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 국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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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네팔 총선에서 라스트리야 스와탄트라당(Rastriya Swatantra Party, RSP)이 압승을 거두면서 새 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네팔 기독교계는 조심스러운 기대와 함께 종교 자유에 대한 우려를 동시에 나타냈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네팔 기독교 지도자들은 이번 선거 결과가 힌두 민족주의 정당의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새 정부 지도부 일부 인사들의 과거 발언과 정책 기록이 종교 자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힌두 민족주의 세력 약화… 네팔 기독교계 신중한 기대

지난 5일 실시된 선거에서 RSP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정치 지형을 크게 바꿨다. 특히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라스트리야 프라자탄트라당(Rastriya Prajatantra Party, RPP)이 기존 14석에서 1석으로 급감하면서 네팔의 세속 헌법을 둘러싼 정치적 긴장도 완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네팔 교회 지도자들은 새 정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되는 정치 지도자들의 과거 행보가 종교 자유 문제와 관련해 우려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팔기독교연합회(National Christian Fellowship of Nepal) 리더십 훈련 부서 책임자인 마노즈 프라다난가(Manoj Pradhananga)는 선거 결과에 대해 "전체적으로 만족하지만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RSP가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많이 밝히지 않았다"며 "네팔은 헌법적으로 세속 국가이기 때문에 기독교인을 포함한 모든 종교에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종교 자유와 함께 공정한 사회 요구

프라다난가는 기독교 공동체의 요구가 단순히 종교적 권리에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종교적 권리만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자리 창출과 부패 없는 사회, 그리고 가난하고 취약한 계층을 위한 자원 접근성 확대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부는 기독교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고 복음을 전할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며 "힌두 근본주의 단체의 영향에 흔들리지 않고 기독교 공동체를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 정책 기록에 대한 교회 지도자들의 우려

네팔 교회 지도자들의 우려는 새 정부 지도자로 거론되는 두 인물, RSP 창립자 라비 라미찬(Rabi Lamichhane)과 총리 후보로 거론되는 발렌드라 샤(Balendra Shah)의 과거 행보에서 비롯되고 있다.

네팔교회연합 사무총장이자 카트만두 코이노니아 이마돌 교회 목사인 셰르 바하두르 목사는 "라미찬이 내무장관으로 재직할 당시 기독교 활동을 중단하라는 지시를 지방 행정 책임자들에게 전달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샤가 카트만두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크리스마스 장식용 플라스틱 트리 판매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한 적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네팔기독교협회 사무총장이자 베델어셈블리 교회 담임목사인 무쿤다 샤르마 목사는 과거 내무부에서 기독교 지도자 훈련 모임을 허용하지 말라는 지침이 전달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헌법 속 ‘세속주의’ 해석 논쟁

네팔 헌법에 대한 해석 문제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교회 등록 운동을 진행하고 있는 프라카쉬 카르키는 "2015년 네팔 헌법은 세속주의를 종교 자유와 전통 종교 보호라는 두 가지 개념으로 정의하고 있다"며 "하지만 실제로는 힌두교와 불교 전통이 소수 종교보다 우선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에 교회 등록 제도 개선과 종교 관련 법률 개정을 촉구했다. 특히 교회가 개인 명의가 아닌 종교 단체 명의로 재산을 등록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기독교인에게 제기된 허위 법적 소송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독교 공동체가 다른 종교와 동일한 기준으로 국가 예산 지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기독교인을 위한 국가 공동 묘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팔에서는 힌두교가 화장을 중심으로 장례 문화를 형성해 왔기 때문에 기독교인들이 매장할 수 있는 묘지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정치 변화 속 교회의 역할 강조

네팔 신학자이자 교육자인 B.P. 카날 박사는 이번 정치 변화를 더 넓은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과거 정치 관행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과 더 책임 있는 정부에 대한 기대가 동시에 나타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교회에 대해 "두려워하거나 물러설 때가 아니라 기도와 정직, 그리고 사회 참여를 통해 책임 있는 역할을 감당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또한 "민주 사회는 모든 종교가 차별 없이 예배하고 봉사하며 국가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 확대

CDI는 이번 선거에서 젊은 유권자들의 참여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고 밝혔다. 네팔에서는 25세에서 40세 사이 인구가 1천만 명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일자리 창출과 부패 척결, 교육과 기술 접근성 확대 등을 강하게 요구해 왔다.

네팔 교회 지도자들은 이러한 젊은 세대의 정치 참여 확대가 새로운 정치 환경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해외에서 일하는 젊은 네팔인들도 가족들에게 새로운 정치 세력을 지지하도록 권유하면서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새 정부를 위한 기도 요청

정부 구성 과정이 진행되는 가운데 네팔 교회 지도자들은 성도들에게 새 정부를 위한 기도를 요청하고 있다.

셰르 바하두르 목사는 "새 지도자들이 다수 의석을 이용해 권력을 남용하지 않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정부가 모든 시민을 공정하게 섬길 수 있도록 지혜와 지식을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교회 지도자들은 새 정부가 공정한 제도와 일자리 확대, 취약계층 지원 등 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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