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에서 무슬림 주민들이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돼지고기 취급 식당을 상대로 영업을 방해하고 방화까지 저지르는 사건이 연이어 발생했다고 9월 28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슬람 율법에서 금지하는 비할랄 음식을 명분으로 소수 종교인의 경제적 권리를 억압하는 새로운 형태의 종교적 불관용이 확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월 인도네시아 중부 술라웨시주 팔루시 만티쿨로레 지구 톤도 마을에서는 기독교인이 운영하는 돼지고기 식당 '와룽 아직 톤도'를 겨냥한 무슬림 주민들의 대규모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확산한 이 시위는 인도네시아 내 소수자 사업권 침해와 종교적 편협성에 대한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인도네시아 세타라 민주주의 평화 연구소의 보나르 티고르 나이포스포스 부소장은 비할랄 상태를 문제 삼는 시위가 인도네시아 사회의 새로운 불관용 추세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비할랄 식당이 인근 30가구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법적 규정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현지 주민들의 주장이 법적 근거가 없음을 명확히 했다.
무리한 요구와 영업 방해 속 지역 사회 형평성 논란 대두
앞서 7월 중재 회의에서 무슬림 주민들은 해당 식당 측에 영업 허용 조건으로 6가지를 강요했다. 인근 30가구 동의를 비롯해 간판 내 돼지 그림 삭제, 비할랄 문구 명시, 식당 내 돼지 도축 금지, 전용 폐기물 처리 시스템 설치 등이 포함됐다. 이어 8월 2일 군경이 배치된 가운데 열린 시위에서 주민들은 식당 측이 합의를 불이행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시위에 참여한 주민들은 번화가에 돼지고기 식당 간판을 노출한 것에 불만을 품었을 뿐 종교적 편협성에서 비롯된 행동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식당의 위치가 주거 지역과 가까워 지역 사회에 불안감을 조성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현지 매체들은 논란이 된 식당 인근에 성매매 집결지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음에도 주민들이 법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비할랄 식당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범죄 의심 장소는 묵인하는 지역 사회의 이중성에 대한 비판이 잇따라 제기됐다.
법률 전문가들은 인도네시아의 할랄 라벨링 관련 법안이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특정 지역 주민에게 영업 거부권을 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현행 규정에 따라 비할랄 제품 취급 사업자는 무슬림 소비자가 오인하지 않도록 명확히 표기만 하면 합법적인 영업이 보장된다.
기독교인 식당 겨냥한 심야 방화 사건과 대테러 공조 수사
CDI는 비할랄 프레임을 앞세운 종교적 배타성은 식당을 겨냥한 실제 방화 범죄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중부 자바주 수코하르조 리젠시 파랑조로 마을에서는 기독교인 조디 수탄토가 운영하는 '테피 사와 누들 앤 포크' 식당 창고에 신원 미상의 괴한 4명이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 당일 새벽 헬멧과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괴한들은 주거지에서 떨어진 식당 앞뒤를 지키던 경비원들을 위협한 뒤 범행을 저질렀다. 화재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이 소방차 2대를 투입해 약 30분 만에 화재를 진압하면서 인명 피해는 피했으나 식당 폐기물 창고와 비품 일부가 소실됐다.
수코하르조 경찰서 측은 현장 목격자 진술을 토대로 이번 사건을 명백한 고의적 방화로 규정하고 즉각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해 중부 자바주 경찰청 및 대테러 특수 부대인 '덴수스 88'에 공조 수사를 정식으로 요청했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 도어즈는 최근 인도네시아 사회 전반에 보수적인 이슬람 성향이 짙어지면서 기독교계를 겨냥한 극단주의 세력의 위협이 실질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비할랄을 구실로 한 소수 종교인 상권 압박 사태가 방치될 경우 국가적 근간인 종교 간 화합이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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