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주사제가 아닌 세계 최초의 가정용 알약 치료제로, 코로나19 대응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미 식품의약국(FDA)은 22일(현지시간)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개발한, 집에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paxlovid)를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팍스로비드'는 주사제가 아닌 세계 최초의 가정용 알약 치료제로, 코로나19 대응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0월 화이자가 제공한 팍스로비드 알약.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MSD(머크앤드컴퍼니)가 각 개발한 먹는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와 ‘몰누피라비르’를 긴급사용 승인에 나서면서 효과와 부작용에 관심이 집중된다.

24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 복제에 필수적인 단백질 분해효소(3CL 프로테아제)를 저해해 코로나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약이다.

FDA는 22일(현지시간) 경구용 코로나19 치료제 팍스로비드(성분명 니르마트렐비르·리토나비르)의 긴급 사용을 승인했다. 중증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은 고위험군의 성인·소아 환자(12세 이상·체중 40kg 이상)에 사용하게 했다. 병원의 처방전이 필요하고,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직후부터 5일 동안 하루에 두 번(12시간마다), 한 번에 3알씩 복용해야 한다.

 화이자 임상시험에 따르면, 증상 발병 후 3일 내 팍스로비드로 치료받은 환자의 입원·사망률은 위약(가짜 약)에 비해 89%까지 줄었다. 증상 발병 28일까지 팍스로비드로 치료받은 환자는 사망자가 없었으나, 위약을 복용한 환자는 9명이 사망했다.

FDA도 코로나19 증상 발현 직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먹으면 복용하지 않았을 때에 비해 입원·사망률이 88% 줄어든다고 발표했다.

FDA는 노인과 비만 및 심장병과 같은 질환이 있는 사람들도 팍스로비드를 사용해도 되지만, 심각한 신장·간 문제가 있는 환자에게는 권장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팍스로비드 관련 유산 또는 산모·태아에 대한 약물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사람 대상 임상 데이터는 없으나, 동물실험에서 선천적 기형의 위험 증가가 확인되진 않았다. FDA는 임신한 경우 의사와 옵션 및 특정 상황에 대해 논의하도록 했다.

또 화이자는 지난 14일 팍스로비드 최종 분석 결과를 발표하면서 오미크론에 대해서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약이 오미크론 변이의 자기 복제를 위해 필요한 프로테아제(단백질 분해효소) 활동을 차단한다는 사실이 초기 실험에서 밝혀졌다는 설명이다.

화이자는 올해 사용가능한 팍스로비드의 분량이 18만 코스(1코스당 30알)이며, 내년에는 1억2000만 코스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MSD ‘몰누피라비르’ FDA 승인, 부작용 우려도

MSD는 앞서 화이자보다 먼저 몰누피라비르를 FDA에 긴급승인 신청했으나, 팍스로비드보다 하루 늦게 FDA 승인을 받았다.

몰누피라비르는 리보핵산(RNA) 유사체로, 바이러스 복제 과정에서 필요한 정상적인 리보핵산 대신 삽입돼 바이러스 사멸을 유도한다.

FDA는 노령층과 비만·심장 질환자 등 고위험군을 포함해 입원 가능성이 높은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대상으로 다른 치료제 대안이 없거나 의학적으로 적합한 경우에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허가했다. 몰누피라비르는 하루에 두 번 4알씩 5일 동안 총 40알을 복용해야 한다.

MSD가 외래 환자(경증~중등증) 1550명 중 775명에 대해 실시한 임상 3상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복용 29일 이후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했다. 위약 복용군의 입원이 14.1%인 것과 비교하면 입원 가능성을 50% 낮춘 것이다.

그러나 AP통신에 따르면, FDA는 최종 임상 결과 몰누피라비르가 고위험군 감염자의 입원 및 사망률을 낮추는 비율이 약 30% 정도로, 90%에 가까운 화이자 치료제에 비해 크게 낮다고 설명했다. 앞서 자체 발표한 효능에 비해 실제적인 효과는 훨씬 적어 예측했던 것보다 코로나19를 대응할 수 있는 역할이 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FDA는 18세 이하 환자에게는 성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몰누피라비르 사용을 금지했다. 가임기 여성은 약 복용 기간과 이후 몇 일간은 피임 상태를 유지해야 하며, 남성 역시 최종 복용 이후 3달간은 피임해야 한다고 안내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의료현장에서 팍스로비드는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위험 환자에게 투여하면 중증으로 이어지는 비율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몰누피라비르는 팍스로비드 처방으로도 나아지지 않는 환자들에게 쓰거나, 팍스로비드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때 플랜비(Plan B) 형식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겠다”며 “결국 관건은 화이자의 팍스로비드 공급이다. 생산량은 정해져있으나 전 세계적으로 구매하고자 할테니 원하는 만큼 공급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 덧붙였다.

한편 미국 정부는 앞서 화이자와 팍스로비드 1000만 코스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코스 당 가격은 530달러(약 63만원)다. MSD와는 몰누피라비르 500만회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맺었다. 치료 분량 당 가격은 700달러(약 83만원)다.

우리 정부는 팍스로비드의 경우 선구매 계약을 완료한 물량 7만명분을 포함한 30만명분의 계약을 추가로 화이자와 협상 중이다. MSD와는 몰누피라비르 24만2000명분을 선구매 계약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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