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경남 산청군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 마련된 대피소를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던 모습. ⓒ뉴시스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28일 오후 경남 산청군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 마련된 대피소를 찾아 관계자를 격려하던 모습.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그간 부담으로 작용했던 사법 리스크를 일정 부분 해소했지만, 여론의 즉각적인 반응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죄 선고 이후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 대표의 지지율은 오히려 소폭 하락하며, 향후 정치적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3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 따르면, 이 대표의 지지율은 34%로 직전 조사 대비 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엠브레인퍼블릭, 케이스탯리서치, 코리아리서치, 한국리서치 등 4개 여론조사 기관이 공동으로 진행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31%로 전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와 동시에 부동층의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갤럽 조사에서 부동층은 2월 2주차 30%에서 시작해 6주 연속 증가하며 이번 조사에서는 37%까지 상승했다. NBS 조사에서도 같은 기간 부동층 비율이 전주 31%에서 35%로 늘어났다. 이는 유권자들이 명확한 차기 주자를 선택하지 못하고 관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대표는 여전히 30% 초중반대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으며, 50% 안팎의 정권교체 여론과는 간극을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정치권 안팎에서는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중도층의 이탈을 막거나 새롭게 흡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대표 측은 사법 리스크가 이미 지지율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던 만큼, 무죄 판결에 따른 즉각적인 반등은 기대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최근 중도층을 겨냥한 '정책 우클릭' 전략과 당내 통합 행보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반전의 흐름을 만들지 못한 점에 대해 아쉬움을 내비치는 분위기도 있다.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중도층은 언제나 대세에 영향을 받는다"며 "윤 대통령 파면이 결정된다면 유력 야권 주자를 중심으로 결집 현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무죄 선고 직후 영남 지역을 방문해 산불 피해 현장을 점검하며 민생 행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촉구하는 등, 향후에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현안을 중심으로 차기 지도자로서의 존재감을 강화하려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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