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김영한 목사 제공

미진이는 사귀게 된 기철이가 있었어요. 그들이 만나게 된 배경은 실은 미진이의 철저히 계산된 의도 때문이었어요. 기철이는 미진이가 생각했던 이상형도 아니어요. 기철이를 진심으로 좋아하는 마음도 없었어요. 그러나 기철이의 부모님이 재산이 많다는 소리에 솔깃했어요. ‘저 형제와 결혼하면 평생 돈 걱정은 안 해도 되겠지, 형제 아버지가 돈이 많으니까 괜찮겠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맘에 들지도 않는 기철이에게 접근했어요. 기철이의 눈에 띌 만한 예쁜 옷을 입고, 관심 없는 척하면서 계속 관심을 주었어요. 일상적인 말이 오고 가던 어느 날 따로 차를 마실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어요. 기철이와 좋은 관계를 맺기 위해 기철이가 좋아할 만한 말을 생각하며 관계를 시작했어요.

마틴 부버는‘관계의 유형’을 소개해요. 그중 하나가 나(i)와 그것(it)의 관계예요. 즉, 사람을 만날 때 이용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따져 보고 만나는 거예요. 이용 가치가 있을 때는 만나요. 하지만 이용 가치가 없으면 만나지 않는 관계에요. 이용 가치는 학력, 권력, 돈, 그 사람이 가진 다양한 배경이라 말할 수 있어요. 상대를 만날 때 이용 가치가 있으면 관계를 유지하지만 이용 가치가 없으면 언제든지 끝낼 수 있는 관계에요.

요즈음 많은 젊은이들 어떤 조건을 보고, 교제를 시작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가정 형편을 보고 만나려는 사람, 학벌을 따지며 만나려는 사람, 성공과 능력 여부를 꼼꼼하게 생각하며 만나려는 사람들이 이런 범주에 속해요.

교회 권사님이 딸 결혼을 심하게 반대를 했어요. 제가 볼 때는 결혼하려고 하는 사람이 신앙도 좋고, 경제력도 그렇게 나쁘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 권사님은 ‘사’자가 들어가지 않는 직업을 가진 사람을 사위로 받아들일 수 없었어요.

목회자 가정에서도 이런 경향이 있어요. 한 원로 목사님은 딸이 결혼하는데 사사건건 참견을 했어요. 정말 사랑하는 사람이 있었지만, 의사 혹 변호사가 아니라고 심하게 반대를 했어요. 정말 “이런 목회자가 있을까?” 질문할 사람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의외로 우리 주위에 믿음을 가졌다고 하지만, 직분을 가졌다고 하지만 여러 가지 조건을 따지는 사람들이 있어요. 이런 사람이 바로, 마틴 부버가 말하는 3가지 관계 중 나(i)와 그것(it)의 관계 유형이에요. 한 사람을 하나님의 인격체나 형상으로 보기 보다 그 사람이 무엇을 가졌는지에 더 관심이 많은 사람이에요.

나와 그것의 만남은 상대를 진심으로 사랑하지 않는 관계에요. 왜냐하면 이용 가치에 의한 만남이기 때문에 그 가치가 사라지면 언제든지 끝낼 수 있는 만남이기 때문이에요.

나와 그것의 만남을 주로 하는 사람들은 결혼, 친구, 교회 교우 관계에서도 이 틀에서 거의 벗어나지 않아요. 친구를 만날 때도 ‘저 친구를 만나면 점심값은 들지 않을 거야’ 생각하고 만나요. 교회에서조차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람들을 계산하며 만나요. 상대를 이용하기 위해 만나기 때문에 깊은 인간관계가 유지될 수 없으며, 만남에서 오는 생명의 역사는 일어날 수 없는 관계에요.

우리가 가져야 할 I and you의 관계

나와 너와의 관계는 사람을 만날 때 상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관계에요. 인간 그 자체를 사랑해요. 상대를 깊이 사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배경을 이용하지 않아요. 설령 돈 많은 형제나 자매가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이용하기 위해 만남을 유지하진 않아요. 만남을 유지하는 유일한 이유는 상대가 너무 좋기 때문이에요.

여러분은 어떤 관계의 유형에 속한다고 생각하나요? 나와 그것의 관계인가요? 아니면 나와 너와의 관계인가요?

교회에서 결혼을 시켜야 되는 자녀를 둔 성도님들의 부탁을 받는 경우가 가끔 있어요. 결혼할 자녀의 배우자감을 소개해 달라는 부탁이죠. 부탁을 받을 때마다 어떤 사람을 찾는지 여쭈어봐요. 그때마다 들어가는 배우자의 조건이 있다면 ‘믿음이 있는 사람을 구해 달라’는 것이죠. 너무나 당연한 조건이고 중요한 조건이에요.

