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로댠카에서는 지난 몇 주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4개 단지 아파트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대 200명이 실종됐다.  ⓒ현지 영상 캡처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로댠카에서는 지난 몇 주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4개 단지 아파트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대 200명이 실종됐다. ⓒ현지 영상 캡처

베네딕토바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이 부차보다 민간인 희생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언급한 보로댠카의 참혹한 상황이 드러났다.

5일(현지시간) CNN 특파원이 직접 목격한 현장 상황은 부차와 흡사한 또 한편의 지옥도였다.

양손이 등 뒤로 결박된 채 길바닥에 버려진 시신은 바지가 벗겨져 있었다. 다리엔 커다란 멍 자국이 보였고 머리엔 총상을 입었다. 시신 옆에서 한 발의 탄피가 확인됐다.

우크라이나 경찰관은 “그는 머리에 총을 맞고 처형됐다”며 “누구인지 신원은 확인 안됐지만 모든 증거가 민간인임을 보여 준다”고 말했다.

보로댠카 주민 1만3000여 명은 개전 후 대부분 떠났고 러시아군의 폭격으로 도시는 완전히 파괴됐고 폭격을 피한 건물은 러시아군의 막사로 사용됐다.

겉이 멀쩡한 건물은 내부가 철저히 약탈당했다. 사방엔 술병이 나뒹굴고 테이블엔 담배꽁초가 수북했다. 귀중품은 사라지고 가구는 훼손됐다.

상점들마다 창문은 깨지고 훔쳐가다 흘린 물건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건물이나 차량 곳곳엔 페인트로 ‘V’자가 표시돼 있는데 ‘V’는 러시아어로 ‘동쪽’을 의미하는 Vostok의 약자다. V는 러시아 동부 군사지역을 지칭한다.

보로댠카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로 진군하는 출발점이었는데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을 못 견디고 퇴각했다.

당국은 키이우 전역에 7일까지 통행금지를 실시하고 러시아군이 매설한 지뢰제거 작업이 끝날 때까지 주민들은 집안에 머물라고 요구했다.

러시아는 민간인 학살을 부인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경찰과 함께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은 살해돼 길거리에서 썩어가는 시신들을 수습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헤나디 아바라멘코는 “우린 고문당하다 총살된 시신을 수습 중이다. 이틀째인데 심리적으로 너무 고통스럽다. 가장 견디기 힘든 건 이들이 군인이 아니라 무고한 시민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원봉사자들은 1시간 만에 시신 2구를 찾아냈는데 박격포에 맞아 숯덩이가 된 시신과 자전거를 타다 총에 맞은 노인이었다.

아바라멘코는“어제 7명을 수습했는데 오늘은 벌써 6명째”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이제 겨우 파괴된 건물잔해에서 시신들을 찾기 시작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보로댠카시장 권한대행은 지난 몇 주간 러시아의 공습으로 4개 단지 아파트 건물이 붕괴되면서 최대 200명이 실종됐으며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퇴각했지만 보로댠카 주민들은 앞으로 오랜 기간 전쟁의 후유증에 시달릴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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