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도 통일부 예산이 감소한 내용으로 편성됐다. 2018년 이후 5년 만인 지난해 감액 편성된 데 이어 2년 연속으로 줄어든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대북지원부 탈피' 지침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남북 교류·협력 추진 예산은 대폭 줄어든 반면 북한인권 증진 사업은 증가했다.

29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2024년 통일부 예산 규모는 일반회계(2345억원)와 남북협력기금(8742억원)을 더해 모두 1조108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7% 줄었다.

통일부 예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남북협력기금은 27.9% 쪼그라들었다. 대북 압박을 가속하고 남북 대화, 교류, 협력을 후순위로 밀어둔 윤석열 정부 기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통일부는 "협력기금이 '담대한 구상' 등 우리 정부의 대북 구상을 위한 예산이라는 점을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장기간 집행률 저조 및 남북관계 상황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2016년 이후 7년째 가동이 중단된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경제협력 분야 예산이 42.3% 줄어 2623억9400만원에 그쳤다. 개성공단 등 남북경제협력 예산은 일반회계에서도 9.7% 줄었다.

남북협력기금 사업비에서 인도적문제해결(5896억4800만원) 항목은 가장 큰 비중(67.6%)을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19.2% 줄었다. 다만 북한이 인도적 지원을 거부하고 코로나19 방역 일환으로 외부인과의 접촉을 차단하는 상황에서도 이산가족 예산(180억원)을 동일하게 유지하는 등 감액 폭을 최소화했다는 게 통일부 설명이다.

DMZ와 관련된 유일한 정부행사로 DMZ의 평화협력에 대해 논의하는 'DMZ 평화협력 국제포럼' 및 접경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협의하는 '접경지역 공동위원회' 예산은 아예 폐지됐다.

일반회계 예산은 ▲북한 인권 및 실상 알리기 ▲인도적 문제 해결 ▲탈북민 정착지원 등에 집중됐다.

일반회계 사업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북한이탈주민(탈북민) 정착지원 예산은 823억6200만원으로 전체 사업비의 48.3%를 차지해 가장 비중이 컸다. 탈북민 정착기본금은 1000만원으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100만원이 오른다.

정부의 재정 건정성 기조로 예산 항목이 전반적으로 감소세인 가운데 북한인권개선 정책수립 및 추진(118억5700만원) 항목은 이례적으로 전년 대비 4배 넘게 증가했다. 103억9200만원을 들여 국립북한인권센터(가칭)를 짓는다는 계획이 포함됐으며, 국내외 전문가들과 함께 연 3회 '북한인권 국제대회'를 여는 데도 신규 예산 10억1600만원이 편성됐다.

통일부는 국립북한인권센터를 북한 인권 콘텐츠를 국내외로 확산하는 허브로 삼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서울 내 접근성이 좋은 부지를 매입해 건립 추진 후 2026년 완공하는 게 목표다. 통일인식·북한이해 제고(16억2500만원)와 국제사회 통일인식 조사(4억5000만원) 명목 예산도 신규 편성됐다.

통일부는 "북한인권 관련 사업과 통일인식·북한이해 제고와 같은 북한 실상 알리기 사업을 중심으로 예산이 증액됐다"고 설명했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역량 강화를 주문한 '북한정세분석' 예산은 35.6% 증가한 220억1200만원으로 정해졌다. 통일부는 4억8800만원을 들여 상업 위성업체와 계약해 정밀도가 높은 북한 위성 영상자료로 현황 및 변화 양상을 파악할 예정이다.

김 장관이 장관 직속으로 대책반까지 신설하며 직접 챙기고 있는 '납북피해자문제 해결 및 인도적 송환업무 지원' 관련 예산 역시 25.7% 늘었다. 납북자 문제를 다룰 한일채널 구축이 신규 사업으로 올랐다.

내년도 통일부 예산안 규모와 사업 내용은 향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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