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 데이터센터 시대는 저문다. 이제 지구를 도는 우주 슈퍼컴퓨터가 인공지능(AI)을 대신 학습할 것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이 발언은 단순한 미래 전망을 넘어, AI 인프라 패러다임 전환을 예고하는 메시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면서 전 세계는 대규모 연산을 뒷받침할 인프라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러나 지상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 소비와 냉각 비용이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AI 모델 학습과 고성능 연산을 수행하는 데이터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릴 만큼 에너지를 소모하고 있으며, 장비 냉각을 위해 매일 수백만 리터의 물이 사용되고 있다. 전력망 부담과 환경 문제까지 겹치면서 기존 확장 전략은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재검토 대상이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이러한 제약을 넘어설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 해법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우주데이터센터다. 지상을 벗어난 AI 인프라 구축이 차세대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
◈AI 전력 위기 현실화…우주데이터센터가 대안으로 부상
모건스탠리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2028년까지 미국에서만 36기가와트(GW)의 전력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원자력발전소 1기가 약 1GW를 생산한다고 가정하면 36기에 해당하는 규모다. 국내 기준 원자력발전소 1기 건설에 약 23조원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AI 인프라 확장을 위한 비용 부담은 천문학적 수준에 이른다. 데이터센터 증설에 필요한 투자 규모 역시 34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우주데이터센터는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우주는 영하 270도에 달하는 자연 냉각 환경을 제공하며, 태양광을 활용한 발전이 가능하다. 지상에서 가장 큰 부담으로 꼽히는 냉각 비용과 전력 공급 문제를 동시에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전력 위기와 환경 부담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차세대 AI 인프라로 주목받는 배경이다.
일론 머스크는 최근 스페이스X와 xAI의 합병 가능성을 언급하며 “3년 내 우주 AI 연산 비용이 지상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역시 공식 석상에서 우주 기반 데이터 인프라 필요성을 강조했다. AI 연산 수요가 폭증하는 가운데, 우주데이터센터는 기술 실험 단계를 넘어 전략적 투자 대상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미·중 중심 우주 궤도 경쟁…저궤도·SSO 집중 공략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을 준비하는 주요 국가들은 대부분 저궤도(LEO)와 태양 동기 저궤도(SSO)를 선택하고 있다. 저궤도는 지표면과 가까워 데이터 전송 지연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SSO는 위성이 지구를 공전하는 동안 태양과 이루는 각도가 일정하게 유지돼 밤 구간이 없으며, 24시간 안정적인 전력 확보와 열 관리에 유리한 구조로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구글의 ‘프로젝트 선캐처’가 대표적 사례로 거론된다. 지난해 하반기 실제 궤도 테스트에서 지상 대비 데이터 처리 지연 시간을 30% 이상 단축했다는 실증 결과를 공개했다.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네트워크를 활용해 궤도에서 직접 데이터를 연산하고, 결과값만 지상으로 전송하는 구조다. 이는 우주데이터센터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됐다.
중국 역시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ADA 스페이스는 세계 최초 AI 전용 위성을 발사한 데 이어 지난해에만 10기 이상을 추가로 쏘아 올렸다. 2035년까지 2800기 규모의 위성 네트워크를 구축해 우주데이터센터를 완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AI 기술 패권을 둘러싼 미·중 경쟁의 연장선에서 추진되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유럽연합(EU)도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다. ADA 스페이스의 ‘ASCED 프로젝트’는 우주데이터센터가 지상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80% 이상 저감할 수 있다는 실증 결과를 발표했다. 2050년까지 1GW 규모의 우주데이터센터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본은 NTT와 스카이퍼펙트 JSAT이 협력해 ‘우주 통합 컴퓨팅 네트워크’ 1단계인 광통신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우주 데이터 저장 서비스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국도 국가 전략 과제로 격상…AI 반도체 기반 실증 추진
한국 정부도 우주데이터센터를 국가 전략 과제로 격상했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최근 “국산 신경망처리장치(NPU) 반도체와 독자 AI 모델을 결합한 우주데이터센터를 개발하고 실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위성 발사를 넘어, 국내 반도체 기술력을 우주 환경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우주의 강한 방사선을 견딜 수 있도록 내방사선 설계를 적용한 국산 AI 반도체를 탑재해 독자 기술 기반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AI 반도체와 우주 인프라를 결합하는 시도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우주항공청은 올해부터 탐색 연구에 착수해 우주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한 10대 핵심 기술 과제 개발에 돌입했다. 약 1년간의 연구를 거쳐 세부 계획을 구체화하고, 2028년 예산을 투입해 본격적인 실증 단계에 진입한다는 구상이다.
AI 시대의 전력 위기와 기술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우주데이터센터는 새로운 산업 지형을 바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지상을 넘어 궤도에서 구현되는 AI 인프라가 현실화될 경우, 데이터센터의 개념과 글로벌 기술 경쟁 구도 역시 근본적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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