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료비와 배달료 인상,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외식 물가가 1년 새 6.6% 상승했다. 햄버거와 김밥, 짜장면 등을 포함해 39개 외식 조사 품목의 물가가 모두 상승했다. 10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으며 이는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이다. 10일 서울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재료비와 배달료 인상, 수요 회복이 맞물리면서 외식 물가가 1년 새 6.6% 상승했다. 햄버거와 김밥, 짜장면 등을 포함해 39개 외식 조사 품목의 물가가 모두 상승했다. 10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는 1년 전보다 6.6% 올랐으며 이는 1998년 4월 이후 23년 11개월 만에 가장 상승폭이 큰 것이다. 10일 서울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식당가 앞을 지나고 있다. ⓒ뉴시스

#1. 직장인 오모(39)씨는 재택근무 중 점심을 주문하기 위해 배달 앱을 켰다가 비싸진 밥값에 점심을 굶기로 했다. 갈비탕 한 그릇에 1만4000원인 데다가 배달료가 3500원이 붙으면서 점심 한 끼에 1만7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월급은 거의 그대로인데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서 밥을 사 먹는 것마저 부담스러워졌다고 토로했다.

#2. 박모(37)씨는 최근 생선회를 주문하고서야 높아진 물가를 실감했다. 친구와 함께 먹기 위해 시킨 생선 소(小·2만3000원)에 들어 있는 회는 11점이 전부였다. 친구와 두 명이 생선회를 5점씩 나눠 먹은 후 남은 한 점을 두고 눈치싸움을 하다가 결국 추가 주문을 하려고 했지만, 배달되는 데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 접었다.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3%대 상승률을 보이던 물가는 지난달 4.1% 오르며 2011년 12월 이후 10년 3개월 만에 4%대를 기록했다. 특히 외식물가가 1998년 11월(7.0%) 이후 24년 만에 최대 상승 폭인 6.6%를 찍었다. 생활과 밀접하게 접해 있는 외식물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서민들의 생활은 더 팍팍해진 모습이다.

9일 통계청의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품목 가운데 가격 상승세가 가장 컸던 품목은 갈비탕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7% 올랐다. 이는 1992년 1월 12.3% 상승한 이후 30년 2개월 만에 최대 오름폭이다.

죽은 1년 전보다 10.8% 올랐으며 햄버거(10.4%), 생선회(10.0%), 짜장면(9.1%), 짬뽕(8.3%), 피자(9.1%), 김밥(8.5%) 등도 상승세를 보였다. 햄버거는 2004년 7월(19.0%) 이후 17년 8개월 만에, 생선회는 2011년 2월 이후 11년 1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짜장면과 짬뽕은 각각 2008년 12월 이후 13년 3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주요 외식 프랜차이즈 가격 동향을 보더라도 높아진 물가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달 2일부터 죽이야기는 불낙죽 가격을 1만원에서 1만1500원으로 1500원(15.0%) 올렸다. 한우야채죽(1만원)과 삼선짬뽕죽(1만1000원)도 각 1000원씩 몸값이 높아졌다.

김밥 한 줄이 1000원이던 시절도 옛날이야기다. 주요 프랜차이즈 김밥전문점의 기본 김밥 가격은 3000~4500원대를 형성했다. 일부 김밥은 한 줄에 5500원에 판매됐다. 버거킹 와퍼(6400원→7300원)를 비롯해 맘스터치, 맥도날드, KFC 햄버거 가격도 소폭 올랐다.

BHC, 교촌치킨, 굽네치킨, 멕시카나 등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1000~2000원 가격을 올렸으며 피자마루, 도미노피자, 피자헛, 피자알볼로, 미스터피자 등 피자 가격도 1000~2000원 상승했다. 홍짜장과 이비가짬뽕은 짜장면 한 그릇에 7500~8500원으로 메뉴판 가격을 새롭게 썼다.

외식물가 가격 상승세는 최근 경제회복과 더불어 업체의 재료비 인상 때문으로 분석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곡물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당분간은 외식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 회복으로 소비 수요가 회복되는 측면이 있는 데다가 국제 곡물 가격과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이 누적되면서 재료비가 인상된 영향"이라며 "최근 외식 품목 가격 추이 등을 고려할 때 가격 오름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는 국제 곡물 안정적 수급을 위한 중장기 방안을 올해 마련하기로 했다. 또 수입의존도가 높은 대두, 조제 땅콩에 대한 세계무역기구(WTO) 저율관세할당 물량을 이달 중 각각 3만3000t, 1만500t 증량할 계획이다. 가공식품 주원료인 칩용 감자는 5~11월 할당 관세 0%를 적용한다.

농산물의 경우 가격·수급 불안 발생 시 정부비축물량 등을 도매시장을 통해 집중적으로 공급하고 축산물은 유통업계와 협력해 돼지고기 자체 할인 행사(20% 내외)를 추진한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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