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회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장관 및 고위 각료들과 회의하고 있다. ©현지 영상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과 관련된 기사를 공유하며, "이것은 젤렌스키가 한 발언 중 최악이며, 미국은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이 사람(젤렌스키)은 미국이 지원하는 한 평화를 원하지 않는다"며 "유럽 지도자들은 젤렌스키와의 회의에서 미국 없이는 어떤 결정도 내릴 수 없다고 단호히 말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러시아에 대한 힘의 과시 측면에서 이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으나, 협상이 결렬되면서 광물 협정 서명도 무산됐다.

◈젤렌스키 “미국과 관계 회복 기대”

젤렌스키 대통령은 런던에서 열린 유럽 정상회의 참석 후, 미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그는 "미국과의 관계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우리는 광물 협정 체결에 합의했고 서명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미국도 여전히 준비돼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럽 정상회의 참석 전 우크라이나에서 가진 브리핑에서는 "러시아와의 전쟁이 끝날 시점은 아직 멀었다"며 전쟁 장기화를 시사했다. 이 발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한 반발을 불러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냉담한 태도… 젤렌스키 신뢰도 하락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도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강한 압박을 가했다. 그는 "당신에게는 (내밀) 카드가 없다(You don’t have the cards)"며, 우크라이나의 외교적 입장이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는 우크라이나가 강대국의 안보 보장에 의존해왔던 지난 30여 년간의 외교 전략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독립국이 되었으나, 국제사회에서 강대국 간 이해관계에 휘둘리며 현재와 같은 상황에 처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나토(NATO) 가입 시도도 강대국들의 이해관계에 가로막혀 좌절됐다. 2008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적극 지지했으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관계를 고려해 반대하면서 무산됐다. 이후 2022년 러시아의 전면 침공 이후 다시 나토 가입을 추진했지만, 이번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협상을 우선시하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백악관 회담에서 격렬한 설전… 트럼프 “고마운 줄 알아라”

백악관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의 대립이 격화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과 동석한 자리에서 "푸틴은 지금까지 25번이나 자신의 약속을 어겼다. 이런 상황에서 외교를 논할 수 있느냐"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고마운 줄이나 알아라. 당신에게는 협상 카드가 없다"고 면박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의 발언에는 지난 30년간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의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으나, 실질적인 지원이 부족했던 점에 대한 불만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지원을 당연하게 여긴다는 인식을 보이며 냉담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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