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르심은 언제나 완벽한 이들을 찾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이 보기에는 작고 초라한 이들, ‘넘버 원’이 아니라 ‘넘버 쓰리’ 같은 존재를 통해 하나님의 위대한 이야기가 시작되곤 한다. 이재국 목사(의정부 행복한우리교회 담임)의 신간 <넘버 쓰리여도 괜찮아>는 그런 점에서 특별한 감동을 전하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보살이었던 어머니 밑에서 자라나 목회자의 길을 걷기까지, 그리고 그 부르심 속에서 경험한 하나님의 놀라운 은혜와 인도하심을 담담하고도 정직하게 풀어낸다.
이 책은 겉으로 보기에 화려한 인생은 아니다. 성공 신화도, 위대한 영웅담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세상의 기준으로 보면 한없이 평범하고, 때로는 삼류처럼 보였을지도 모를 한 인생의 기록이다. 그러나 독자들은 이 책의 첫 장을 펼치는 순간, 그 삶이 얼마나 ‘하나님의 눈에 보배로운 인생’이었는지를 깊이 느끼게 된다. 무엇보다 이재국 목사는 “넘버 쓰리여도 괜찮다”는 고백을 통해, 평범함이 결코 하나님의 일하심을 가로막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위로와 희망을 전한다.
불상 아래서 드린 기도, 그 기도의 응답으로 서다
<넘버 쓰리여도 괜찮아>의 가장 강렬한 인상은 저자의 출발점에 있다. 그는 신앙 1세대로, 그의 어머니는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이었다. 집 안 한켠에는 큰 불상이 자리하고 있었고, 어린 시절 그는 그 불상 아래 작은 공간에 들어가 하나님께 기도하곤 했다. 기도는 매일 밤 이어졌고, 하나님의 부르심은 그 깊은 밤의 기도 가운데 자라났다. 가난한 형편, 종교적 충돌, 신학 공부에 대한 가족의 반대 속에서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하나님의 뜻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하나님, 저를 믿지 않는 가정에 보내신 이유가 분명히 있을 줄 믿습니다.” 그 기도는 단순한 청소년의 외침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엎드린 순종의 언약이었다.
어머니의 삶, ‘희생’이라는 또 다른 이름의 사랑
이 책이 더욱 울림을 주는 이유는, 저자의 신앙 고백과 더불어 어머니에 대한 깊은 사랑과 존경이 책 전반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는 열 살 무렵 부모를 여의고, 동생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일찍 어른이 되어야 했다. 글도 제대로 배우지 못한 채, 자신의 모든 시간을 자녀들을 위한 삶에 쏟아부었다. 때로는 그것이 잘못된 길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어머니에게는 자녀의 안녕이 유일한 기도 제목이자 삶의 이유였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한 여인의 희생적인 삶이 얼마나 위대한 신앙의 밑거름이 되었는지를 고백한다. 자신의 신앙이, 그리고 목회자로서의 삶이 결코 자신만의 선택이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그는 분명히 말한다. “하나님의 부르심에는 후회하심이 없다”는 믿음 위에서, 그는 담담히 어머니를 향한 진심을 노래하듯 풀어놓는다. “엄마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 하늘 땅만큼.” 그 말은 단순한 표현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신앙과 사랑의 고백이다.
평범한 인생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다
<넘버 쓰리여도 괜찮아>는 이 시대의 수많은 ‘넘버 쓰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전하는 책이다. 특별한 재능이나 배경이 없어도, 혹은 세상의 기준에서 성공하지 못했다 해도, 하나님은 여전히 우리 각자의 삶 속에서 신실하게 일하신다. 저자는 책 속에서 반복해 말한다. “나는 넘버 원이 아니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충분했다.” 이 메시지는 각박한 경쟁과 비교 속에서 지쳐 있는 많은 이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그는 말한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라 고생이라는 말 자체가 어색하다.” 믿음의 길이 고난이라 해도, 그것이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여정이라면 기꺼이 걸을 수 있다는 고백은, 어쩌면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모두가 잊고 있었던 가장 단순하고 깊은 신앙의 진리를 일깨운다.
‘넘버 쓰리’들에게 전하는 용기와 소망의 편지
이재국 목사의 <넘버 쓰리여도 괜찮아>는 단지 한 목회자의 삶을 풀어낸 회고록이 아니다. 오히려 이 책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수많은 평범한 이들에게, 하나님의 부르심은 언제나 유효하며, 이 시대를 사는 이들의 약함과 평범함 속에서도 하나님의 영광은 드러날 수 있다는 믿음의 선언이다.
지금 막막한 현실 앞에서 자신이 ‘넘버 쓰리’ 같다고 느끼는 이가 있다면, 이 책은 분명히 따뜻한 위로가 될 것이다. 삶이 무너지는 그 순간에도, 하나님은 그리스도인들을 여전히 ‘그분의 작품’으로 다듬고 계시다는 진리를 이 책은 조용하지만 깊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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