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의장을 예방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면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김오수 검찰총장이 지난 21일 국회 의장실에서 박병석 의장을 예방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한 면담을 마친 뒤 나오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검찰 수사권 폐지 법안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에 위헌성 여지가 있다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대한변호사협회(협회장 이종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도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이 주로 다뤄졌다.

기존에는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한 조항을 중심으로 위헌성 논의가 이뤄졌지만 형사보상청구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 사·보임 절차, 형사 피해자의 진술권 침해 등도 위헌성 근거로 추가 제시됐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협은 전날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검토 및 개선 방안에 대한 긴급 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현직 교수·변호사·검사가 참석해 검수완박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 논쟁은 보통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규정한 헌법 12조3항과 16조를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검사의 영장청구권을 헌법이 규정한 것은 사실상 검사의 수사권을 보장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영장 청구가 강제수사를 위한 절차이기 때문이다.

이호선 국민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헌법상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수사과정에서의 준사법적 통제를 염두에 둔 것이기에 그 역할을 기계적인 '영장신청배달원'으로 격하시키는 것은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검토해서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현실을 감안할 때 영장청구권만으로는 검수완박이 위헌이라는 결론을 이끌어내기 어렵다는 시각도 있어왔다. 영장청구권에 대한 문헌적 해석론이다.

이와 관련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이 수사한 것에 대해 간단히 확인만 하고 경찰의 신청에 따라 검사가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며 "검사의 영장청구권은 검수완박의 위헌성을 주장하는 논거로 적절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수완박 법안의 위헌성 여부 쟁점으로 새롭게 부각되는 것이 형사보상청구권이다. 헌법 28조는 구금을 받은 피의자 또는 피고인이 불기소 처분을 받거나 무죄 판결을 받으면 국가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고 있다.

이 조항에는 형사보상 청구의 사유 중 하나로 피의자가 '불기소 처분'을 받았을 경우가 명시돼 있다. 이는 수사가 최종 목표에 도달했는지에 관한 판단 권한이 검찰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다는 것이 이 교수의 해석이다.

불기소 처분을 내리기 위해서는 법률 전문가이자 준사법기관인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거나 경찰에 재·보완수사를 요구하는 등 사건을 접할 수 있어야 하는데, 검수완박이 되면 검찰의 불기소 처분권이 무력화 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검·경 수사권조정을 통해 경찰에서 불송치로 수사를 종결하는 현행 제도 자체부터 위헌이라고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수완박 법안 심사 과정이 위헌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장 교수는 양향자·민형배 의원의 국회 법사위 사·보임 과정을 거론하면서 "헌법재판관들이 위헌으로 봐야 한다. 탈법적인 입법절차는 합법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자당 출신인 양 의원을 법사위로 보임하고 기존 의원을 사임시켜 안전조정위원회를 무력화시키려고 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양 의원이 검수완박 반대 의견을 밝히자 이번엔 법사위 소속이었던 민 의원을 탈당시켜 무소속 신분으로 만들어버렸다.

검수완박으로 헌법상 피해자 진술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현재 경찰이 1차적 종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검수완박이 되면 1차적 종결권이 실제적인 종결권이 되는 것이다.

이완규 변호사는 "재판절차에서 진술권이 보장되기 위해서는 기소가 돼야 하므로, 범죄에 해당함에도 검사가 불기소처분을 하는 경우는 피해자의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피해자가 있는 사건에서는 사건이 모두 검사에게 와서 검사의 기소 또는 불기소처분이 행해져야 하고 불기소처분이 있는 경우에 기소강제절차로서 재정신청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검수완박이 되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변경하겠다는 논의도 위헌 여지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안에는 담기지 않았지만, 일부 의원안에는 공소청도 거론된다.

장 교수는 "공소청으로 이름을 바꾸겠다는 것은 영국의 국가공소청(Crown Prosecution Service)을 모델로 한 것으로 보이는데, 위헌이라고 봐야 한다. 헌법 제89조 제16호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서 임명해야 할 고위공직자의 하나로 '검찰총장'을 명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헌법의 명문규정에 반해 검찰청을 공소청으로, 검찰총장을 공소청장으로 바꾸는 것은 위헌이 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장 교수는 "단순한 명칭의 변경이기 때문에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주장도 있으나 이는 옳지 않다. 단지 정부조직법상의 명칭 변경에도 법률의 개정이 필요한데, 헌법상의 명칭을 헌법개정 없이 법률로 바꾼다는 것은 법체계의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매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헌법에서 대통령이라고 명시한 것을 법률에서는 총통으로 부를 수 있다고 한다면 어떻게 되겠는가"라고 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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