그러나 성도님과 몇 마디 말을 주고받다 보면 성도님이 찾는 배우자감은 믿음 하나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되어요. 성도님이 하시는 말씀을 다 듣고 종합해 보면 학력, 신혼집, 직업, 건강, 성품, 키 등을 다 갖춘 사람을 찾고 있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결혼 후에도 안정된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는 공무원과 결혼하기를 원해요. 어떤 사람은 아들이 의사이니까 의사 며느리를 구해요. 어떤 사람은 집 없는 것이 한이 맺혀 꼭 집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겠다고 해요. 어떤 사람은 키가 작아서 키가 큰 사람과 결혼하기를 원해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만큼 결혼의 조건도 다양해요. 사람 그 자체를 사랑하는 만남보다 배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나와 그것의 만남’, ‘나와 너와의 만남’ 어느 관계에서 생명의 역사, 축복의 역사가 시작 될까요? 나와 그것의 만남에서는 생명의 역사, 축복의 관계가 만들어지지 않아요.

여러분은 관계를 맺을 때 어떤 마음으로 상대를 만나기를 원하나요? I and it의 만남인가요? 아니면 I and you의 만남인가요? 지금 두 사람의 만남의 유형을 살펴보세요. 혹 상대가 가진 배경이 좋아서 만남을 유지해 오고 있나요? 상대의 배경을 이용하기 위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그 관계는 그만두는 것이 현명해요. 왜냐하면 그 배경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에요. 돈은 있다가도 없어지고, 건강도 보장할 수 없어요. 내일 일을 알 수 없는 것이 인간의 현실이에요.

결혼할 형제들이 좋아하는 배우자의 직업 중에 교직이 있어요. 그 교직은 과연 안정적일까요?

결혼학교 강의를 마친 후에 영민이에게 상담 전화가 왔어요. 영민이는 주님을 사랑하는 신실한 형제였어요. 마음에 드는 자매가 있어서 교제하고 있다고 했어요. 그런데 결혼학교에 와서 배우다 보니 자기들의 관계가 잘못된 관계인 것 같다는 거예요. 영민이의 직장은 비교적 안정된 직장이었어요. 교제 중인 자매도 괜찮은 직장을 다니고 있었고 형제보다 월급을 많이 받는다고 했어요. 그러나 자매는 결혼 후에 더 이상 직장 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고 형제에게 미리 말해 두었다고 해요. 문제는 직장을 그만두었을 때 발생할 일에 대해 자주 싸운다는 거예요. 자매가 직장을 그만두고 나면 수입은 줄어들 것이고, 수입이 줄게 되면 자매의 피부 관리를 하지 못하게 되기 때문에 싸우게 된다는 거예요. 영민인 다툼을 해결하기 위해 자매의 피부 관리비를 벌기 위해 직장에서 퇴근한 후에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약속했다는 거예요. 영민이가 결혼 후에 직장 생활을 유지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었어요. 형제에게 있어 그들의 만남은 자매가 좋아서 아르바이트를 해서라도 유지하고 싶은 ‘나와 너와의 관계’이지만, 자매의 만남은 직장을 그만두고 피부 관리를 할 수 있는 남자를 찾는 ‘나와 그것의 관계’였어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관계를 맺고 있나요? 상대를 만날 때 이용 가치가 있을 것 같아서 만나고 있나요? 상대를 이용하기 위해 만나고 있다면 그것은 상대를 물건 취급하는 것과 같은 행동이에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상대를 이용하는 거예요. 지금이라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만남을 점검하고 ‘나와 그것의 관계’에서 ‘나와 너의 관계’로 바꾸어야 해요. 이용 가치에 의한 만남은 상대에게 그 가치가 떨어지면 깊은 관계로의 발전은커녕 마음에서 순식간에 멀어지고 더 이상 유지될 수 없어요. 언제든지 이용 가치에 따라 변할 가능성이 있는 관계에요. 오늘날 이혼율이 높은 이유 중에는 관계의 시작이 잘못된 원인도 상당수 있음을 기억해야 해요.

예비커플들은 나와 너와의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해요. 나와 너와의 관계는 아플 때나 기쁠 때나 병 들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함께 하는 만남, 둘이 하나 되는 축복의 만남, 생명의 역사가 이루어지는 만남이에요.

김영한 목사(품는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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