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교육감,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이 최근 여수시민회관에서 열린 '전국 최초 혈서 지원 전남 학도병 6·25 출전 75주년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학도병충혼선양회
전남도교육감, 국회의원, 시장, 시도의원이 최근 여수시민회관에서 열린 '전국 최초 혈서 지원 전남 학도병 6·25 출전 75주년 기념식'을 지켜보고 있다. ⓒ학도병충혼선양회

6·25참전학도병충혼선양회(이하 충혼선양회)는 전남 지역 학도병들의 6·25전쟁 참전 75주년을 맞아 여수 시민회관에서 기념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전국 최초로 혈서를 쓰고 참전한 전남 학도병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리는 자리로,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었다.

이번 기념식은 충혼선양회 주최로 열렸으며, 전라남도와 전라남도교육청, 육군 제31보병사단이 후원했다. 전남도교육감과 국회의원, 여수시장, 시도의원 등 정치인들을 비롯해 생존 학도병, 유가족, 군 장병, 보훈단체, 각급 학교장 및 학생 등 500여 명이 참석해 자리를 함께했다.

기념식은 여수시립합창단의 공연으로 시작돼 군가 합창, 헌시 낭송, 개식 기도, 애국가 제창 및 순국선열·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추모 영상 상영 등으로 이어졌다. 유성남 여수광림교회 목사가 개식을 위한 기도를 올렸으며, 고효주 충혼선양회 회장은 지난 10여 년간의 학도병 유해 발굴과 사료 수집, 정부 기념일 제정 운동에 대한 활동 경과를 PPT로 보고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전남 출신 생존 학도병 송형선 옹에게 감사패가 전달됐고, 유가족 대표에게는 감사의 마음을 담은 꽃다발이 증정됐다. 참석자들은 학도병과 유가족에게 감사의 경례를 올리며 깊은 존경과 경의를 표했다.

이어 김만규 학도의용군 6·25참전기념사업회 회장이 '6·25 참전 학도병의 날'을 정부 기념일로 지정해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낭독했고, 현장 참석자 전원의 만장일치로 채택됐다. 김대중 전라남도교육감 또한 학도병들의 희생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정부 기념일 제정을 적극 지지했다.

학도병 충혼 헌정 무대에서는 우동식 시인이 헌시를 낭송했고, 바리톤 이중현의 추모곡과 박은애 안무가의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장중한 분위기를 더했다. 여수시립합창단은 편곡된 '전우의 노래'를 메들리로 연주했으며, 제31보병사단 장병들과 함께 군가 '전우여 잘 자라'를 합창해 행사장의 감동을 배가시켰다. 마지막 순서로는 여수고등학교 김연경 교장이 무대에 올라 "조국을 위해 헌신한 학도병을 잊지 말자"며 만세삼창을 선창하며 행사를 마무리했다.

기념식이 열린 여수 시민회관 1층에서는 전남 학도병들의 참전 당시 사진과 관련 사료들이 전시되어 참전의 역사를 시각적으로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됐다. 관람객들은 당시 10대의 어린 학생들이 혈서를 쓰고 무장 없이 전선에 나섰던 모습을 접하며, 현재 대한민국이 존재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시금 숙고하는 시간을 가졌다.

고효주 회장은 "학도병들의 피와 땀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밑거름"이라며 "이들의 정신이 정부 기념일로 공식 제정돼 후대에 길이 남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50년 7월 13일, 한국전쟁 발발 직후 여수, 순천, 보성 등 전남 지역 중학생 183명이 전국 최초로 자원 입대했다. 이들은 군번도 무장도 없이 오직 조국 수호의 뜻으로 혈서를 작성한 뒤 전선에 나섰다. 그들의 용기와 희생은 오늘날까지도 전남 지역과 한국 사회 전반에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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