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신앙인에게 ‘영적 전쟁’은 여전히 낯설고 두려운 주제다. 그러나 신간 <영적 전쟁>은 이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정의한다. 이 책은 “영적 전쟁은 마귀와 싸워 이기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와 통치를 누림으로써 애초에 마귀에게 틈을 주지 않는 삶”이라고 말한다. 즉, 싸움이 아니라 ‘승리를 누리는 믿음의 삶’, 그리고 ‘하나님이 이미 주신 것을 빼앗기지 않는 싸움’으로서의 영적 전쟁을 선포한다.
“승리는 이미 결정되었다” — 십자가 이후, 남은 전투의 의미
저자 손기철 교수(건신대학원대학 신학과 석좌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사탄의 머리를 박살내고 통치를 종결시킨 압도적 승부수”로 규정한다. 그렇다면 왜 여전히 전쟁이 계속되는가? 그 이유는, ‘이미 끝난 전쟁’과 ‘아직 항복하지 않은 전투들’ 사이의 간극 때문이다.
저자는 제2차 세계대전의 비유를 든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승패는 이미 결정됐지만, 독일의 일부 부대는 끝까지 저항했다. 마찬가지로 사탄은 최종 패배를 알지만, 여전히 저항하고 있다.” 따라서 영적 전쟁의 본질은 새로운 승리를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이루어진 승리를 ‘현장에서 선포하는 것’이다.
믿음으로 선포하고,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정체성과 통치권을 사용하는 삶, 이것이 킹덤빌더의 싸움이다.
“문제 해결의 신앙에서 하나님나라의 신앙으로”
책은 신앙의 패러다임 전환을 촉구한다. “하나님께 무엇을 얻어내는 신앙에서, 하나님을 ‘나타내는’ 신앙으로 나아가야 한다.” 즉, 하나님과 거래하거나 조건을 제시하는 신앙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 거하여 그분의 뜻이 삶 속에 이루어지게 하는 “통치의 신앙”을 강조한다. 이 전환은 단순한 신학적 변화가 아니라, 신앙인의 존재 방식을 바꾸는 근본적인 변혁이다.
“나를 지키는 삶에서 하나님을 드러내는 삶으로”
<영적 전쟁>은 끊임없이 자기 분석과 자기 개선에 매달리는 ‘거짓 자아’의 신앙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무엇을 해야 하는가, 하지 말아야 하는가의 압박에서 깨어나라. 믿음이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이루어진 것을 믿는 것이다.”
믿음의 초점은 ‘내가 변화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가 나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삶의 변화는 내가 노력해서 만드는 결과가 아니라, 말씀대로 믿을 때 성령 안에서 자연스럽게 열리는 은혜의 열매다.
“매일 이기는 영적 전쟁의 실제”
저자는 성도의 일상을 ‘패배한 전투의 연속’이 아니라 “이미 승리한 싸움의 실현”으로 본다. 성령께서 말씀을 가르치고 기억나게 하심으로 그리스도인이 매일 ‘하나님과 생명적으로 연결된 삶’을 살도록 인도하신다는 것이다. 기도, 말씀, 일터에서의 순종, 그리고 공동체 속 섬김이 모두 그 전쟁의 현장이 된다.
“우리는 혼자 싸우는 자가 아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주님의 모든 것을 가진 자녀로서 이 땅에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고, 동시에 마귀의 일을 멸하는 존재다.” 따라서 ‘전신갑주’는 마귀를 방어하기 위한 갑옷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 그분 자신’을 입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스위치를 켜라: 이미 흐르고 있는 생명의 전류”
책은 요한복음 10장 10절을 인용하며, 하나님께서 모든 신자에게 “생명과 원복(原福)의 전류”를 이미 주셨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이 그것을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단 하나, 스위치가 꺼져 있기 때문이다.
“스위치를 켠다는 것은 혼이 몸의 종노릇에서 벗어나 진리의 말씀대로 생각하고 느끼고 말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새로운 믿음이다.” 이 짧은 문장은 영적 전쟁의 실질적 해법이자, 이 책 전체의 주제를 압축한다.
“포도나무에 붙은 가지처럼” 은혜로 사는 전쟁의 삶
저자는 요한복음 15장을 인용하며, 신자의 존재를 포도나무의 가지에 비유한다. “포도나무의 가지는 스스로 열매를 맺지 않는다. 단지 붙어 있기만 하면 수액이 흘러 열매가 맺힌다.”
영적 전쟁의 본질은 싸움이 아니라 ‘붙어 있음’, 즉, 그리스도와의 연합 속에서 자연스럽게 열매 맺는 삶이다. 하나님께 무엇인가를 받아내려는 신앙이 아니라 ‘이미 내 안에 계신 주님께서 일하시는 삶’, 이것이 은혜이며 복음의 본질이다.
추천 독자
이 책은 ▲영적 전쟁을 두려워하기보다 하나님의 통치 안에서 평안히 누리고 싶은 성도 ▲‘마귀와의 싸움’보다 ‘그리스도 안의 삶’을 배우고자 하는 제자훈련자 및 목회자 ▲신앙의 본질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평신도 리더와 성경공부 인도자 ▲매일의 일상 속에서도 하나님의 임재를 실질적으로 경험하길 원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추천된다.
<영적 전쟁>은 두려운 전투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이미 이긴 싸움 속에서 매일 승리를 실현하는 사람들”을 위한 믿음의 매뉴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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