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수 원장
최봉수 원장

오늘은 일반적인 치질로 잘못 알고 쉽게 방치되지만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하여야 하고, 오래 방치될 경우 드물지만 항문질환 중 유일하게 암이 생길 수 있는 병인 치루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항문 입구 안쪽에는 배변 시 윤활유 역할을 하는 항문액이 분비되는 항문선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항문입구 2cm 상방에 동심원 모양으로 12~16개 정도 분포하고 있는데, 이 분비샘 입구에 분변찌꺼기 같은 것이 끼어 항문선에 염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항문선염이 생기면 염증은 두 가지 상태로 병과를 취하게 됩니다.

한 경우는 활발한 염증 진행으로 주변 조직에 염증이 퍼지면서 고름이 차는 경우인데, 이를 항문농양이라고 합니다. 다른 한 경우는 완만하게 염증이 피부 쪽으로 진행되면서 항문 주변 피부로 뾰루지처럼 뚫고 나오는 경우인데, 이를 치루라고 합니다.

항문농양도 피부 쪽으로 자연배농이 되거나 심해져 절개배농을 하게 된 후 약 80%는 치루로 이행되게 됩니다.

주로 항문 주변의 종물, 진물 및 출혈, 통증, 반복되는 축농과 배농 상태가 되어 병원을 찾게 됩니다. 진찰 소견상 외부에 염증이 터져 나온 뾰루지 같은 외공, 항문 내측으로 단단하게 만져지는 누관, 그리고 항문 안쪽에서 단단하게 만져지는 원발병소가 있으면 간단히 진단이 되고, 정확한 상태를 관찰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합니다.

염증이 진행되는 경로에 따라 항문 주변을 둘러싼 괄약근을 타고 내려오거나, 괄약근 상방으로 넘어 내려오거나, 괄약근을 뚫고 퍼지기도 합니다. 또, 중간에 염증터널이 가지를 치면서 항문 주변 피부 여러 군데 외공을 만들기도 합니다.

치루는 항문 안쪽 내벽에서 시작된 염증이 항문압력에 의해 피부 쪽으로 터져 나온 것이기 때문에 항생제나 소염제를 복용하거나 시간이 지나더라도 자연 치유가 되지 않습니다. 대게 과로, 과음, 면역력 저하, 매운 음식 등과 관련이 있고, 남성이 여성에 비해 3배 정도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반적인 치루와 달리 항문선의 발생학적 이상으로 생기는 소아치루, 결핵균 감염에 의해 생기는 결핵성치루, 위장관의 크론씨병이 항문에 이환되어 생기는 크론치루 등 특수한 치루도 있습니다. 치루는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치료를 받지 않고 20년 이상 지날 경우 드물게 항문암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치루는 반드시 수술로 치료를 하여야 하고, 수술 후에도 2~3개월에 걸쳐 상처 관리를 잘하여야 재발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항문이 아프거나, 피가 묻거나, 종물 같은 것이 생길 경우 단순히 치질이겠거니 생각하여 약국에서 치질약이나 연고를 받아 사용하고 지내면서 병을 키우게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증상이 비슷하다 해도 항문질환은 초기치핵이나 급성치열처럼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병이 있는가 하면, 치루처럼 반드시 수술 치료를 하여야 하는 병도 있습니다. 따라서 자가진단으로 치료 시기를 놓치지 말고, 불편한 증상은 전문가의 진단을 꼭 받고 치료를 받도록 하여야 합니다.

최봉수 원장

최앤박내과외과 대표원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과전문의
대장항문 송도병원 전임의 및 과장
연세대학교 세브란스병원 외래교수
가천의대 길병원 외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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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루 #의학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