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과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마련된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던 모습. ⓒ뉴시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과거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마련된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 사무실에 출석하던 모습. ⓒ뉴시스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특별검사팀이 기독교계 인사들과 종교시설을 상대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특검은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군종 목사를 통해 윤석열 전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교계 인사에게 구명을 요청했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극동방송, 관련 인물의 자택 등을 대상으로 강제수사를 실시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박상혁 수석대변인을 통해 "한치의 의혹 없이 진상을 규명하려는 특검의 수사를 지지한다"고 밝혔지만, 종교시설에 대한 수사는 각별한 절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 대변인은 "종교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으로, 수사가 종교계의 정신적 상징성을 훼손하지 않도록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압수수색이 "정치 탄압을 넘어 종교 탄압"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최수진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구체적 증거 없이 단순 의혹만으로 여의도순복음교회와 극동방송을 압수수색한 것은 명백한 권한 남용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어 "정치적 목적의 수사 남용이 교회를 겨냥해 신앙과 믿음 위에 군림하려는 것이라면 이는 민주주의 훼손"이라고 주장했다.

의혹의 중심에 있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구명 활동을 시도하거나 언급한 사실이 전혀 없으며, 관련 통화들도 모두 신앙과 위로 차원의 대화였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이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그는 2023년 7월 31일 백명규 해병대 군종목사와 약 5분간 통화했으며, 8월 2일에는 여의도순복음교회 고 모 목사와 유사한 길이의 통화를 진행했다. 그의 아내도 백 목사와 같은 기간 세 차례 통화한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해당 통화들이 모두 개인적이고 종교적인 내용에 국한되었다고 설명하며, 특검 수사로 인한 불필요한 오해가 확산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임 전 사단장은 "특검이 언급한 인물 외에도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와 극동방송 전직 사장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며, 이번 조치가 교계 전반에 과도한 불신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교계 지도자들의 명예와 인권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지난해 7월 발생한 채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특검이 임 전 사단장의 구명 로비 의혹을 확인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것이다. 특검팀은 이영훈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목사, 김장환 극동방송 이사장, 백명규 목사 등을 상대로 관련 자료 확보에 나섰다. 이들 인물은 윤 전 대통령의 종교계 인맥으로 알려져 있어 이번 수사는 정치적 해석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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