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기존 5058명에서 3058명으로 조정하는 방안을 내놓았지만, 의대생들의 복귀 움직임은 여전히 미온적이다. 각 대학은 강의 녹화를 준비하며 향후 복귀를 대비하는 한편, 학생들에게 학업 복귀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빠른 복귀를 촉구하고 있다.
11일 수도권 소재 의대에 재학 중인 2025학번 학생은 "수강신청은 했지만 수업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주변에서도 여전히 복귀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는 지난 7일 의대 학장 및 대학 총장들과 논의한 끝에, 3월 말까지 모든 의대생이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을 기존 5058명에서 3058명으로 축소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이선우 씨는 "언젠가는 본과 임상 수업과 병원 실습을 병행해야 하는데, 현재 학교에 이러한 교육 여건이 제대로 마련돼 있는지 의문"이라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의대생들의 복귀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이 계속되면서 학부모들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2024학번 의대생을 둔 한 학부모는 "작년에도 휴학했는데, 아직까지도 학교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며 "올해도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여름에 군 입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아이가 수강신청은 했지만 학교 분위기가 휴학을 권하는 쪽으로 흐르고 있다"며 "상황이 불확실해 방조차 구하지 못했다"고 걱정을 나타냈다.
각 대학들은 학생들이 추후 복귀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의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 고려대 의대는 전날 공지를 통해 강의 녹화를 진행하도록 했다.
고려대 의대 한 교수는 "군 위탁생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학생이 거의 없다"며 "학생들이 언제 복귀할지 불확실한 상황이라 강의 녹화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각 대학은 의대생들의 빠른 복귀를 요청하며 설득에 나섰다. 연세대 의대는 정부의 3058명 정원 조정 발표가 있던 7일, 최재영 학장 명의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서신을 보내 "24일부터 특별교육 일정을 편성했다. 최대한 조정한 최종적인 교육과정 개시 일정"이라며 "이제 정부와의 협상은 선배들에게 맡기고, 학생들은 학교로 돌아오라"고 촉구했다.
가톨릭관동대 의대 학장단도 전날 학생 및 학부모들에게 "의대생 복귀가 지연될 경우 학사 일정 정상화가 어려워지고, 의사 국가시험 및 전공의 지원 과정에도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하루라도 빨리 복귀해 학업을 재개할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밝혔다.
충청권 소재 한 의대 교수는 "학생들도 복귀할 명분이 필요할 텐데, 교수진이 그에 대한 명분을 마련해줘야 한다"며 "현재 교수들끼리 해결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을 맡고 있는 양오봉 전북대 총장은 "학생 복귀를 위해 의대 학장단과 교수들이 힘을 합쳐 설득하고 있으며, 대학본부도 부총장을 중심으로 의대지원위원회를 구성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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