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판기념회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가 28일 열린 「한국교회 트렌드 2027」 출판기념회에서 이 책에 실린 주요 통계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기독일보 DB

목회데이터연구소 지용근 대표는 신간 「한국교회 트렌드 2027」에서 ‘크리스천 디커플링’이라는 개념을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소위 ‘가나안 성도’ 현상을 이 말로 다시 설명한 것이다.

한국교회에서 ‘가나안 성도’라는 말이 회자되기 시작한 건 비교적 오래 전이다. 기독교 신앙은 있지만 교회는 다니지 않는 성도를 이렇게 표현한 것인데 ‘크리스천 디커플링’은 그런 성도가 늘어나는 흐름을 직관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디커플링(Decoupling)’은 원래 서로 결합되어 있던 두 요소가 분리되는 현상을 의미한다. 과거에는 ‘기독교인=교회 출석자’라는 공식이 자연스럽게 성립했지만, 이제는 기독교인과 교회 출석자의 연결이 느슨해지고 있다는 게 바로 ‘크리스천 디커플링’이다.

지용근 대표는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흥미로운 현상은 최근 1~2년간에 걸쳐 교회 출석자 수는 감소하는데 기독교인 수는 소폭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라며 “교회와 개신교인의 연결이 느슨해지면서 소위 가나안 성도가 늘어나고 있는 셈인데, 이는 ‘크리스천 디커플링’이라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국교회에서 가나안 성도는 얼마나 존재할까? 지난 2023년 나온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개신교 인구는 771만 명(15.0%)으로 추정됐다. 이 중 교회 출석자는 545만 명, 불출석자(가나안 성도)는 226만 명으로 29.3%를 차지했다.

연령별로 보면 20대가 44%로 가장 높았고, 30대와 40대도 각각 38%, 39%였다. 가나안 성도의 비율은 2012년 10.5%, 2017년 23.3%로 꾸준히 상승 추세에 있었다. 이에 한목협은 “개신교인은 총인구 대비 감소하는 반면에 ‘가나안 성도’들의 비율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지용근 대표는 “‘왜 사람들은 기독교 신앙을 완전히 버리지는 않으면서 교회
와는 거리를 두게 되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한다면 교회는 계속해서 사람을 교회 밖으로 떠나보내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이 교회에 기대하는 것이 무엇인지, 교회가 사람들에게 어떤 경험을 제공하고 있는지, 그리고 오늘날 사람들이 믿음을 유지하면서 교회를 왜 떠났는지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했다.

‘크리스천 디커플링’ 현상은 물론 교회에 좋지 않은 것이지만, 교회를 떠났으면서도 완전히 비기독교인이 되지 않고 여전히 신앙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는 견해가 있다. 즉, 그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 한목협의 2023년 조사에서 가나안 성도 중 교회로 돌아올 의향이 있다는 이들의 비율은 42.9%였다.

반면, 이런 현상의 원인이 반드시 교회에만 있는 것인지는 냉정히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신학자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인격적 신앙의 부재가 결국에는 교회를 떠나게 하는 주된 요인 가운데 하나임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물론 신앙을 버리는 일은 과거 교회 중직자나 목회자 중에서도 일어났다. 그러나 ‘그들이 나간 것은 다 우리에게 속하지 아니함을 나타내려 함’(요일 2:19)이라는 사도 요한의 조언을 냉정하게 되새길 필요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극단적 반응은 신앙에 회의를 품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다. 교회를 떠난 이들이 모두 믿음이 없거나 약해서라고 그들을 탓하는 것은 가나안 성도를 더욱 증가시킬 수 있다”며 “분명히 더 많은 사람이 교회에 대한 실망과 상처 때문에 교회를 떠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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