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전승절) 77주년을 맞아 우크라이나 전쟁 책임을 서방에 전가했다.

이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4시)께 수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열린 전승절 77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77년 전 2차 세계대전 승리 축하와 함께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나치 독일에 대한 항전에 비유했다.

푸틴 대통령은 "여러분은 돈바스에 있는 우리 국민과 조국의 안전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영광의 날이 우리 각자의 마음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위대한 애국 전쟁에 불붙지 않은 러시아 가정은 없다"며 "우린 승자의 세대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을 향해 "여러분 조부, 증조부들이 (지키기 위해) 싸운 것을 지키고 있다"고 빗대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서방) 공격에 선제적으로 퇴짜를 놨으며, 강제적이고 주권적인 결정이었다"면서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했다. 또 "세계 전쟁 공포가 다신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우리 의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말 서방이 돈바스와 크름반도(러시아식 표기 크림반도)에 대한 공격을 공개적으로 준비하고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내에서 핵무기에 대한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우리 국경에 대한 용납 불가능한 위협"이라고 했다.

또 "미국과 그 '똘마니'(minion)들이 위협을 야기하고 있다"며 "위험이 매일 커지고 있다"고 규탄했다. 러시아가 서방에 대화를 제안하고 있지만 거절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매우 다른 계획을 갖고 있다"며 평화 협상 책임을 떠넘겼다.

러시아는 통일된 다민족 국가라는 점을 강조하며, 적이 러시아를 무너뜨리고 내부로부터 약화시키기 위해 국제적·종교적 적대감을 심으려 했지만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과 돈바스 민병대가 러시아를 방어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전사자들을 위해 1분 묵념하며 "러시아군 손실은 우리 모두에게 비극이지만, 유족들에겐 대체 불가능한 상실"이라고 위로했다.

부상자들의 빠른 쾌유를 바라며 이날 "전우들 자녀에게 중요한 지원을 하기 위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서 함께 싸운 영국, 프랑스, 미국 등 연합국 출신을 존경받는 동지로서 축하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무도 2차 세계대전의 교훈을 잊지 못한다"며 "세계에는 처벌자와 나치를 위한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열병식에선 푸틴 대통령이 "우리 군에게 영광을", "러시아를 위해! 승리를 위해!"라고 외치자 축포가 터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 열병식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여한 군 병력도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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