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니퍼 멜
제니퍼 멜. ©CLC

트랜스젠더 환자의 선호 대명사 사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지난 4월부터 정직 상태에 놓인 영국의 한 기독교인 간호사가 왕립간호사협회(RCN)를 향해 “차별을 중단하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영국 크리스천투데이(CT)에 따르면, 제니퍼 멜(Jennifer Melle)는 최근 영국 대법원이 생물학적 성별의 법적 중요성을 재확인했음에도, RCN이 자신의 사건에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멜은 에프솜·세인트헬리어 대학병원(Epsom & St Helier University Hospitals)에서 한 환자를 ‘Mr(미스터)’로 지칭한 뒤 징계 절차에 대해 언론과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정보 유출’ 혐의가 제기돼 유급 정직 처분을 받았다. 문제의 환자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이지만 여성이라고 주장하며 현재 고위험 남성 교도소에 수감된 인물로, 멜레에게 인종차별적 욕설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멜은 현재 기독교 법률센터(CLC)의 법적 지원을 받고 있으며, CLC에 따르면 최근 RCN은 멜이 처한 상황에 공감을 표시하면서도 평등인권위원회(EHRC)의 공식 실무 지침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RCN은 “보건·돌봄 서비스 제공에 관련한 지침이 EHRC 규정에 포함될 수 있다”며 향후 조치 유보 이유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RCN은 또한 멜이 CLC의 법적 대리를 받고 있지만 “필요한 경우 협회의 회원 지원 서비스는 계속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멜은 간호사협회의 소극적 대응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는 “직장에서 인종차별적 모욕을 당했지만, 보호받기는커녕 오히려 내가 처벌받았다”며 “나의 기독교 신앙은 성별이 변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가르친다. 직업을 지키기 위해 그 진리를 부정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법원은 명확히 말했다. 생물학적 성별은 법적으로 중요하다. 그런데도 평등을 앞세운다는 RCN은 행동 대신 미루기만 하고 있다”며 “이는 포용이 아니라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비슷한 문제로 NHS를 상대로 소송 중인 간호사 베서니 허치슨(Bethany Hutchison)도 지지 발언을 내놨다. 그는 “제니퍼의 사건은 결코 고립된 문제가 아니다”라며 “NHS 곳곳에서 여성들은 ‘마음가짐을 바꾸라’는 압박을 받으며 생물학적 현실을 무시하는 정책을 받아들이도록 강요받고 있다”고 말했다.

허치슨은 “대법원이 이미 입장을 밝혔음에도 여러 기관이 이를 따르지 않고 있다”며 “NHS는 불법적인 스톤월 정책은 빠르게 도입하면서 정작 최고 법원의 판결은 무시한다. 우리는 의료 현장의 존엄성과 진리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CLC의 안드레아 윌리엄스 대표 역시 멜의 사건이 “단순한 개인 문제가 아니라 진리와 상식, 직장 내 표현의 자유가 걸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법원이 생물학적 성별을 법적으로 인정했음에도 RCN과 NHS가 여전히 이념적 정책을 고수한다면 법치주의 자체가 위협받는다”고 경고했다.

RCN 측은 CT의 논평 요청에 아직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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