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열심', 개척교회 사모들에 큰 위로
'ENFP'·'ISTJ' 서로 다른 두 자매의 '케미'
"찬양이 필요한 곳 어디든 찾아갈 것"
올해 2집 발매와 '하나님의 열심' 다국어 목표
CCM 시장에서 밴드 형식의 워십찬양이 여전히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오로지 보컬과 피아노만으로 메마른 마음을 촉촉이 적시는 팀이 있다. 올해로 데뷔 7년차를 맞은 CCM 여성 듀오 '러빔'(Luvim)의 보컬 김구슬 자매와 피아노 사공정 자매다.

두 사람은 서울예대 동기로 만났다. 한때 구슬 자매가 음악이 아닌 다른 일을 하려 할 때쯤 정 자매가 둘이 함께 음악을 해보자고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한다. 그렇잖아도 지난 몇 년간 밴드 '딜리버' 찬양사역팀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가며 서로의 음악성과 성향에 대해 잘 이해한 터였다.
누구든 '러빔'은 잘 몰라도 찬양곡 '하나님의 열심'은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사랑하는 내 딸아 너의 작음도 내겐 귀하다', '조금 느린듯해도 기다려주겠니', '너의 눈물의 기도 잊지 않고 있으니 나의 열심으로 이루리라'. 마치 하나님이 말을 건네는 듯한 가사로 어려운 처지에 있던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특히 보컬을 맡은 구슬 자매의 '눈물 버튼'이기도 한데 이 곡을 부를 때마다 눈물을 하도 많이 쏟아서 지금은 "절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완곡하는 것이 하나의 사명"과도 같다고 한다.
이렇게나 사랑 받고 있는 '하나님의 열심'을 다국어로 부르는 프로젝트도 차근차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영어 버전을 발표하고, 지금은 일본어, 중국어, 대만어 등으로 부를 계획이며, 이 곡을 통해 일하실 '하나님의 열심'을 기대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유튜브는 더 각별한 플랫폼이다. 2018년부터 유튜브에 CCM 커버를 올리며 활동해 온 러빔은 이듬해 첫 싱글 'Love Him'를 발매한지 얼마되지 않아 코로나 사태를 맞았다. 이때 러빔은 일주일에 CCM 두 세곡 정도를 커버(cover)해서 영상으로 올리곤 했다. 코로나로 인해 교회마다 현장 예배에 제약이 생겼을 당시 많은 사람들이 찬양에 대한 갈급함이 증폭됐는데, 이때 유튜브를 통해서 찬양을 들으며 갈증을 해갈하는 이들이 많았다. 코로나 이후, 그때 그 찬양을 부른 팀이 누구냐며 찾는 경우가 지금도 많다고 한다. 아래는 일문일답.
◆'하나님의 열심' 탄생 비화와 후기

정: "어느날 교회 설교를 통해 '하나님의 열심'이라는 표현을 처음 접했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시고 무엇이든 다 하실 수 있는 분이신데 왜 '우리'가 아닌 '하나님'의 열심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성경을 찾아보니 실제로 이사야서 9장 7절에 그 하나님의 '열심'에 대한 메시지가 있었다. 하나님이 그 모든 것을 이루신다는 내용이다. 이 곡은 내가 가장 낮아졌을 때, 할 수 없을 때 없다고 느낄 때 하나님께서 나를 사용하시려고 그때 나를 낮추셨구나 하는 고백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예배 찬양으로 쓰인 곡은 아니었는데도 예배에서 많이 불리는 걸 보면서 정말 '하나님의 열심'이 필요한 분들이 많았다는 걸 느꼈다."
구슬: "주로 정이가 굉장히 고심하며 곡을 쓰는데, 돌이켜보면 그러한 시간 또한 하나님께서 우리의 공로 없음을 알려주시려고 그런 상황들을 주시는 것 같다. 나는 매번 이 곡을 부를 때마다 하나님의 열심에 대한 메시지가 담긴 이 가사를 더 잘 표현하고 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 특별히 하나님께서 이 곡을 통해서 더 많은 일들을 행하실 거란 기대가 있다."
