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싸고 사회적 파장이 커지는 가운데, 감리교신학대학교 내에서 과거 시국선언에 참여했던 교수들을 향해 침묵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감신대 정상화를 위한 복음주의 학생연합’은 지난 8일 학내에 게시한 대자보를 통해 2024년 12월 시국선언에 동참했던 교수 21인의 현 상황에 대한 침묵을 질타했다.
학생연합은 대자보 전문에서 과거 교수들이 12.3 계엄령 사태 당시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 목소리를 냈던 점을 언급하며, 현 지방선거 관리 부실 사태에 대해 동일한 잣대로 입장을 표명할 것을 요구했다.
학생연합은 “2024년 12월 6일,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 21인은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교수들은 당시 계엄령 선포를 두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국민의 기본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행위'라고 규정했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그때 교수들은 침묵하지 않았다. 정의를 말했고, 민주주의를 말했고, 국민의 권리를 말했고, 기독교인의 책임을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날 교수들이 외쳤던 정의는 오늘도 유효한가? 그날 교수들이 외쳤던 민주주의는 오늘도 유효한가?”라고 했다.
이어 학생들은 “오늘날 대한민국에서는 국민의 참정권과 민주주의의 신뢰를 둘러싼 중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최근 지방선거 과정에서 전국 수십 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였다. 일부 지역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었고, 유권자들은 장시간 대기하거나 투표를 포기해야 했다. 수많은 시민들이 현재 잠실 개표소 앞에서 문제 해결과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공권력에 의해 부상자가 발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왜 그때 정의를 외쳤던 21인의 교수들은 지금 침묵하는가?”라고 했다.
학생연합은 대자보 말미에 교수들에게 직접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이들은 “정의를 말했으면 지금도 정의를 말하라. 민주주의를 말했으면 지금도 민주주의를 말하라. 국민의 권리를 말했으면 지금도 국민의 권리를 말하라. 그렇지 않다면 당신들의 시국선언은 양심의 외침이 아니라 정치적 선택이었음을 스스로 증명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교수 시국선언문 표명에 참여한 21인 교수들에게 묻는다. 당신들의 양심은 2024년 12월에만 존재했는가? 민주주의는 특정 정권에서만 중요한 가치인가? 국민의 기본권은 특정 정치세력에게만 적용되는 원칙인가?”라고 했다.
이번 대자보는 지난 6월 3일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직접적인 배경이다. 전국 수십 곳의 투표소에서 준비된 투표용지가 소진되어 투표가 중단되는 초유의 관리 부실 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유권자들의 참정권이 심각하게 침해받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서울 잠실 등 주요 개표소 주변에서는 선거 관리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민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여야 정치권도 해당 사안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학생연합은 끝으로 “특히 시국선언을 주도한 김충연 교수에게 묻는다. 지난번 시국선언이 진정 양심에서 비롯된 것이었다면, 오늘 역시 동일한 기준으로 말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학생들은 묻지 않을 수 없다. 그날 당신들의 시국선언은 과연 양심의 외침이었는가, 아니면 정치적 편향의 산물이었는가”라며 입장을 밝힐 것을 거듭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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