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 안식일 후 첫날의 사건: 성부 하나님이 개입한 초자연적 사건

김영한 박사
김영한 박사

여인들은 예수 부활의 첫 목격자가 된다. 마태는 다음 같이 부활 사건을 전해주고 있다: 안식일이 다 지나고 안식 후 첫날이 되려는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려고 갔다(마 28:1). 큰 지진이 나며 형상이 번개 같고 눈 같은 흰 옷을 입은 주의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다: “큰 지진이 나며 주의 천사가 하늘로부터 내려와 돌을 굴려 내고 그 위에 앉았는데 그 형상이 번개 같고 그 옷은 눈 같이 희거늘”(마 28:2-3). 지키는 자들이 놀라 두려워 떤다: “지키던 자들이 그를 무서워하여 떨며 죽은 사람과 같이 되었더라”(마 28:4).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한다: “너희는 무서워하지 말라.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를 너희가 찾는 줄을 내가 아노라. 그가 여기 계시지 않고 그가 말씀 하시던 대로 살아나셨느니라. 와서 그가 누우셨던 곳을 보라”(마 28:5-6).

막달라 마리아와 다른 마리아는 무덤에서 일어난 사실을 보고 제자들에게 알리려고 급히 가다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신 부활하신 예수를 만난다. 마태는 다음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 여자들이 무서움과 큰 기쁨으로 무덤을 빨리 떠나 제자들에게 알게 하려고 달음질할새, 예수께서 저희를 만나 가라사대 평안하뇨 하시거늘 여자들이 나아가 그 발을 붙잡고 경배하니, 이에 예수께서 이르시되 무서워 말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리로 가라 하라 거기서 나를 보리라 하시니라“(마 28:8-10). 막달라 마리아를 비롯한 여성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를 가장 먼저 만나고 체험하는 영광을 얻는다. 여인들은 남성 제자들이 무기력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예수 부활사건의 첫 증인이 되는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대 실존주의 신학자 불트만은 예수의 부활사건은 실존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보고 죽은 이들 가운데서 살아난다는 부활신앙을 반대했다. 그는 예수께서 무덤에서 살아나오셨다고 하드라도 죽은 이를 되살리는 그러한 기적과 같은 자연사건은 우리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실존적으로 무의미하다고 말해야 한다고 본다. 그리하여 현대 신학자들은 부활 사건보다는 그 사건의 의미성(Bedeutsamkeit, significance)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영국의 자유주의 신학자 존 라빈슨(John Robinson)은 예수 부활의 사건이란 예수의 사랑이 절망한 제자들의 삶에 불을 붙인 새로운 사랑의 사건, 독일의 자유주의 신학자 불트만은 제자들의 실존에 일어난 새로운 자기 이해로서의 실존적인 사건, 독일계 미국 자유주의 신학자 폴 틸리히는 인간소외를 극복하는 새 존재에의 용기를 가져다 주는 사건으로 이해했다. 라빈슨, 불트만, 틸리히 등은 실존주의적 이성의 관점에서 보편적 이성의 이해 차원을 넘어선 부활 사건의 사건성을 부정했고, 스위스의 말씀의 신학자 바르트 역시 계시를 초역사로서(Offenbarung als Geschichte) 해석하고 부활 사건을 역사 가운데서 아니라 초역사적 사건으로 해석하면서, 신문기자들이 카메라로 찍을 수 있는 시간공간성에 대하여 회의의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1960년 이후 “역사와 미래“를 주제로 유럽신학을 새롭게 형성한 보편사 신학자 판넨베르그와 소망의 신학자 몰트만은 예수 부활의 역사적 사건을 주제화 함으로써 역사적 예수의 부활은 신학계에서 다시 수용되었다. 판넨베르그는 역사 종말을 선취하는 사건, 몰트만은 역사를 가능하게 하는 사건으로 해석하였다. 예수 부활 사건은 역사적 지성이나 자연과학적 이성으로 판단할 사건이 아니라 역사 속에 들어온 하나님의 주권적인 개입으로 신앙으로 파악되는 초역사적이며, 초자연적 사건이다. 사복음서 기자들이 한결 같이 보고하는 바 같이 제자들이 전혀 예기치 않게 일어난 인간차원을 넘어선 성부 하나님의 주권적인 개입 가운데 일어난 놀라움과 경악의 초인간적인 사건이었다.

미국 듀크대 신학부(Duke Divinity School) 교수요 복음주의 신약학자인 리차드 해이(Richard Hays)는 다음같이 부활의 역사적 사건을 고백하고 있다: “나는 부활을 역사적 사건으로 묘사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생각하는 신약학자나 신학자들과 결별한다... 하나님은...예수를 죽은 자 가운데서 일으킴으로써 인간의 상상력을 초월하는 어떤 일을 행하셨다.” 예수 십자가 처형 후 낙심해서 도망간 제자들을 중심으로 그처럼 3일 후에 급속히 재결집하여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신앙공동체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은 빈무덤의 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예수 부활 사건의 결정적인 초자연적인 하나님의 간섭의 사건으로써만 가능한 것이다. (계속)

김영한(기독교학술원장, 샬롬나비 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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