◆기억에 남는 일과 후속 작업
정: "우리 영상 댓글들을 보면 특히 교회 사모들께서 댓글을 많이 남겨주신다. 개척교회의 사모들께서 '앞이 보이지 않고 너무 막막할 때 하나님의 음성이 들리는 것 같아서 너무 위로가 된다'는 댓글을 남겨주셨는데, 그 댓글에 대댓글로 많은 분들이 '사모님 힘내세요', '혼자가 아닙니다' 응원하며 기도하겠다고 남겨주신다. 어쩌면 하나님의 열심이 가장 필요한 분들은 이런 분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구슬: "'하나님의 열심'을 외국어로 번안해서 계속해서 발매를 하고 싶은 마음이 내 안에 늘 있다. 지난해에 영어 버전을 발표했다. 이번에 중국어 버전 녹음을 했는데 정말 어렵긴 했지만, 열방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곡으로 쓰였으면 한다. 앞으로 20개, 30개 언어로 다 녹음을 할 수 있게끔 준비를 해 볼 마음이다."
◆찬양이 쓰이는 과정과 영감
정: "일상의 소재에서 영감을 얻으려 한다. 예전에 '내가 왜 찬양을 듣지 않았지'하고 생각해보면 뭔가 찬양을 들었을 때 늘 무거운 마음이나 너무 죄인된 마음이 들어서 그때 개인적으로 찬양을 멀리 했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그런 찬양들도 필요하지만, 우리 러빔의 찬양을 들으실 때는, 그냥 정말 평범한 일상 가운데서 찾을 수 있는 음악이 되었으면 한다. 계절이 바뀌었을 때 듣고 싶은 찬양, 바람이 불 때 듣고 싶은 찬양, 길을 걷다가 산책하면서 듣고 싶은 찬양 등 좀 더 실제적인 일상 안에서 하나님을 찾으실 수 있는 찬양을 많이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곡은 빠르면 하루 안에도 나온다. 제일 긴 건 2년인데, 지금도 쓰고 있다"
구슬: "나는 보컬 담당으로서 부르기 편한 멜로디를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정이가 코드와 함께 곡을 전체적으로 완성하는 대부분의 작업을 맡고 있다. 때로는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함께 그 내용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같이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서로 다른 두 자매의 '케미'
구슬 자매와 정 자매는 소위 MBTI가 완전히 반대이다. 구슬은 ENFP, 정은 ISTJ이다. 그래서 부딪히는 일이 없을까 싶어 물어보았지만 오히려 서로 보완이 된다고 두 사람은 입을 모았다.

정: "사실 피아노 전공이라 작곡을 따로 배워보거나 그러진 않았다. 곡을 쓰는 거에 있어서 아직 서툴러서 곡을 완성하는 거에 대한 부담이 항상 있기도 하고, 또 저 스스로 자기 검열이 심해서 만족하지 못할 때가 되게 많다. 근데 요즘에는 좀 스스로를 사랑하려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일이라면 이끌어 주시겠지 하고 생각하고 그걸 연습하는 과정에 있다."
구슬: "하나님께 찬양을 올려드리는 그 마음 하나 뿐이다. 가끔 정이가 곡을 두고 심각하게 고민할 때 과감하게 '이거 곡으로 내야 해' 하고 말해주는 역할도 한다(웃음). 또 내가 눈물이 많은 편인데 정이가 차분하게 이성적으로 잡아주어서 함께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는 같이 활동하다 보니 서로 닮아가는 면이 생기는 것도 재밌는 점이다."
◆러빔 '원픽' 곡은?
