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드십침례교회 전경

애틀랜타에서 151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교회인 '프랜드십침례교회'가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다. 10억 달러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애틀랜타 팰콘스'의 새로운 풋볼 경기장을 짓는 길목에 위치한 두 개의 역사적인 교회 가운데 하나인 프랜드십교회는 현재 어떻게든 NFL 경기장을 다운타운에 짓고자 하는 애틀랜타 시 측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프랜드십교회는 흑인들에게는 오래된 역사 이상의 큰 의미가 있는 곳이다. 시민운동이 태동할 당시 흑인 노예들이 처음으로 지금의 교회 인근에서 작은 창고 같은 곳에서 예배를 드리기 시작했으며, 교회의 지하에서는 역사적으로 유명한 흑인들의 대학인 스펠맨과 모어하우스가 시작되기도 했다.

교회 이전을 요구하고 있는 애틀랜타 시의 협상안에 대해 교회는 일단 난색을 표하면서도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주아니타 존스 애버네티 씨는 마틴 루터 킹 Jr. 목사의 절친한 친구였던 남편의 미망인이자 반대 입장을 가진 교회 성도로서 "돈은 우리의 결정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은 랜드마크에요. 이 교회는 그대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이곳은 세대를 거쳐오며 이 자리에 존재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세대를 거쳐 존재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그녀는 교회를 이전하게 된다면 '실수'를 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이곳은 우리의 역사이기 때문입니다. 우리 자신입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애틀랜타 시의 입장도 강경하다. 처음 교회 측에 제시한 금액은 약 1,000만 달러로, 교회건물과 부지의 현 시가의 약 10배에 달하는 액수다.

50년간 프랜드십침례교회의 성도로 이사회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인 로이드 호크 씨는 "우리는 (이전 문제에 대해)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정이라는 생각으로 매우 신중하게 기도하며 의논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팔 것인지 남을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는 "우리 회중들은 지금 당장 모든 가능성과 기회에 대해 매우 열린 자세로 논의하고 있습니다"라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경기장 건설 부지에 놓인 또 다른 한 교회인 마운트버논침례교회 측은 교회 이전에 대한 요구에 대해 그들의 협상안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기로 결정한 상태다.

애틀랜타 카심 리드 시장은 프랜드십 회중들의 요구를 수용할 생각이 있다면서, 최악의 경우 만일 두 교회 모두 제안을 거절한다면 인근의 다른 지역에 경기장을 짓는 방안을 고려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드는 "나는 시장으로서 모든 방법을 동원해 프랜드십교회가 지금의 위치에서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도록 도울 것이다. 교회는 수백만 달러의 보상금을 사용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으며 지금보다 더 강한 교회와 사역을 할 수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애틀랜타 팰콘스의 소유주인 아더 블랭크 씨는 NBC 뉴스 측에 이메일을 보내 "아무도 교회를 강압적으로 옮기게 할 수는 없다"라면서 리드 시장과 같은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또한 새로운 구장이 들어서는 커뮤니티에 150억 달러의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조지아 돔이 20년 전에 처음 지어진 이후 아더 블랭크 재단 측에서 애틀랜타 지역에 투자한 수백만 달러에 더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이번에 애틀랜타에 새로운 구장을 건설하게 되면 미국의 가장 큰 스포츠 행사 가운데 하나인 수퍼볼 경기를 유치함으로 써 애틀랜타는 돈 뿐 아니라 명예도 가져다 줄 것으로 예상됨으로 애틀랜타 전체의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이다.

프랜드십교회의 많은 성도들은 최근주일예배 이후 교회 이전은 불가피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25년간 교회에 출석한 래리 도자이어 씨는 "나의 마음은 '안돼'라고 말하지만, 이미 진행 중입니다. 시간 문제지 결국에는 이전으로 드러나게 되겠지요"라고 밝혔다. 또 다른 성도인 펄 로간 씨는 "이전 문제를 놓고 협상을 벌이는 양측은 대등한 관계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애틀랜타시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교회가 끌려가는 것이죠"라고 말하기도 했다. 제임스 힐러드 씨는 "(교회를 이전하는 것은) 슬프겠지만, 어딜 가든지 따라갈 것입니다"라면서 성도들의 마음을 대변하기도 했다.

두 교회 모두 다음 주까지 결정을 해야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을 앞두고 많은 묵상과 기도가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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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버논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