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가 개정한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으로 인해 선교활동 전반이 위축될 거란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교계 연합단체들은 정부와 교계 간의 조율과 협의 과정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해 나갈 방침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12조와 법인세법 시행령 제39조를 개정했다. 국세청이 신천지에 부과한 증여세가 법원에 의해 비과세 대상으로 판결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신천지 측은 해외에 교회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수 억원 대의 자금을 송금한 것에 대해 국세청이 증여세를 부과하자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 대법원이 해외 종교단체도 상속세 및 증여세법상 공익법인에 해당해 증여세 비과세 대상이라며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그 후 정부는 공익법인 인정 범위의 종교단체를 ‘비영리내국법인과 국내 소재 소속단체’로 한정하는 방향으로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국내에 법인을 둔 교회의 피선교단체나 선교사에게 보내는 지원은 기존처럼 비과세가 유지되지만, 해외에 법인을 둔 선교지 등에 보내는 송금은 공익성을 입증하지 못하면 증여세 과세 대상이 된다.

시행령 개정으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한국교회의 해외 선교 체계에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선교 전문가들은 해외 선교 현장의 사정이 국가별로 다양하고 방대한데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할 경우 선의의 피해가 발생하는 등 선교활동 전반에 영향이 미칠 거로 보고 있다.

교계는 한국교회가 수 십년간 별 탈 없이 진행해 온 해외 선교가 당장 위축될 걸 우려하는 분위기다. 신천지 등 일부 특수 사례를 통제할 목적으로 시행령상의 제도를 보완한 취지는 이해하지만, 한국교회 전체에 큰 영향이 미치는 사안에 대해 정부가 사전에 교계와 조율, 또는 협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 문제는 최근 한성숙 국무총리가 주요 연합기관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거론됐다. 한교총 관계자는 한 총리에게 시행령 개정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긴밀한 소통을 위해 교계와 정부 간의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NCCK 박승렬 총무도 최근 열린 실행위원회에서 한 총리 방문 때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한 서류를 전달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교 헌금을 해외 피 선교 기관에 송금할 때 증여세가 부과되면 해외 선교활동에 있어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해외 선교의 공익성 측면에서 일괄적인 적용이 아닌 탄력적인 운용이 필요하다. 교계가 정부와의 협의 과정을 통해 풀어가야 할 과제라고 본다.

다만 시행령 개정으로 교회에서 선교와 직접 관련이 없는 목회자 자녀 유학비 등이 선교비 명목으로 송금되는 일부 잘못된 관행이 바로잡히는 계기가 될 거란 시각도 있다. 한국교회법학회 회장 서헌제 교수는 시행령 개정으로 선교비 명목의 부적절한 관행과 재정 집행이 투명하게 바뀌게 될 걸 기대한다고 했다. 한국교회가 관행적으로 해오던 업무의 차질을 걱정하기보다 차제에 선교비에 대한 투명성과 공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전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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