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협 1월 월례회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12일 오전 서울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2024년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줄 수 있는 소망’이라는 주제로 1월 조찬기도회 및 주제발표회를 개최했다. ©최승연 기자

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임석순 목사, 이하 한복협)가 12일 오전 서울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2024년 한국교회가 이 사회에 줄 수 있는 소망’이라는 주제로 1월 조찬기도회 및 주제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는 박노훈 목사의 사회로 원성웅 목사(중앙위원, 옥토교회 담임)가 ‘한국교회를 위하여’, 신화남 장로(회원, 벧엘교회 장로)가 ‘우리나라를 위하여’라는 제목으로 각각 기도했으며 이어서 같은 제목으로 합심 통성기도를 했다. 이후 이용호 목사(지도위원, 서울영천교회 원로)가 ‘세 가지 명령’(신명기 6:8)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어진 발표회에서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대학원 명예교수)가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준 영향’, 장동민 교수(백석대 역사신학)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상과 교회’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이은선 교수는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한국 사회 발전에 커다란 공헌을 했으며 그러한 결과로 한국사회에서 크게 신뢰를 받아 왔다. 그런데 최근에 이르러 한국교회는 한국 사회에서 신뢰성을 상실해 가는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기윤실이 2023년 발표한 ‘한국종교의 신뢰도 조사’에 따르면 한국교회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1.0%로 나타났다. 이러한 한국교회의 신뢰도의 위기 상황에서 과거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쳤던 역사를 되돌아보면서 장기적으로 한국교회의 신뢰성을 회복하고 복음을 능력있게 전파하여 한국 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교회의 건겅한 역할을 회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은선 교수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대학원 명예교수)가 ‘한국교회가 한국사회에 준 영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승연 기자

그는 “선교사들이 입국한 후부터 한일합병에 이르는 시기 동안에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 미친 가장 큰 영향은 한국 사회의 근대화였다. 선교사들은 학교와 병원을 건립했으며 선교사들이 설립한 기독교 학교는 한국 사회에 네 가지 커다란 변화를 가져왔다. 첫째, 교육을 계급과 상관없이 모든 이를 위헤 시행했으며 둘째, 교육은 남자만이 아닌 여성도 받을 권리가 있음을 일깨워 주었다. 셋째, 서구적 개념의 교육 과정과 교육의 다양성을 가져왔으며 넷째, 서구적 근대교육을 통해 서양 음악과 서양 미술 등이 국내에 소개되었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한 선교사들은 성경을 번역하여 한글로 된 성경을 보급했다. 당시 시기는 일제강점기였는데 일제에 강제병합된 후에도 한국교회는 지속적으로 성장했으며 그러한 성장을 바탕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실력양성 운동과 민족 계몽운동을 하는 가운데 독립운동에도 가담했다”며 “3.1운동 이후 기독교의 지도자 가운데 길선주, 김익두, 이용도는 부흥 운동을 통해 민중들에게 소망을 심어주었고, 현실적 계몽운동은 3.1운동 실패 이후에도 물산장려운동, 농촌계몽 운동, 문맹퇴치 운동, 절제 운동, 야학 운동, 여성 계몽 운동을 통해 암울한 현실을 극복하고자 했다”고 했다.

이어 “일제는 조선인들을 일본인으로 동화시키고자 했는데 이러한 목적으로 일본어를 국어로 가르치고 기독교 신앙을 말살하고자 했으며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이에 저항했던 장로교회는 핍박을 받았지만, 하나님의 주권과 섭리를 믿는 신앙을 견지했다”며 “해방 이후 한국교회는 분단, 정부 수립 활동, 6.25 전쟁 등을 겪었다. 전쟁 가운데서 한국교회는 구국기도회를 개최했으며 군목으로 참여하여 국군장병들의 정신무장과 사기진작에 크게 기여했다. 군목들은 전쟁 과정에서 조국을 수호하는데 크게 기여했고 병사들에게 복음을 전파하는데도 헌신했다”고 했다.

이 교수는 “1970년대 한국의 보수주의 복음주의 교회는 민족복음화운동에 전념했으며 진보적인 교회는 한국사회의 민주화운동에 기여했다. 1970년대 국내 교회들은 여의도 광장에서 대형집회를 개최하면서 민족 복음화를 추진했다. 1973년 빌리 그래함 전도 집회, 1974년 CCC 중심의 엑스폴로 74, 1977년 민족 복음화 성회, 1980년 세계 복음화 대성회 등이 연속적으로 개최됐다”며 “민족 복음화 운동은 민족 전체에게 복음을 전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추진되었는데 이목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여의도 광장의 사용에서 국가지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부흥의 시기가 지난 이후 한국교회는 1990년대에 접어들어 보수주의자들 가운데 정교분리를 비판하면서 정치참여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등장했다. 현재 보수교회들이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회 참여 활동은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운동이다”며 “한국의 선교운동이 1988년 이전에는 작은 규모로 이뤄졌지만, 88올림픽과 노태우 대통령의 북방정책 이후에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2000년대 들어서는 미국 다음으로 선교사를 많이 파송한 국가가 되었다. 선교사 파송을 통해 대한민국은 세게 선교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어 나가는데 중요한 기여를 했다”고 했다.

