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4월 국내 고용시장이 1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취업자 증가세를 보이며 4개월 연속 10만명 이상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전체 고용률도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청년들의 취업 어려움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제조업과 건설업을 비롯한 내수 산업에서의 고용 위축이 지속되는 가운데, 산업별 양극화 현상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2025년 4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888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만4,000명(0.7%) 증가했다. 이는 2024년 4월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취업자 수는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감소한 이후 올해 들어 1월(13만5,000명), 2월(13만6,000명), 3월(19만3,000명)에 이어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용률 또한 상승세를 보였다. 전체 고용률은 63.2%로 전년 동월 대비 0.2%포인트 상승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 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9.9%로 0.3%포인트 올랐다. 두 지표 모두 4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실업자 수는 85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3만1,000명 줄었으며, 실업률은 2.9%로 0.1%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와 실업자에 포함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597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소폭(1만8,000명, 0.1%) 증가했다.
눈에 띄는 점은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의 증가다. 해당 인구는 243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5,000명(1.9%) 늘었다. 이는 청년층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15~29세 청년층에서 ‘쉬었음’으로 분류된 인구는 41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4만5,000명 증가했고, 이 중 20대는 39만2,000명으로 3만5,000명(9.7%) 증가했다. 청년층과 20대의 ‘쉬었음’ 인구는 12개월 연속 증가해, 이는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이어졌던 26개월 연속 증가 이후 최장 기록이다.
청년층 고용 상황도 부진했다. 15~29세 고용률은 45.3%로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0.9%포인트 하락, 202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같은 연령대의 실업률은 7.3%로 전년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4월(7.4%) 이후 최고치로, 4월 기준으로는 역대 네 번째 높은 수치다.
산업별 고용 흐름은 분야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1만8,000명 증가, 7.3%),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11만3,000명, 8.1%), 정보통신업(7만2,000명, 6.6%) 등은 취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반면, 건설업(-15만명, -7.2%), 농림어업(-13만4,000명, -8.6%), 제조업(-12만4,000명, -2.7%)에서는 큰 폭의 감소가 이어졌다. 특히 농림어업 취업자 수는 2015년 11월 이후 최대 폭의 감소를 기록했다.
건설업의 경우 12개월 연속, 제조업은 10개월 연속으로 취업자 수가 줄었다. 통계청 공미숙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과 건설업의 회복세가 아직 본격화되지 않았고, 특히 농림어업의 경우 날씨 등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직업군별로도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9만3,000명, 4.7%), 사무종사자(8만4,000명, 1.7%), 서비스 종사자(6만2,000명, 1.8%)는 증가했지만, 농림어업 숙련종사자(-10만5,000명, -6.9%), 기능원 및 관련 기능 종사자(-5만2,000명, -2.3%), 단순노무 종사자(-4만9,000명, -1.2%)는 줄었다.
고용 형태별로는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27만9,000명, 1.7%)와 임시근로자(5만2,000명, 1.1%)가 증가한 반면, 일용근로자(-5만4,000명, -5.8%)는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만6,000명(-1.1%) 줄었고,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만1,000명(0.2%) 증가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공 국장은 “청년들이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쉬고 있거나 다음 일을 준비하기 위해 쉬고 있다는 응답이 많다”며 “청년층 취업의 어려움이 비경제활동인구나 '쉬었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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