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폭력을 공개적으로 비판해 온 한 목사가 다시 살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12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해당 목사는 위협 가운데 해외 망명 제안을 제안 받았지만 이에 대해 거절하며 박해받는 신자들과 함께 남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나이지리아 플래토주 바르킨 라디(Barkin Ladi) 지역에서 사역하는 교회 지도자 에제키엘 다초모(Ezekiel Dachomo) 목사는 최근 성명을 통해 자신이 계속해서 죽음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리스도의교회연합(COCIN) 지역 책임자로 활동하며 기독교 공동체를 향한 공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 왔다.
다초모 목사는 지난 3월 5일 발표한 성명에서 여러 국가로부터 망명 제안을 받았지만 이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그는 “호주와 오스트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망명을 제안받았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나는 어디에도 가지 않을 것이다. 박해받는 기독교인들과 함께 서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격 속 이어지는 살해 위협
다초모 목사의 발언이 나온 날은 나이지리아에서 또다시 기독교인을 겨냥한 공격이 발생한 날이기도 했다. 같은 날 베누에주 콴데(Kwande) 지역 투란(Turan) 지구의 음바아브(Mbaav)와 음바촘(Mbachom) 마을에서는 풀라니(Fulani) 목동 무장세력이 기독교인을 공격해 최소 22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초모 목사는 이러한 사건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하면서 극단주의 세력의 공격을 비판해 왔다. 그는 최근 살해된 기독교인들의 장례식에서 한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추가적인 위협을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장례식에서 “나는 알라를 존중하고 알라를 믿는 사람들도 존중한다. 그러나 알라를 따르는 사람들이 내 사람들을 죽이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어 “예수를 모욕한다고 해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어리석고 비겁한 행동이다. 예수는 초자연적인 존재이며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고 말하며 종교적 폭력을 비판했다. 이 발언은 일부 이슬람 지도자들과 단체로부터 신성모독이라는 비난을 받았고, 이후 그를 향한 살해 위협이 이어졌다고 전해졌다.
기독교 지도자들 “발언은 폭력에 대한 절규”
플래토주에서 활동하는 종교 자유 옹호가 마르쿠스 말룸(Markus Malum)은 성명을 통해 다초모 목사의 발언이 왜곡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다초모 목사는 최근 바르킨 라디에서 살해된 기독교인들의 집단 장례식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발언했다”며 “이 발언은 극단주의 세력이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공격한 상황 속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스(Jos)에 거주하는 기독교인 프리지 재스퍼(Freezy Jasper)도 다초모 목사의 발언이 기독교 공동체의 깊은 상처와 좌절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의 발언은 이슬람이나 알라 자체를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 신앙을 폭력의 정당화 수단으로 사용하는 행위를 비판한 것”이라며 “그는 예수의 가르침을 언급하며 보복 폭력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박해 현실과 국제적 관심
복음 전도자 피터 오테네(Peter Otene)는 다초모 목사의 목소리가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동체가 겪고 있는 압박과 박해를 국제 사회에 알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약 이런 시기에 다초모 목사 같은 사람이 없었다면 북부 나이지리아에서 신앙 때문에 매일 압박과 협박을 받는 기독교인들의 상황은 더욱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침묵할 때 그는 용기를 선택했고, 두려움이 지배하려 할 때 믿음을 위해 서기로 결정했다”고 평가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기독교인 희생 발생한 나라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Open Doors)가 발표한 ‘2026 세계 기독교 박해 지수(World Watch List)’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의 대다수가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했다.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살해된 기독교인은 4,84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490명이 나이지리아인이었다. 이는 전 세계 희생자의 약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또한 동일한 보고서에서 나이지리아는 기독교인에게 가장 위험한 국가 순위 7위에 올랐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과 확대되는 폭력
전문가들은 나이지리아 중부 지역에서 발생하는 공격의 상당수가 급진화된 풀라니 무장세력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의회 산하 국제종교자유 그룹(APPG)의 보고서는 일부 풀라니 무장세력이 보코하람(Boko Haram)과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지부(ISWAP)와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며 기독교 공동체와 교회를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막화로 인해 목축 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무장세력이 농경지 확보를 위해 기독교 공동체가 거주하는 지역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과 ISWAP 같은 지하디스트 조직이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교회와 기독교 마을을 공격하고 납치와 성폭력, 도로 검문 살해 등을 반복해 왔다. 최근에는 남부 지역으로까지 폭력이 확산되고 있으며 북서부에서는 라쿠라와(Lakurawa)라는 새로운 지하디스트 조직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체는 말리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연계 조직 ‘자마트 누스라트 알이슬람 왈 무슬리민(JNIM)’과 연결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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