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가 전면 재개된 첫날,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2차전지 및 바이오 종목들이 일제히 급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 특히 실적 부진 우려가 겹친 2차전지주는 낙폭이 두드러졌으며, 일부 종목은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기준 에코프로는 전 거래일 대비 9.68%(5500원) 하락한 5만1300원에 거래되며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포스코퓨처엠(-6.50%), 에코프로머티(-6.40%), LG에너지솔루션(-5.48%), SK이노베이션(-4.55%), 삼성SDI(-4.16%), POSCO홀딩스(-3.77%), LG화학(-3.86%) 등 주요 2차전지 종목도 동반 하락했다.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머티, 엘앤에프 등은 모두 연중 최저가를 새로 기록했다.
2차전지 업종의 부진은 전기차 시장의 침체와 실적 악화 우려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정진수 흥국증권 연구원은 "1분기 2차전지 업종의 실적은 전분기 대비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며 "전방 산업인 전기차 OEM뿐 아니라 배터리셀, 소재 기업 전반에 재고가 누적돼 채찍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제약ㆍ바이오 종목도 약세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같은 시각 셀트리온제약(-4.04%), HLB(-3.67%), 셀트리온(-3.05%), 삼성바이오로직스(-2.57%), 차바이오텍(-1.71%) 등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대차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월 28일 기준 주요 종목의 대차잔고 비율은 에코프로비엠 15.15%, 에코프로 12.62%, HLB 8.50%, 포스코퓨처엠 8.05%, 삼천당제약 5.50%, 알테오젠 4.75%, 차바이오텍 11.40%로 나타났다. 공매도 잔고 비중(3월 26일 기준) 역시 에코프로비엠 3.52%, 에코프로 2.80%, 포스코퓨처엠 2.45%, HLB 2.21% 등으로 높게 나타나, 주가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공매도 잔고가 평균 수준으로 회귀하는 과정에서 주식시장 전반의 변동성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김지현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년 대비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인 코스닥 중소형주 대부분이 개별주식선물이 상장되지 않아 공매도에 더 취약하다"며 "최근 대차잔고가 늘었거나 외국인 지분율이 상승한 종목은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2009년 사례처럼 외국인 매수세가 코스닥보다는 코스피 대형주로 집중될 가능성이 있다"며 "방어적 전략을 취할 경우 반도체, 은행, 상사·자본재 등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매도 재개에 따른 충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2021년 공매도 재개 당시에도 초기 조정 후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며 "이번에도 유사한 패턴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실적 시즌을 기점으로 시장의 방향성이 보다 명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2025년 코스피 기업의 이익은 1분기가 저점일 가능성이 높다"며 "실적이 양호한 업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이며, 조선,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화학 업종 등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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