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인용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총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취소를 인용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의원총회장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23년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을 두고 "당내 일부와 검찰이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과 연이어 만나며 '당내 통합'을 강조하던 이 대표의 행보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이 나오자, 비명계는 즉각적인 사과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들은 이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하며 논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의 발언은 지난 5일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서 나왔다. 그는 2023년 9월 자신의 체포동의안 가결과 관련해 "당내 일부와 (검찰이) 다 짜고 한 짓"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체포동의안은 찬성 149표, 반대 136표, 기권 6표, 무효 4표로 통과됐으며, 민주당 내부에서 30표 이상 이탈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대표는 같은 날 "당내에 아직 비명계가 남아 있느냐. 이미 다 지난 일"이라며 해명했지만, 비명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두관 전 의원은 7일 "(비명계와) 협력하자는 말이 진심인가, 아니면 검찰과 짰다는 주장이 진심인가"라며 "이 대표가 매번 입장을 번복하고 반발하는 인사들을 '수박'이라 몰아붙이는 것은 당내 분열을 심화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당내 통합을 위한 만남이어야지, 보여주기식 만남이어서는 안 된다"며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박용진 전 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의 발언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그동안 조성된 통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비명계 의원들이 지난 총선에서 대거 낙천하는 아픔을 겪었음에도 당을 위해 남았는데, 이런 주장은 동지들의 상처를 덧내는 것"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비명계 전직 의원 모임 '초일회'도 5일 성명을 내고 "앞에서는 통합을 말하면서 뒤에서는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라며 즉각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친명계는 진화에 나섰다. 김영진 민주당 의원은 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가 유튜브 방송에서 자연스러운 대화 속에서 한 말일 뿐"이라며 "가볍게 한 이야기인데 과도하게 해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의 통합 행보는 변함없으며, 이번 발언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성호 의원도 "이 대표가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려는 발언을 한 것은 아닐 것"이라며 "서운함을 느낀 의원들이 있다면 내가 대신 사과할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친노(친노무현)계 핵심 인사인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과 회동할 예정이며, 김두관 전 의원과의 만남도 조율 중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으로 인해 비명계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당내 통합 행보의 의미가 퇴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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