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헌제 박사(교회법학회장, 중앙대 명예교수, 대학교회 목사)가 14일 중앙대 대학교회에서 ‘때가 차매 그 아들을 보내사”(갈 4:4, 막 1:1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서 박사는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가리켜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셨다’(갈 4:4, 막 1:15)고 말한다. 성탄은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하나님이 오래 전부터 준비하신 길 위에 이루어진 구원의 방문”이라며 “이 말씀은 하나님께서 그 아들을 보내신 시점이 단순한 역사적 우연이 아니라, 정치·문화·언어·종교·사회 전체가 ‘준비된 때’였음을 선언하는 구속사적 고백”이라고 했다.
이어 “구약에서 하나님은 먼저 예언을 통해 길을 여셨다. 이사야 선지자는 ‘광야에서 외치는 자의 소리여, 너희는 주의 길을 준비하라’고 선포했고(사 40:3), 말라기 선지자는 ‘내 사자를 보내어 네 앞길을 준비하게 하리라’고 예언했다(말 3:1)”며 “이 말씀은 세례 요한을 통해 성취되며, 그의 회개 선포는 메시아가 들어오실 마음의 길을 평탄하게 하는 사역이었다(막 1:1-5)”고 했다.
그러나 “하나님은 길을 영적으로만 준비하신 것이 아니었다. 세상 역사도 성육신을 위한 공간으로 다듬어 놓으셨다”며 “예수님 당시 로마 제국이 세계사에서 차지하는 의미는 바로 이 ‘하나님의 준비된 때’를 이해하는 핵심적 배경을 제공한다(눅 2:1, 3:1)”고 했다.
그는 “아우구스투스 황제 이후 200년간 이어진 ‘팍스 로마나’(Pax Romana)는 전쟁이 멈추고 이동이 자유로워진 전례 없는 문명적 안정기였다. 이 평화는 훗날 사도들과 초기 교회가 복음을 널리 전할 수 있는 하나님의 섭리적 공간이 되었다”며 “로마 제국은 40만 km 이상의 도로와 항만, 교역로를 정비했다(행 28:15). 이 길은 군사적 목적을 넘어, 사상과 소식이 흐르는 문명 네트워크가 되었다. 사도바울의 선교여행, 사도들의 이동, 편지 전달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이 길 위에서 가능했다. ‘주의 길을 준비하라’는 말씀은 실제 역사 속에서도 성취되었다”고 했다.
이어 “당시 지중해 세계는 대부분 코이네 헬라어라는 공용어를 사용했다. 신약성경이 이 언어로 기록되면서 복음은 즉시 국경을 넘어 확산될 수 있었다. 하나님은 먼저 언어를 준비하시고 그 위에 말씀을 기록하게 하셨다”며 “또한 로마의 법체계와 시민권 제도는 초기 기독교의 전파를 보호하는 역할을 했다. 사도바울이 로마 시민권을 근거로 법적 보호를 받고 로마까지 나아간 것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제도적 통로였다(행 23장-28장). 한편 당시 수많은 신을 섬기던 로마 사회는 영적 허무 속에 있었다(행 17:22-23). 이방인들의 이러한 영적 갈급함과 유대인의 메시아 대망이 겹쳐지며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이처럼 로마 제국의 평화, 길, 언어, 법, 문화, 영적 환경은 모두 하나님이 그 아들 예수님을 세상에 보내시기 위해 예비하신 ‘섭리의 무대’였다”며 “그 모든 것이 충만해진 순간, 성경은 말한다. ‘때가 차매 하나님이 그 아들을 보내셨다’ 성탄은 하나님이 준비하신 완전한 시간에 이루어진 구원의 클라이맥스”라고 했다.
끝으로 서 박사는 “하나님은 아무 때나 일하지 않으시고, 준비된 길과 준비된 때에 일하시는 분”이라며 “오늘 우리의 삶에도 하나님은 동일하게 길을 준비하시고, 때를 준비하시며, 충만한 순간에 이루시는 완전하시며 온 세상의 주권자이심을 믿는 저와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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