 보복 공격에 앞서 긴급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이란과 페르시아만을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는 국가로, 지정학적 특성상 역내 긴장이 고조될 경우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일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이 같은 점에서 이번 병력 철수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중동 전반의 안보 불안을 반영하는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 “24시간 내 군사 조치 가능성” 관측… 이스라엘도 개입 시사
이와 관련해 유럽 외교 소식통들은 미국의 군사 개입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유럽 관리를 인용해 미국의 군사적 조치가 빠르면 24시간 이내에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측 관계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개입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지만, 공격의 구체적인 범위와 시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들은 중동 지역의 긴장이 단기간 내 급격히 고조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 각국 자국민 철수 권고… 항공편 운항 제한 확산
중동 전반으로 불안정성이 확대되면서 각국 정부는 자국민 보호 조치에 나섰다. 주사우디아라비아 미국대사관은 미국 시민과 대사관 직원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해당 지역의 군사 시설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이탈리아와 폴란드 정부는 이란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각 출국할 것을 촉구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현지 안보 상황을 이유로 즉시 떠날 것을 강력히 재차 권고했으며, 폴란드 외무부는 긴급 경보를 통해 이란 출국을 촉구하는 동시에 페르시아만과 중동 지역 전반에 대한 여행 및 경유에 대해서도 광범위한 경고를 발령했다.
민간 항공편 운항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독일 루프트한자는 중동 지역 항공편 운항 제한을 가장 먼저 발표했다. 루프트한자는 15일부터 19일까지 승무원들이 현지에 체류하지 않고 즉시 귀국하도록 조치했으며, 일부 항공편은 취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루프트한자 그룹 소속 모든 항공사는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이란과 이라크 영공을 우회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이란 “단호한 대응” 경고… 시위 사망자·구금자 급증
이란은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해 강경한 대응을 경고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모함마드 파크푸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사령관은 국영방송을 통해 적의 오판에 단호히 대응할 최고 수준의 대비 태세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미국과 이스라엘이 있다고 주장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이란 청년들의 살인자라고 비난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이번 시위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현 정권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실존적 위협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이란인권(IHR)은 이날 기준 시위대 사망자를 3천428명으로 집계했으며, 실제 사망자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국에 본부를 둔 이란 인권 매체 인권활동가통신(HRANA)은 지금까지 체포되거나 구금된 인원을 1만8천400명으로 파악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 역시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요 7개국(G7)은 이란 정권을 향해 추가 제재 가능성을 경고하며, 중동 정세가 더욱 악화될 경우 국제적 대응이 불가피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