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군(SAF: Sudanese Armed Forces)에 의해 강제 철거된 하르툼의 엘하지 유시프(El Haj Yousif) 엘 셰글라(El Shegla) 지역의 오순절 교회의 모습
수단군(SAF: Sudanese Armed Forces)에 의해 강제 철거된 하르툼의 엘하지 유시프(El Haj Yousif) 엘 셰글라(El Shegla) 지역의 오순절 교회의 모습. ©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는 수단 수도 하르툼의 엘하지 유시프(El Haj Yousif) 엘 셰글라(El Shegla) 지역에서 오순절 교회가 수단군(SAF: Sudanese Armed Forces)에 의해 강제 철거된 사실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고 1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현지 시각으로 지난 8일 오전, 약 30명의 무장 병력이 두 대의 불도저와 여러 대의 픽업트럭 및 랜드크루저를 동원해 교회를 기습하며 발생했다.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인 '기독교연대세계'(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CSW)에 따르면, 이 교회는 1990년대에 건립된 건물로, 예배당뿐 아니라 사무실, 게스트하우스, 기타 부속 건물까지 완전히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수단군은 최근 하르툼을 장악하고 있던 라이벌 무장세력인 신속지원군(RSF: Rapid Support Forces)으로부터 도시를 수복했다고 주장했으며, 이번 철거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수단은 현재 SAF와 RSF 간의 무력 충돌로 인해 내전 상태에 있으며, 이 갈등은 2023년 양측의 권력투쟁으로 촉발돼 전국적인 무력 분쟁으로 번졌다. 이번 교회 철거는 단순한 군사적 행위로 보기 어려운 종교 자유 침해 사례로, 특히 SAF는 작년 12월 하르툼 내 또 다른 교회를 공습해 최소 11명의 민간인을 사망케 한 전력이 있다. 희생자 중 8명은 아동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편 RSF 또한 지난 6월 북다르푸르(North Darfur) 지역에서 단 이틀 동안 세 곳의 교회를 폭격해 큰 피해를 입혔다. 이처럼 양측 무장세력이 종교 시설을 군사적 표적으로 삼는 행위가 반복되면서, 종교적 소수자와 민간인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에 대해 CSW 대표 스콧 바워(Scot Bower)는 "이번 철거는 SAF가 장악한 지역에서, 당국의 방조 혹은 직·간접적인 지시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강한 우려를 표했다. 그는 "로마 규정(Rome Statute)에 따르면, 종교시설에 대한 의도적인 파괴 행위는 중대한 국제 범죄"라고 지적하며, 관련자 처벌과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바워 대표는 "수단 내 모든 무력 충돌 당사자는 국제 인도법과 인권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종교 예배당은 물론, 피난민의 임시 거주처로 기능하는 종교시설에 대한 공격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전면적인 즉각 휴전이야말로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한 외교적 개입과 중재 노력을 기울일 것을 요청했다.

한편, 수단 내전은 현재까지 수천 명의 사망자와 수백만 명의 국내외 피난민을 양산하며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종교적 소수자와 민간인에 대한 폭력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제사회는 점점 심화되는 인도주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고 실질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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