끝으로 이 교수는 “우리는 회개해야 할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깊이 회개해야 하겠고, 우리가 기여한 부분은 앞으로 더욱 건강하게 계승하여 발전시켜 나가야 하겠다. 그리하여 한국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다시 한번 신뢰성을 회복하면서 한국사회의 나아갈 길을 선도하는 역할을 하여 한국 사회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한 사회, 복음의 가치가 구현되는 사회가 되어야 하겠다”고 했다.

장동민 교수
장동민 교수(백석대 역사신학)가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상과 교회’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최승연 기자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 세상과 교회’라는 주제로 발제한 장동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과 교회의 관계에 대해 영향을 주었다. 세상과 교회의 관계는 2천 년 교회의 역사 속에서 늘 문제가 되어 왔다. 한국에 기독교가 전래된 이후 교회는 지속적으로 세상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또한 세계의 변화가 교회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며 “성경에는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는 구절이 많이 있다. 세상은 하나님의 창조물로서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은 것들로 가득차 있다. 하나님은 세상을 사랑하셔서 독생자를 보내어 세상에 구원을 선포하셨다”고 했다.

그는 “하나님은 오늘날 교회들이 세상에 참여하면서도 분리된 삶을 삶으로 어떤 열매를 기대하는 것일까? 크게 3가지로 구분한다면 첫째, 주님은 제자들이 세상 속에서 하나님의 뜻을 구현하기 원하신다는 것 둘째, 세상에 참여하는 것은 세상에 유익을 줄 뿐 아니라, 공동체에도 꼭 필요하다는 것 셋째, 그리스도인이 세상에 참여하는 것은 개인의 영성을 위해 유익하다는 것이다”고 했다.

장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표적인 변화는 비대면 문화의 급격한 확산이다. 이로 인해 많은 한국의 목회자와 성도들이 대면 예배를 드리지 못하게 되었다. 사실 비대면 문화의 확산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코로나 이전부터 비즈니스나 교육의 영역에서 비대면 문화가 점진적으로 확산되어 오고 있었다. 예배의 경우도 비슷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이런 경향히 광범위하고 빠르게 앞당겨졌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은 이미 진행되어 오던 사회적 양극화를 더욱 극심하게 만들었으며 뿐만 아니라 사회적 갈등도 점점 심화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팬데믹 이전부터 ‘헬조선’이라 불릴 만큼 출생률, 자살률, 행복 지수, 청년 실업률 등 모든 주요 지표에서 OECD 국가 중 가장 살기 힘든 나라로 손꼽혔는데, 이런 경향은 코로나 이후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나님은 세상을 창조하셨고 모든 좋은 것들로 가득하게 하셨으며 우리가 즐겨야 할 하나님의 선물이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의 창조물은 하나님을 거역한 악의 산물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비대면 문화의 경우를 생각해본다면 이것이 극복되어야 하는지, 어쩔 수 없이 공존해야 하는 현실인지, 아니면 역사 발전과 진화의 한 양상인지에 대해 균형 잡힌 분별력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장 교수는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거치면서 한국교회는 내리막길이 더 가팔라졌다. 통계에 따르면 한국교회 성도의 숫자는 2011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감소하여 2019년까지 9년 동안 약 139만여 명이 감소했다. 이는 전체 기독교인의 15.8%에 해당한다. 더욱 큰 문제는 교회의 신뢰도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기독교의 하락은 지난 한 세대 동안 한국교회가 보여 준 행태에 대한 대중의 심판이면서, 동시에 탈종교화의 결과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의 방향성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두 가지로 모아진다. 하나는 공동체성이고 다른 하나는 공공성이다. 공동체성이 구심적이라면 공공성은 원심적이다. 그런데 사실은 이 두 방향은 서로 긴장 관계에 있으면서도 서로를 필요로 하는 긴밀한 관계다. 구심력이 없으면 멀리 날아갈 버릴 것이고, 원심력이 없으면 안으로 쪼그라들 것이다”며 “오늘날 셀 교회, 가정교회 등 교회의 공동체성을 강조하는 교회들이 많이 있지만, 세상 속으로의 참여가 없는 공동체는 세상에 어떠한 영향력도 줄 수 없음은 물론 공동체 자체가 게토화되고 만다. 따라서 교회가 단지 세상에서 힘든 삶을 살던 성도들의 도피처가 되어서는 안 된다. 세상의 모든 문제로 괴로워하는 성도들이 공동체를 통해 새로운 힘과 용기를 얻어 세상 속으로 나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장 교수는 “코로나19 이후에 펼쳐질 세상은 이전보다 훨씬 더 암울한 세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경제적 불평등의 심화, 사회적 분열과 갈등, 민족주의적 고립의 심화, 기후위기 등이 중요한 의제가 될 것이다. 이미 나라를 반으로 가른 보수와 진보 세력이 더욱더 극단으로 치닫게 될 것이다. 이 모든 문제에 성경과 기독교 신앙이 답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이들에게 새롭게 다가오는 세계의 문제를 해결할 지혜와 동력이 있다.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에 참여할 것을 당부하셨다. 교회 자체의 존속과 성장을 추구하는 교회는 쇠퇴하고 소멸하고 만다. 소금은 녹아서 맛을 내어야 하고, 빛은 동경 위에서 빛나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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