정: "최근에 발매했던 '개의치 않으셨네'라는 찬양이 있다. 보통은 교회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찬양을 쓰는 편인데, 처음으로 내가 생각하는 하나님을 담아내려고 했던 찬양이었던 것 같다.어느 날 히브리서를 읽는데 '예수님께서 그 십자가의 길을 개의치 않으시고 걸어가셨다'라는 성경 구절을 보고 너무 감동이 되어서 쓴 곡이다. 우리는 '개의치 않은' 것이 너무나 많지 않은가. 세상 사람들의 시선과 평가, 크리스천에 대한 좋지 않은 이미지들로 망설일 때가 많은데 예수님께서는 그것과 다 상관없이 그 기쁨을 위해서 십자가의 길을 가셨다. 하나님께서 한 번 더 이런 은혜를 주신다면은 또 언젠가 나의 신앙과 이야기가 담긴 찬양을 써 내려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구슬: "우리의 계절찬양 중 '여름이 와도'를 꼽고 싶다. 계절에 맞는 찬양을 만든 적이 있었다. '여름 찬양'을 다 완성하고 나서 든 생각이, 우리 신앙 가운데 너무 힘든 광야 같은 시간을 무더운 여름으로 표현을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가사에 '여름이 와도 뜨거운 태양 아래 그늘 되신 주와 함께 걸어가겠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이걸 들으면서 정말 많이 울었었다. 이 힘든 여름과 같은 우리의 신앙생활 가운데서도, 찾을 수 있는 찬양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한걸음 프로젝트', 그리고 '딜리버리 프로젝트'
러빔은 후배 꿈나무를 위한 코칭도 진행하고 있다. 음악으로 하나님을 높여드리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지 막막한 친구들에게 음악 사역의 구체적인 노하우를 알려주는 '한걸음 프로젝트'이다. 지금까지 3기가 진행됐다. 작게는 유튜브 콘텐츠 업로드 하는 방법에서부터 앨범 발매시 참고할 사항까지 'A to Z'를 하나하나 알려준다고 한다.
두 사람은 러빔으로 활동하기 전 함께 했던 딜리버 찬양사역팀 활동을 지금까지 하고 있다. 이를 통해 30명 미만인 작은 교회에 직접 찾아가 찬양을 이끌며 섬기는 '딜리버리 프로젝트'를 2년간 진행해 왔다. 지금까지 찾아간 교회만 22곳이다. 지난 2월 2일에는 지금까지 찾아갔던 모든 교회의 목사 가정을 한자리에 초대해 예배하고 은혜를 나누는 '웰컴데이' 콘서트를 가졌다. 찾아가는 사역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다시 한번 연합해 목회자들과 사모들을 위로하며 영육의 재충전을 보는 자리였다. 이를 위해 개그맨 이정규, 가수 범키, 간미연, 뮤지컬배우 황바울 등 연예인들도 총출동했다.

구슬: "작은 교회에서 예배 때 보통 반주기만 틀어 놓고 예배하시다가 이번에 가수들과 함께 찬양을 부르며 예배자로서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해드리니 좋아하셨다. 그저 축제 같은 시간이었다. 그 이후에도 이 사역을 위해 기도와 물품으로 후원해 주시는 일들이 계속적으로 일어나는 걸 보니, 개척교회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우리가 하는 일들을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는 걸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신다."
◆2025년 계획과 기도제목
러빔은 올해 정규 2집 앨범 발매도 준비하고 있다. 지금까지 써놓은 곡, 싱글 곡들을 다시 모아서 2집 앨범을 내려고 준비하고 있다. 공동체가 함께 부를 수 있는 찬양들에 집중해서 써내려가고 있다. 그리고 아까 언급했던 '하나님의 열심' 다국어 버전 프로젝트도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정: "러빔의 찬양을 사랑해 주셔서 항상 감사하다. 그래도 늘 바라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 찬양 속에 담겨 있는 하나님만이 드러나기를 간절히 바란다. 온전히 하나님만 일하실 수 있도록, 우리가 자칫 교만해지지 않도록 기도해 주시면 좋겠다. 또 많은 CCM 사역자 분들이 각자의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작업하시고 어렵게 결과물을 내고 계신다. 그런 분들한테도 더 많은 사랑을 나눠주시면 좋을 것 같다는 소망이 있다."
구슬: "러빔은 어디든 찾아갈 수 있다. 시간만 가능하다면 어디든 함께 찬양으로 은혜를 나누는 자리에 가서 함께 찬양을 하려고 늘 마음을 먹고 있다. 우리의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누리시길 바란다. 그리고 우리가 정말 하나님을 바라보고 중심을 잃지 않고 잘 갈 수 있도록, 계속 찬양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해 주신다면 그것이 가장 큰 힘이 되겠다."
끝으로 러빔의 꿈은 '할빔'이다. 할머니 될 때까지 활동하겠다는 의미이다. 어디든 '하나님의 사랑이 필요한 곳이라면 찾아가겠다'는 러빔의 꾸준한 활동과 러빔을 통한 '하나님의 열심'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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