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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pixabay

성영은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가 백신 자체를 두고 지나치게 불신하거나 신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적어도 신앙인들은 "각종 백신 가짜뉴스에서 자유로웠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성 교수는 26일 기윤실 '좋은나무'에 기고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 논란'이란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이 전하면서 팬데믹 현실에서 신자들의 관심이 "백신이라는 과학기술에만 또는 끝나버리는 백신으로 사태가 마무리되어 교회가 아무 역할도 못하고 끝나는 상황을 두려워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성 교수는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코로나19 사태가 해를 훌쩍 넘기며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 사태에 대한 교회들의 각종 반성이나 기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은 아직 이 전염병의 종식을 허락하지 않고 계신다"고 했으며 "그리고 비대면 집회를 못마땅해 하며 대면 예배를 고집하는 교회를 통한 전염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이 때문에 교회는 전염병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얻음과 동시에 이런 사태 속에서도 사회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으면서 그 위상이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교회의 위상 추락과는 대조적으로 과학의 위상은 백신을 앞세워 높아져만 가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생명공학과 나노기술 등 첨단 과학으로 단기간에 백신을 개발하여 이 사태를 해결하고 있는 과학기술의 위상은 끝없이 높아지고 있다. 마치 이 사태를 해결할 인류의 유일한 희망이 과학기술의 손에 달려 있는 것처럼 말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요즘 우리 사회의 관심은 온통 코로나19 백신 수급과 예방 접종에 쏠려 있다. 이와 관련한 각종 기사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런 기사들을 보면서 필자가 놀라는 것은, 백신이라는 과학기술 혹은 의학 제품에 대해 비상식적으로 높은 신뢰를 보내고 있다는 점과 백신의 안정성을 마치 당연하듯 요구하는 태도이다"라고 했다.

성 교수는 "연일 쏟아지는 백신 접종의 부작용에 대한 기사들에서 그 점을 잘 읽을 수 있는데, 그 바탕에 백신에 대한 과도한 믿음과 백신은 부작용이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듯한 태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라며 "물론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라서 부작용이 전혀 없어야만 한다는 소망의 표현일 수도 있다. 그리고 각각의 백신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백신을 제조하는 제약 회사들 간에 또 그 회사가 속한 국가들 간에, 혹은 국내외 복잡한 정치적 입장 간의 차이나 이권의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에 이런 기사를 과학적 관점에서만 단정적으로 평가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아무리 잘 이해해 보려고 해도 그런 기사들에서 보이는 과학기술에 대한 과도한 신뢰만은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 접종이나 부작용에 대해서 무엇이 됐건 임상학적 입장을 말할 수 있는 그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그러나 적어도, 오차나 에러는 과학과 과학기술 제품의 기본 특징이기에 백신의 부작용도 여기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점은 말할 수 있다"며 "과학은 엄밀히 말해 '정확'하다고 말할 수 없다. 심지어 법칙이라 불릴 정도로 엄밀하다는 과학 법칙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아는 대부분의 법칙들은 통계적으로 오차 범위를 가진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물질이 변해도 그 질량은 늘 보존된다는 질량보존의 법칙 같은 것도 속도가 변하면 상대성 이론에 따라 물질이 에너지로 변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정확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것이다.

그는 "그런 점에서 과학은 엄밀히 따지면 '진리'라고 말할 수 없고 '사실' 정도로 간주할 수 있다. 그래서 과학을 토대로 만든 과학기술 제품에는 당연히 오차, 불량, 혹은 부작용이 있고, 그런 이유로 과학에는 언제나 오차 범위가 표시된다"며 "마치 여론 조사에서 신뢰도를 표시하는 것과 같다. 과학기술 제품도 마찬가지이다. 오차나 부작용은 항상 존재하며, 그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과학적 사실을 발견하고 새로운 과학기술 제품을 만들어 가는 과학기술의 특징이다. 그러기에 과학기술을 무시해서도 안 되겠지만, 그것을 진리인 것처럼 지나치게 높이거나 과도하게 신뢰하는 것은 바른 태도라 하기 어렵다"고 했다.

과학기술의 우상화를 경계하는 목소리였다. 성 교수는 또 "더욱이 코로나19 바이러스 백신의 경우는 긴급한 팬데믹 상황에서 급히 만들어졌고, 그 과정에서 다른 의약품들과 달리 긴 임상 시험 절차를 생략했으니 오죽하겠는가. 어느 백신이든 과학기술 제품인 이상 부작용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그러기에 할 수만 있다면 제품들을 비교 평가하여 나에게 부작용이 더 적은 약을 사용할 수 있다면 가장 좋을 것이다"라고 했다.

아울러 "그러나 그런 상식적인 정도에서 멈추어야지, 백신이라는 의약품 자체를 아예 불신하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신뢰하는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우리 신앙인은 그런 논쟁에서 한발 물러서면 좋겠다. 각종 백신 가짜 뉴스에서도 자유로워지면 좋겠다. 오히려 신자인 우리는 이 사태에서 백신이라는 과학기술에만 관심을 기울이거나, 백신으로 이 사태가 마무리되어 교회가 아무 역할도 못 하고 끝나버리는 상황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성 교수는 "지금의 백신 논란을 보면서, 과학기술을 하나님의 선물로 감사히 받되 지나친 신뢰는 오히려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 될 수 있음을 생각하면 좋겠다"며 "또한 백신에 대해서 영원한 생명을 가진 신자라면 그저 생존에 급급한 세상 사람들과는 다른 태도를 보이면 좋겠다. 기술철학을 연구하는 한동대 손화철 교수는 교회가 이 코로나19 백신을 통해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일 것을 호소했다.1) 비록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회의 위상이 추락했을지라도 세상은 언제나 교회를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사태가 끝나기 전에 교회가 바른 신앙의 모습을 우리 사회에 보여 주는 길을 찾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겠다. 백신이 좋은 수단이 될지도 모르겠다. 백신 예방접종을 통해 이 사태가 빨리 종식되고, 더 가난한 나라들에게도 접종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교회적으로 논의하여 노력하는 것은 좋은 이웃 사랑의 실천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동시에 백신과 같은 생명공학 기술 사례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과학기술 시대를 잘 이해하고 대비하려는 교회적인 노력도 더 늦기 전에 하면 좋겠다. 이런 것들이 이 사태를 통해 하나님이 우리에게 가르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전하며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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