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희 목사(한신대 겸임교수)가 9/10월 기장총회 회보에 '성육신적 존재로서의 교회'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하며 기존 한국교회의 일방향적 선교 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이 칼럼에서 그는 먼저 "캐나다 출신의 미디어 이론가이자 문화 비평가인 마셜 맥루한(Marshall McLuhan)은 자신의 저서 『미디어의 이해』(Understanding Media, 1964)에서 "매체가 곧 메시지다."라는 유명한 문구를 남겼다"며 "맥루한은 인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메시지(내용)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바로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매체에 있음을 간파한 것이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그의 이러한 논의는 의사소통 상황에서 메시지만을 중요시하던 전통적 이해를 극복하고 "매체"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 환기하고 있다"며 "현대 그리스도인들은 선교와 복음 전도에 있어서 "메시지"에 대해서 누누이 강조해 왔다. "예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다!"는 메시지다. 또 이와 함께 "예수는 당신을 사랑하십니다!", "예수 믿고 천국 갑시다!"는 슬로건으로 믿지 않는 이웃과 소통해왔다. 하지만, 오늘날 이러한 언어적 복음 전도는 점점 효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류의 복음 전도가 실효성이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는 "메시지 자체에 힘이 없어서가 아니다. 그 메시지를 전하는 매체가 문제적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매체는 바로 우리 그리스도인이라 할 수 있다"며 "메시지는 거룩하지만 그 메시지를 담고 있는 우리의 입과 생각과 몸은 거룩하지 않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그리스도인을 "위선자"라고 한다. 메시지를 전하지만, 되려 메시지가 거부된다. 맥루한이 지적한 것처럼 매체의 획기적인 변화 즉, 우리의 존재론적 회심이 동반되지 않으면, 메시지 전달은 무효다"라고 했다.

또 "하나님의 선교는 "매체가 곧 메시지"임을 명백하게 증명하다. 요한복음 1장 1-14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가르치시는 선교 방법론이다. 그 방법론은 바로 "성육화"(成肉化, incarnation)이다"라며 "특별히 요한 기자는 14절에서 "그 말씀은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사셨다"고 기록하고 있다"고도 했다.

한 목사는 "성서에서 강조하는 선교적 메시지는 이것이다"라며 ""하나님께서 죄 된 인간을 구원하신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전하는 복음의 정수다. 하지만, 이러한 메시지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복음 즉, 메시지를 어떻게 전하는가?"에 있다. 적어도 현대 교회에 있어서 이 후자가 전자보다 더 중요하리라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나님께서는 어떻게 메시지를 전달하셨는가? 직접 인간이 되셨다. 이 점이 뚜렷하게 부각 되어야 한다. 인간이 되셨다는 것은 인간의 육신으로 고통, 기쁨, 슬픔 등 모두 "연민"(compassion)하셨다는 의미다"라며 "또 인간의 문화, 역사 등 유한한 시공간으로 들어오심을 말한다. 실제로 복음서는 하나님-예수께서 팔레스타인이라는 시공간에 들어오셔서 겪으신 삶의 자취를 풀어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한 목사는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보여주신 선교 방법론이다. 이를 "성육신적 선교"라고 말씀드릴 수 있다. 다른 말로, 하나님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자신을 전적으로 포기하셨다 하여, "케노시스적 선교"라고 칭할 수 있다"라며 "이 때문에 우리는 복음의 메시지를 전함과 동시에, 우리가 성육신적 존재로서 거듭났는가를 성찰해야 합니다. 성육신적 존재가 된다는 것은 그리스도인"다움"을 말하는 것이다. 성화 된 존재인지, 복음을 삶의 최우선적인 가치로 고백하고 결단하는지 등 우리는 자신을 들여봐야 한다. 그렇지 않고 전해지는 예수 복음은 세간의 비웃음을 사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기존 선교 방식의 일방향적 문제점도 짚었다. 그는 "그동안 우리 그리스도인의 선교 방식은 어땠는가? 우리의 선교는 일방향적이었다. 우리의 선교적 열정이 때로는 우월주의적이고, 정복적이고, 성취적인 방식으로 표현되었다"며 "하지만 세상은 이를 무례하다 거절한다. 이는 "그리스도의 선교 방식"이 아니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일본의 저명한 신학자 고스케 고야마(小山 高村)는 이제는 우리의 선교 방식이 "십자군식 선교에서 십자가식 선교"로 전환되어야 할 것을 피력한 바 있다"라며 "방법이 문제다! 십자가로 향하는 예수의 성육신적 방식으로 할 것인지, 아니면 고집불통으로 점철된 우리의 방식으로 할 것인지 양자택일의 기로에 우리는 서 있다. 하지만 답은 누가 보아도 자명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선교는 "성육신적"이었다. 하나님께서 인간 구원을 위해 직접 인간이 되시고 인간처럼 땀을 흘리시고 일하시고 깨우치셨다"며 "인간 삶의 모든 것에 "연민"하셨다. 그렇다면 우리도 이렇게 성육신적으로 존재해야 한다. 우리가 성육화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불가능해 보인다. 그럼에도 우리는 불가능의 가능성을 갈망하며, "그리스도의 방식"으로 선교하고 존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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