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손을 맞잡던 모습. ⓒ뉴시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에서 손을 맞잡던 모습. ⓒ뉴시스

엔비디아가 한국에 총 26만 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수준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GPU 한 장당 8개 이상의 최신 HBM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공급은 한국 반도체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평가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한국 정부와 주요 대기업에 총 26만 장의 GPU를 공급하며, 국내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핵심 파트너로 나선다. 공급 물량은 정부 5만 장, 삼성전자 5만 장, SK하이닉스 5만 장, 현대차그룹 5만 장, 네이버클라우드 6만 장으로 구성됐다. 이는 단일 국가로 공급되는 GPU 규모로는 전 세계 최대 수준이다.

AI 산업에서 GPU는 핵심 연산 자원으로, 글로벌 주요 기업들은 엔비디아의 GPU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번 공급 결정으로 엔비디아는 한국을 ‘AI 팩토리’ 중심국가로 육성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게 됐다. 업계는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HBM 매출 증가와 함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GPU는 한국의 AI 팩토리에 사용되는 만큼, 국내 기업이 생산한 HBM이 대부분 탑재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마이크론도 HBM 생산을 확대하고 있지만, 엔비디아가 이번에 한국 기업들과의 협력을 강화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사실상 주요 공급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상된다.

26만 장이라는 공급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인 수치다. 앞서 엔비디아는 영국에 12만 장, 유럽연합(EU)에 10만 장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이번 한국 공급은 그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물량이다. 이는 엔비디아가 한국을 글로벌 AI 생태계 조성의 중심지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번 공급으로 인한 HBM 매출은 최대 1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엔비디아가 공급하는 GPU는 차세대 모델인 ‘블랙웰(GB200)’로, 여기에 5세대 ‘HBM3E 12단’ 메모리 8개가 탑재된다. HBM3E 12단의 개당 가격은 약 300달러로, AI 시장의 폭발적 수요로 인해 3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

이를 기준으로 총 208만 개의 HBM3E 모듈이 필요하며, 개당 350달러를 적용할 경우 매출 규모는 약 7억2,800만 달러(한화 약 1조400억 원)에 달한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에게 매출 증대뿐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산업 내 경쟁 우위를 강화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글로벌 HBM 시장이 기존의 ‘삼성-하이닉스-마이크론 3파전’에서 ‘삼성-하이닉스 양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삼성과 하이닉스의 기술력과 생산 안정성에 강한 신뢰를 보이고 있다”며 “차세대 HBM4에서도 협력 범위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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