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승 합동참모의장이 북한이 최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에 러시아의 기술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군사기술이 아직 완전하지 않다고 평가하며, 우리 군이 다양한 시나리오에 따라 대응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진 의장은 14일 서울 용산 합참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화성-20형 관련 질의에 “러시아의 기술 개입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답했다. 이는 최근 북러 간 군사협력이 강화되는 정황 속에서 나온 발언으로, 한국 군 당국이 북한의 신형 ICBM 개발 과정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열병식에서 함께 공개한 극초음속 미사일 ‘화성-11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진 의장은 “요격률이 다소 낮더라도 우리 군의 방어체계로 충분히 요격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기술 수준은 여전히 검증이 필요하지만, 군은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세밀한 대응 체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하고, 화성-20형을 비롯해 극초음속 미사일과 다탄두형 탄도미사일 등 신형 무기를 공개했다. 비가 내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진행된 이번 행사는 북한이 대규모 병력과 장비를 동원해 실전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 의장은 “북한이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열병식을 강행한 것은 자신들의 군사력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려는 목적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군의 정찰 능력 강화 계획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군 전용 정찰위성뿐 아니라 민간 위성 자산도 정찰과 감시 임무에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며 “정보 획득 주기를 단축하기 위해 민·군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 의장은 지난 8월 폭염으로 연기된 한미연합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UFS)’의 야외 실기동훈련(FTX)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9월에 모든 훈련을 소화하지는 못했지만, 10월 10일 기준 대부분의 훈련을 완료했고 연말까지 모든 계획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에서 제기된 ‘북한의 반발을 고려한 훈련 연기’ 주장에 대해서는 이를 일축했다. 진 의장은 “일정 조정은 훈련 부대와 지역 여건에 따른 결정일 뿐, 연합방위태세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번 국정감사에서 진 의장은 북한의 신형 무기 개발, 한미 연합방위체계, 민군 정찰 협력 등 안보 현안 전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며, 북한의 군사적 도발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음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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